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던 존재들 - 경찰관 원도가 현장에서 수집한 생애 사전
원도 지음 / 세미콜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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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속으로> <아무튼, 언니>를 통해 이미 원도 작가님 팬이 많다고 들었는데요. 저도 이번 책을 통해 원도작가님 팬이 되었습니다.

​있었던 존재들은 제목 그대로 우리 옆에 있었던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진 후에 범죄의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원도 작가님의 경험담..그 안에서 느꼈던 공기들, 힘들었던 마음 그런 이야기들을 담담히 적어 놓으신 묶음 같았어요.

​이 책의 매력 중 하나가



✅소제목이 나온 다음 그 제목에 대한 중의적 의미를 담은 내용을 풀이해놓으면서 예를들어 비상이라는 단어가 떠올렸던 나의 의미가 무엇인가 또 생각하게 하더라구요. 비상이라는 단어는 긴급사태라는 의미와 예사롭지 않게 뛰어나다는 의미 그리고 높이 날아오름의 뜻도 있죠.

여러분은 어떤 것이 떠오르셨을까요?

​➡️이걸 보니 이러한 단어들이 지금의 나의 상황을 이야기 해주는 단어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원도님같은 분들은 부정적인 단어가 더 많이 떠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P. 64
마음과 감정을 모국어 삼아 솔직하게 편지를 써내려가던 때가. 한 치의 거짓 없이 내가 본대로 똑똑히 봤다고 답하던 때가. 우는 이에게 어깨를 내어주던 때가. 호소하는 이에게 시간을 들여 이야기를 들어주던 때가. 진심을 담아 걱정하거나 축하를 보내던 때가. 치열하게 고민하며 성숙한 인간이길 포기하지 않닸던 때가 있었는데. 애석하게도 부패하지 않았던 모든 날이 전생같다.

➡️이 마지막 문장의 모든 날이 전생같다는 부분을 읽으며 가슴이 쿵했습니다. 우리가 그냥 평범하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전생으로 느낀다면.. 지금이 얼마나 힘든 마음일까 하는 생각이 들구요. 삶과 죽음을 아니 죽음을 삶보다 더 자주 경험한다면 정말 평범한 일상의 웃음과 즐거움을 마주하는 일이 어색한 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 생각을 하니 나의 일상은 원도님께는 매일이 전생처럼 느껴질 행복의 순간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타인의 고통을 나의 행복으로 삼으면 안되는건데..하는 마음도 들기도 해서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P. 86
나는 그저사람들이 덜 비상했으면 좋겠다.

➡️비상이란 단어도 두가지가 될 수 있지요. 긴급한 상황일 수도 날아오르는 상황이 될 수도 있지요. 덜 비상했으면 좋겠다는 원도님 말씀처럼 이런 비상은 더 없어야겠죠... 과학수사과 정원이 감소하는 그 날이 더 일찍 오기를 바래봅니다. (한 번도 이런 생각을 못해봤는데 정말 줄여진다면 더 좋은 인원이겠구나 싶어요.)


✅P. 174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자살로 처리된 변사자의 수는 1만 2,727명이다. 하루에 34.8명꼴로 자살한다는 말이다. (중략)
특정 종류의 동물이 집단 폐사할 경우 전국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데, 단일한 종류의 동물이 타의도 아닌 자의로 우후죽순 죽어나가는데 비상사태가 아니라니. 우리나라는 전쟁 중인지도 모른다. 매일매일을 사는 게 전쟁이다. 이들을 ‘변사자’ 대신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남지 못한 ‘전사자’로 부르는 게 옳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매일매일 접하는 자살자가.. 전사자가 될 지도 모르겠고 생각보다 약 35명이 매일 자살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충격적인 것 같습니다. 변사자 대신 전사자인 그들의 마지막 결정이 조금 더 조금 더 늦어지려면 무엇부터 해야할까요? 멀찍이 떨어져 있어도 답을 못찾겠는데 이런 상황을 매일 마주하는 경찰관분들은 얼마나 힘들고 답답할까 싶습니다. 안타까운 상황이지요..





저는 보통 추천사 글은 잘 안 읽는 편인데

원도 작가님 추천사는 은유작가님과 박미옥 전 형사님이 쓰셨더라구요❗✅글쓰기의 힘이고, 겁쟁이들의 연대다. 고통은 몰아주고 고통의 출구는 닫아놓은 현장의 이야기. 긴 사직서이자 짧은 유서를 썼다 지우는 이들에게 하루를 선물하는 책이라는 은유작가님의 글이 굉장히 와닿았습니다.

긴 글을 보다가도 남는 게 없는 책들보다
➡️➡️작은 책을 잡았는데 묵직함이 더 남은 기분이 드는 책
수백명의 변사자 아닌 전사자들을 마주하며
"있었는데 사라진 존재들" 에 대하여 고민과 안타까움
그리고 이러한 과제들을 기록으로 수집하고 남긴 용기에 놀란 책




📕있었던 존재들 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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