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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민카 식당에 눈이 내리면
조수필 지음 / 마음연결 / 2023년 12월
평점 :
읽는 내내 온기가 느껴졌다.
"상실의 빈 곳을 채워주는 따뜻한 연대"

띠지에 있는 글귀가 궁금하면서
표지를 보니 마민카식당 겉에서만 봐도 너무 예쁜 곳이네요
체코에 있다고 하니 정말 들러보고 싶은 곳이에요 ㅎㅎ

조수필 작가님이 실제 체코에서의 삶을 경험하신 분이었군요.
안그래도 이 글을 읽으면서 체코에서 실제 거주하셨을까?
궁금했는데 지은이 소개를 보니 아하..하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변한 건 이곳이 아니라 수빈의 계절이다.
=>저는 이 짧은 문장이 좋더라구요. 세상에..누군가의 계절이 변하다니
표현은 낭만적인데 그만큼 또 마음이 아리네요.
체코에서 이제야 겨우 숨이 쉬어진다는 수빈..

신혼여행지 프라하에서 다시 이혼에 대한 글을 쓰기로 하다니
정말 놀라운 발상이지 않을 수 없네요.
처음으로 돌아가 마침표를 제대로 찍거나, 이혼까지의 그 기억을 체코에서 다른 기억으로 덮어보거나..그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수빈은 돌이 되어도 상관없겠다하는 나날들을 보내며 마음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너무나 이해되고 공감되는 상황이죠.. 과연 그녀의 마음이 잘 정리가 될지 궁금해졌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 해국은 마민카 식당의 주인인데요.
마민카라는 의미는 체코어로 엄마라는 뜻이네요
소제목의 챕터들이 있는데 저는 95쪽의 공간이 주는 의미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94쪽
공간을 소유한다는 건, 쓸만한 공간을 갖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98쪽
엄마가 해 주시던 음식, 엄마가 서 있던 자리, 엄마의 모든 시간이 머물던 공간. . .
지금으로서는 식당이 어머니와의 기억을 붙잡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공간이 내뿜는 기운 같은 건 육안으로는 결코 확인할 수 없을 테지만, 어떤 언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고유의 에너지는 어느 공간에나 존재하게 마련이다.
=>어머니와의 기억과 어머니를 보내드리는 방식을 해국만의 공간에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것들로 채우고, 어머니가 잘 하셨던 요리를 또 선택함으로 물리적, 정서적 공간을 채우고자 하는 마음..다 공감이 갔습니다. 얼마나 그리웠으면 엄마식당으로 이름을 붙였을까 싶구요.
겨울을 나려면 북극여우의 태도를 배워야 한다는 점
한 번 짝을 지으면 대개 일생을 같이 한다는 사실..사랑의 의리로 추위를 견디는 것.
한 번도 생각 못한 북극여우의 사랑이야기네요.
이러한 태도만 있다면 이 세상의 갈등은 얼마나 많이 줄어들까요?

지호와 단비의 감초같은 역할도 상큼하게 만들어주는 분위기 메이커였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새 구두를 사야 해"라는 영화를 개봉하자마자 봤었습니다.
무카이 오사무의 비교적 신인시절이었기에 풋풋하고, 러브레터 이후의 나카야마 미호님 연기도 궁금했었거든요. 이 책에서 오랜만에 이 영화에 대한 언급이 있었기에 저도 어찌나 반갑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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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블린 가정에서의 파티도 참 좋았고,
이 책을 보는 내내 프라하에서의 한식당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국적이면서도 따스한 이야기가 마음을 데워주었습니다.
친한 친구가 조근조근 들려주는 속깊은 얘기처럼 마민카식당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마음속에 잔잔하게 스며드는 시간이었습니다. 겨울과 잘 어울리는 소설, 잠깐 체코의 식당에 드라마 도깨비처럼 문 한 짝 열고 다녀오고 싶으신 분들께 권하고 싶은 책
마민카 식당에 눈이 내리면 입니다.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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