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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리틱 스톤, 빛으로 그린 바위
조신형 지음 / 사이트앤페이지 / 2023년 5월
평점 :
안녕하세요
캐리네입니다.

모놀리틱 스톤(monolithic stone)은
‘한 덩이 바위’라는 뜻이라고 해요.
이름처럼 이음매 없이 통짜 콘크리트로 만든 부산 기장군의 기도실이라고 합니다.

손수 조성한 토굴에서 기도에 몰두했던
생전의 어머니를 기억할 수 있도록,
기도실을 하나 만들어 달라는 막내아들의 의뢰를 받고
건축가이자 이 책의 작가이신 조신형작가님이 설계했습니다.
기도실은 약 3평쯤 되는 공간으로
이렇게 작은 건축이 갖는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호기심으로 시작하며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서문에서 시작되는 말이 참 좋았습니다
“건축은 이토록 간절한 누군가의 기억과 염원을 태초의 바위처럼 세우고,
시간이 멈춘 듯 담는 일이다. 이 책도 그 건축의 일부이다.”
한 번도 책을 건축의 일부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건축 자체도 누군가 기도와 염원으로 만들어지고
그 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책까지도 건축의 일부로 본다는 생각이 너무 근사했어요.

P. 61
이왕 짓는 건물이 좀 더 커도 좋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곳에서는 마땅히 작아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우리는 건축주보다 먼저 무릎을 땅에 대고 하늘로 두 손을 모은 어머니의 기도를 봐야 한다. 그의 어머니는 생전에 집 옆에 작은 동굴을 직접 만들고 매일 그곳으로 들어가 기도했다. 한 번 들어가면 쉽게 동굴에서 나오는 법이 없었다. 모놀리틱 스톤은 그 기억과 정서만을 담는 꾸밈 없는 예배실의 원형이어야 했다. 검박했던 어머니의 동굴에 대한 기억이 모놀리틱 스톤이란 바위로 오마주된 것이다.
=>시각적이고 익숙한 크기로서만 건축의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불편하고 어렵고 소박한 장소도
기억과 정서만을 담는 꾸밈없는 공간을 건축하겠다는 작가님의 신념이 작품에도 잘 드러납니다.

P. 73
재료 한계를 넘어
이번 프로젝트는 건축가로서 늘 꿈꿔오던, 그러나 아직 이루지 못한 실험에 관한 도전이었다. 그것은 하나의 덩어리가 전체를 이루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다. 표면을 모듈화하되 이음새나 접합부 없이 매끈하게 하나의 표면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74
일상
건축주가 통독하러 들어가서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고 아이로 나오는 상상을 해 본다. 그 아이에게 어머니와의 시간이 머무는 공간이 되길 염원한다.
“하나의 재료가 곧 하나의 공간을 이루는 건축”을 직접 사진으로 보니 감탄만 가득하게 나왔어요. 책 자체도 세련미가 넘치는 질감과 편안함을 주고 있어서
머릿속이 복잡할 때 툭툭 넘겨보니 왠지 같이 기도원에 들어와 있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흰색, 리듬, 반복, 빛, 곡선 등의 키워드로 작가님만의 세계가 가득한 건축물들의 제작노트를 살펴보는 느낌도 들고 작가님만의 관점, 설비 조립 과정등을 보면서
정적인 느낌, 자연과의 조화, 채광 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빛으로 그린 바위의 틈속에서 빛 한 줄기를 기도하셨을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게 되는 순간
모놀리틱스톤, 빛으로 그린 바위입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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