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종말 -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한 네 가지 논의, 생각하는 글들 1
스티븐 제이 굴드.움베르토 에코 외 지음 박재환 외 옮김 / 이끌리오 / 1999년 2월
평점 :
절판


△ 간단한 내용소개

이 책은 밀레니엄을 맞이하면서, 컴퓨터상의 오류인 밀레니엄 버그와 서로 상승작용을 하여, 전 세계적으로, 특히 서양세계에서 큰 사회문제화 되었던 세상의 대파국, 아마겟돈과 세상의 종말에 관한 의문과 우려들을, '시간의 종말'이란 조금은 현학적이고도 철학적인 주제로 바꾸어서, 사계의 전문가 4명, 즉 스티븐 제이 굴드, 장 들뤼모, 장 클로드 카리에르, 움베르트 에코와 기자들이 일대일 대담형식으로 다룬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첫 순서인, 고생물학자인 굴드는, 시간의 기준으로 현재에 사용하고 있는 달력에 대해서, 즉 율리우스력, 그레고리력, 음력인 메톤력을 비롯하여 히브리력, 회교력 등에서의 윤년처리 문제를 언급하고, 이 체계들의 불완전성에 대해 논의한다. 이 책력의 논의로서,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는 그 시간은 어떤 특별하게 정해진 의미있는 시각이 아니라, 단지 해당 책력체계에서의 특정숫자가 변하는 그 순간일 뿐이므로 대수로운 사건은 아니라고 말한다. 더불어 지구상에서 생멸해간 고생물의 種들에 대한 해석과 45억 년의 지구를 대상으로한 지질학적인 분석결과물인 지질층위를 토대로, 지구상에서의 생명의 역사는 다섯 번의 급격한 대량멸종으로 점철되어왔으며, 20만년 정도로 추정되는 인간의 생존역사는, 몇 십억 년이 되는 지구상의 다른 생물들의 생존역사에 비하면 별 것 아니라고 언급한다. 아울러 대량멸종 후에 새로운 종들이 발달하고 진화했으므로, 생산적인 새로운 멸종이 인간을 포함하는, 생명의 진화차원에선 의미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이어서 저명한 역사학자인 들뤼모는, 세상의 종말과 시간의 종말에 대한 이론적 근거인 요한계시록을 포함하는 그리스도교의 성서를 분석하였는데, 동양의 종교에서는 순환적인 시간개념인 반면, 천지창조를 얘기하는 유대-그리스도교에서만, 유독 직선적인, 시작과 끝이 있는 시간개념을 중요시한다라고 지적한다. 더불어 특이하게도, 르네상스시기의 아메리카대륙의 발견과 종말에 대한 기다림, 현재의 미국과 천년왕국사상의 결부를 예리하게 제시하고 있다.

프랑스 최고의 동양학자라는 카리에르는, 20대부터 요가와 태극권의 혼합요법으로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린다는 학인인데, 꿈이 시간에 대한 진정한 승리라고 언급하면서, 다른 3명과는 다르게, 이 물질시간과는 또 다른 시간의 존재 및 세계를 암시한다. 즉 객관적 시간과 주관적 시간을 약간 언급하지만, 신문기자인 대담자는 이 사안의 중요성을 모르고 지나치고 만다. 그리고 4인 중 유일하게 '시간의 종말, 그것은 있을 만합니다. '시간의 종말'이라는 개념은 우리들을 위해 잘 만들어졌습니다'라고 시간의 한 종말을 긍정한다. 반면에, 이탈리아의 기호학자이자 유명한 소설가인 에코는, 4인 중 가장 강하게 세상과 시간의 종말을 부정하고, 이 세기말의 불안심리는, 언론의 필요에 의해서 지나치게 조장된 강박관념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에코는 다가올 미래에 대해 더 많은 논의를 할애했는데, 웹과 인터넷이 이미 거대한 퓨네스(Borges작품에서의 퓨네스-오감을 통해서 인식한 모든 것들을 기억하는데 따르는 고통을 상징, 즉 어떤 것도 망각할 수 없고 걸러지지도 않은, 정리되지 못한 지식의 혼돈상태를 우려함)라고 언급하면서, 이것이 바로 현대의 바벨탑이 될 수 있다고 심각하게 걱정한다. 즉 예전의 바벨탑은 70개의 서로 다른 언어로 말했기에 완성되지 못했는데, 그러나 지금의 웹은 수백만 권의 서로 다른 백과사전을 생산하는 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형이상학에는 진보가 없다'라는 토마스 아퀴나스학파의 말을 언급하면서,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아주 먼 고대에 이미 언급되어있다고 하였으니, 지금의 지적 물적 발달에 오만해 하지 말고, 20세기말의 이 사건을 각 개개인과 집단들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하는, 즉 장단점과 미래에 대한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계기와 구실로 삼자고 제의하고 있다.

- 시간에 대한 진정한 승리자 되기 <2>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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