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지 않는 세계
김아직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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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슬지 않는 세계 제목만 듣고선 어떤 책일지 감이 안오고
살짝 어려울까 염려도 했었는데
책을 잡고나서 다음 내용이 어찌나 궁금한지
한 자리에서 쭈욱 읽었어요.
천국을 꿈꾸며 병자성사를 받은 안드로이드 루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SF 스릴러 소설 본문으로 들어가 볼게요


제이라는 인간이 화자가 되어 안드로이드인 것을 숨기고
병자성사를 받은 로봇의 뒤를 쫓는 것이 도입부 내용입니다.


✅109
어리석은 자를 자갈밭에 데려다 놓으면 잔돌이 발에 챈다고 푸념만 늘어놓는다. 하지만 눈이 열린 자들은 그 돌멩이 하나하나에 깃든 비밀을 들여다보는 법이지.
➡️ 이 부분이 악역이 하는 내용인데도 저는 와닿더라구요
밑줄치며 나는 푸념만 놓는 자인가❓ 돌멩이 진가를 볼 줄 아는 사람인가❓생각을 하며 읽었습니다.






✅159
바깥공기가 노인의 살갗을 건드리고, 어둠 너머로 별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낭패감이 느껴질만큼 많은 별들이었다. 젊은 시절 첫 안식년의 어느 시골 수도원에서 보았던 별들이었다. 그 별들이 세월을 가로질러 레미지오를 따라온 듯했다.
대체 이 무슨......
레미지오는 자신이 너무 오랫동안 죽음의 공포와 늙음에 갇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수도원 저장고에서 훔쳐낸 포도주를 홀짝이며 별을 올려다 보던 그 청년도 레미지오 안에 여태 살아 있었다.젊음과 늙음은 단절이 아니었다 .꼭 그때처럼 빛나는 별들은 마치 그날의 레미지오를 기억하는 듯했다. 별빛이 레미지오의 눈물 속에 녹아들었다.
➡️레미지오 신부의 회상을 보며 인간사 늙으면 이리 될 것인가
나의 모습을 기억해 줄 이는 별빛으로 남게 될까❓씁쓸하면서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좀 논외외 얘기지만 물질이 그 죽음앞에서 떠오르진 않구나 하는 곁다리 생각도 했어요. 레미지오신부의 마음속 깊은 곳을 별을 통해 더 와닿는 부분이었습니다.


✅187
자네도 그 별을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러면 스스로가 누군지도 모르는 얼굴을 하고서 남을 위한 답을 찾으러 다니는 일에서 벗어날 수 있으련만.
➡️이 책 속 제이에게 하는 말인데요. 남을 위한 답을 찾는 경우 더러 있죠. 우리 스스로도 내 얼굴과 내 답안을 잘 찾아야 될 것 같아요.

✅194
인간의 흉내내는 로봇이라...... 이젠 나도 사람과 로봇의 경계를 모르겠네.이 좁아 터진 가게 안을 오가며 같은 일을 반복하는 건 나요, 저 밖을 뛰어다니며 먹을 것과 약을 구해 오고 기술자를 데려오는 건 루시라네. 어떤가, 루시가 사람 같고 내가 로봇 같지 않은가? 루시는 인간과 가까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나는 갈수록 퇴행하며 로봇처럼 변해나가고 있네. 우리뿐이겠나. 길거리의 사람들과 기계들을 떠올려 보게.멀리서 보면 인간이나 안드로이드나 다를게 없네. 언젠가는 인간과 안드로이드를 굳이 구분하지 않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네. 존재와 존재를 경계 짓는 일이 무의미해지는 날 때 말일세. 날 보게.

난 이제 로봇에 가까워졌네. 기계의 펌프질 없으면 체액이 돌지 않는 신세지. 처음에는 악몽에 갇힌 기분이었네. 신께 버림받는 꿈 말일세. 평생을 사제로 살아온 내가 한낱 기계에게 농락 당하도록 버려 두시냐고 원망했네.하지만 기계 같은 몸이 되어서야 별이 눈에 들어오고 얼마 남지 않은 살갗이 바람을 느끼기 시작했다네.

✅215
그거 무슨 책이에요?
모두가 외면하는 것에 대한 책이다.
모두가 외면한 걸 왜 보세요 ?
그게 진실이거든. 진실은 장미 가시와 같아서 쥐려 하면 고통을 주거든. 언젠가 너도 장미 가시를 쥘 날이 올게다.


➡️이 책은 스릴러와 서스펜스를 더한 진지한 미스터리에 인간과 로봇을 구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하는 질문을 던지는데요.
✅말끔한 얼굴로 인사를 건네던 인간 의사들이 아니라 기계를 다루는 기술자가 나를 살렸다.
인간이 죽이려 한 나를 저 기계가 살려냈다.

➡️앞으로 기계와 공존하는 시간이 빨라지고 인간의 많은 영역에 로봇이 들어와 사는 모습 그대로 이 책을 통해 대리 경험해 볼 수 있고 마녀사냥을 하는 종교적 신념에 대해 생각해 볼 거리가 있는 책입니다. 로봇을 어디까지 로봇이라 또는 인간이라 칭할 수 있을까. 자꾸 자꾸 생각나게 하는 책
인문학적 물음과 철학적 세계관이 접목되어 재미난 내용에 상상을 더 하게 되는 책
📕녹슬지 않는 세계입니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를 통해 도서만 제공받아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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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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