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탄
야스미나 레자 지음, 김남주 옮김 / 뮤진트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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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인기 여성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야스미나 레자님의 비탄을 읽은 이야기를 해 볼게요.


 안녕하세요캐리입니다. ​


170쪽에 이르는 긴 혼잣말을 읽어본 적이 있나요?

비탄 이라는 소설은 얇아보이는 두께에 비해

생각할 거리를 통째로 던져주는 느낌의 책이었어요.



















70대 노인 사뮈엘씨가 지치지 않고 말하는 것을 그대로 옮겨 놓았는데요 독백같기도 하고 꼭 통화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듣는 건 36세의 아들의 몫인데요.

이 아들이 대체 듣긴 하는 건지, 아들은 한마디도 대꾸하지 않아요.

14쪽

내가 어떤 사람이 되었다면, 그 다음 순간 바로 그에게서 벗어나야 했지. 그게 누구이든 다음 차례에 될 바로 그 존재가 되어야 하는 거야, 얘야. 바람이 있어야 만족이 있으니까.

=>바람이 있어야 만족이 있다는 것에 꽂히더라구요. 야망도 없어 보이는 아들을 보며 한숨쉬며 이야기 하지만 , 신랄함 속에서도 아들을 또 걱정하는 마음도 보이는 아이러니가 같이 존재하더라구요.





31쪽

현실과 머릿속 상상을 좀 구별하라는 말이었지.

34쪽

조금 바보가 되라는 충고는 복잡한 정신의 소유자에게만 할 수 있는 거란다.

62쪽 신을 붙잡고 흔들라는 부분도 상당히 와닿았어요.

77쪽

죽음은 우리 안에 있어. 죽음은 점차적으로 영역을 넓혀간단다. 조금조금 모든 것이 섞이고 서로 비슷해지지. 얘야, 어떤 나이부터는 모든 것이 똑같아지고 더이상 목적지를 갖지 못하게 돼. 만약 신이 나로 하여금 권태를 그렇게 못 견디도록 만들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나는 결국 공공장소의 긴 의자에 앉아 시간의 승리에 대해 곱씹고 있는 저 얼빠진 노인들 중 하나가 되었을 거야. 그 점에 대해 난 신에게 감사해.

=>죽음은 점차적으로 영역을 넓혀간다는 이야기에 공감을 하며 조금 바보가 되라는 충고 역시 어느 정도 갖추어진 이에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공감이 되었습니다.






91쪽

얘야, 넌 네 행복한 삶 속에서 치유불가능한 고독을 느껴본 적 없니? 롱샹의 꽃공원 한가운데서 봄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네가 엄청난 동질감을 느끼는 한 여자가 이야기를 하고 있어. 균열을 더듬어가는 것 같은 이야기를. 넌 알아, 그 여자와 다시 만날 거라는 그 어떤 희망도 없고, 영혼은 혼자 살아가며, 상대방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115쪽

삶을 붙잡고 흔들렴. 그래, 나는 그렇게 했단다. 하지만 보렴, 이 일에는 주어진 규칙 같은 건 없어. 그리고 삶이란 말이다, 얘야, 만만하게 흔들려주질 않는단다. 인간은 안락을 바라지. 삶을 뒤흔든다는 것은 정말이지 필사적인 길로 접어드는 거란다.


 


아버지 와 사뮈엘 둘은 보통의 아버지와 아들처럼 평생 불화했습니다. 하면 된다는 말을 붙잡고 산 사뮈엘은 무위, 방랑에서 행복을 찾는 아들을 이해할 수 없지요. 저자는 나이 들어 껍데기가 된 사뮈엘을 연민하는 것 같아요

그의 전부는 집 앞 작은 정원밖에 없게 되는 거죠.

그는 정원 가꾸기에 매달리는 것으로 마지막 영토를 지키려 합니다.

이 이야기 자체가 정말 인생이 좀 덧 없이 느껴지기도 하고

행복이란 아들과 둘다 예전처럼 웃는 거예요 라고

아들이 말하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하는 사뮈엘이 참 안쓰럽기도 했어요.




아들과의 불화로 비롯된 고독과 삶의 무상함을 냉소와 풍자를 동원하여 흥미진진하게 펴낸 소설..그렇지만 인생 전반에 대해 곱씹어 볼 수 있는 이야기

"비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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