침묵은 하염없이
안경례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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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집..
이 책은 '시와 그림이 만나는 시간'이다.
작가는 지나간 시간들을 돌이켜 보며,어려움,상처,
하염없는 슬픔과 끝없는 외로움을 형용하기도 힘들 만큼의 힘든 인생을 살아왔다고 한다.
그런 감정들이 모여서
상처들을 잘 삭이고 가꾸어, 밝고 영롱한 빛을 발한듯 그 고통들이 시가 되고 그림이 되어 이 '시화집'이 탄생되었다고 한다.

상처를 받고 고통스러워하며,슬픔과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주로 글로써 자신을 표현 하는 것 같다.
글은 일종의 소통의 도구이기도 하니까....

나도 그랬다.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그랬었다.
그때의 나는 마음의 상처로 인한 슬픔과 아픔을 어디엔가 쏟아 냈어야 했었고, 그런 공간를 찾던 중 오래전 만들어 놓은 블로그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살기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은 나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수단과 같은 것이었다.
내가 그렇게 좋아라 했던 책들을 몇년을 멀리한 채 살아온 시간들이 있었다.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책은 내게 어릴때처럼 즐겁고 신나는 일이 아니었다. 내게는 글을 쓰는 동기가 필요했고, 그것이 다시 책의 세계로 나를 이끌어 주었다.
시간이 지나오면서 다행히도 지금은 어릴 때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책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그때의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그로 인해서 나는 내가
점점 치유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웃들 덕분에 잘 이겨냈고,난 지금 안정감을 되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오늘도 나는 내 글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이웃들이 있어 넘 감사하고 또 감사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블로그가 내 삶의 원동력이 되어 있었다.^^)

이 시집의 시들은 너무나 아프고 또 아프다. 그에 반해 그림들은 너무너무 예쁘다...(작가가 원래 화가라 그런지 그림들이 안정감을 주었다.글들이 넘 아파서인지 그림들을 따스하게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글들이 하나같이 아파서 시인에게로 감정이입이 되어서 읽어내느라
내게는 많이 힘든 시집이었다.
그녀의 아픔과 상처, 외로움이 고스란히 내게로 전해져 왔다....ㅠ

그 중에서 한 편의 시를 그림과 함께 옮겨 본다.
나도 가끔 물이 있는 곳에 가면 한번씩 해보는 행위이라 공감이 가는 '시' 였다.

<징검다리에 앉아서>

징검다리 한가운데 앉아서
발 담그고 놀았어요.

발바닥에 밟히는 자갈들은
작고 둥글둥글한 게 참
이뻤어요.
하얀 조약돌
검은 조약돌
모두 모두 웃고 있는 것 같았어요.

한 움큼 떠서 마셔도 될만큼
맑은 물은 아깝게 아깝게
흘러가는데
찰방찰방
두 발로 물방울을 일으키며 놀았어요.

오랫동안 들어 주고,
오랫동안 침묵해서 편한 너에게
어디 눈물뿐이었겠어요.
산천이 저리도 파랗게
멍드는데
어디 젖은 몸뿐이었겠어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것이
어디 너뿐이냐 했겠어요.

지나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앞산에서 뻐꾸기도
자꾸만 울어 쌓고

나 혼자 까딱도 않고 있으면
비늘이 예쁜 송사리들이
겁도 없이 내 종아리
사이로 지나가고
또 지나가고 하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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