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숲숲! 기린과 달팽이
샤를린 콜레트 지음, 김이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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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0-30년 전만 해도 아이들은 숲에서 놀고 숲에서 자랐다고 한다.

나뭇가지 하나 쥐어잡고 수풀을 헤치고 자연물들을 구경하고, 놀잇감 삼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요즘의 아이들은 숲은 커녕 학원가를 전전하는 '빌딩숲'에서 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어릴 때부터 일부로라도 숲유치원을 보내는 사람들이 생겨났을까.

우리나라는 전체 국토 면적의 절반이 훌쩍 넘는 62%가 숲인 나라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이들이 자라나는 세상은 숲과는 먼 곳이다.

AI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더더욱 아이들은 모니터를 보며 자라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런 아이들도 아이러니하게도 숲에 가면 안정을 찾고 즐거워한다.

숲은 누구에게나 마음을 치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오죽하면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을까.

도시에서, 사람으로부터 상처받은 마음을 숲에서 해소하고 치유하는 것을 우리는 익히 잘 듣고 보아서 알고 있다.

숲은 이렇듯 누구라도 잠시 찾아가면 다시 살아낼 힘을 주고 고요함 속에서 평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숲의 찬란한 활기와 싱그러움이 그대로 전해지는 선명하고도 활기찬 색감의 표지가 더욱 마음을 이끌렸다.

소개글을 보니 글밥이 많지 않고 만화처럼 편하게 볼 수 있게 되어있어 어린 연령의 아이들에게도 쉽게 읽어줄 수 있을 것 같아보였다.

오히려 글밥이 많지 않기에 그림만을 보며 내용을 유추하고 상상해갈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이 책의 독특한 점을 설명하자면

동화책이긴 하나 일반적인 동화책과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우선, 페이지의 양이 그러하다.

일반적인 동화책의 두세배의 양이다.

또 일종의 옴니버스식으로 내용이 전개된다고 할 수 있어

내가 읽고 싶은 챕터만 쏙쏙 골라 읽어도 무방하다.

크게 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4계절의 흐름 속에 내용이 있지만

작게 나눠진 하위 챕터별로 내용이 상이하고 새로 전개되기에

읽고 싶은 부분부터 읽어도 흥미로웠다.

쨍한 색감이 눈길을 끌었던 표지 그대로

동화책 속도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감들이 반겨준다.

 

개인적으로 귀엽고 가장 맘에 들었던 첫 챕터를 아주 조금만 소개해보고자 한다.

'요정의 집'

 

곰마늘을 뜯으러 산에 가서 만난 작은 숲속 요정 이야기이다.

나도 어릴 때 요정이 산다는 상상을 많이 하곤 했는데

특히나 숲은 무언가 비밀스러운 공간이기에 반드시 요정이 살 거라고 확신하곤 했었다.

'요정의 집' 에서 무엇보다도 빛나는 건

작가의 배려심이다.

요정이 귀엽고 신기하다고 무작정 만지거나 사진을 찍지 않는다.

사진도 찍지 않고 나무꾼이나 사냥꾼에게 발견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되도록 지금처럼 사람들의 눈에 띄지 말기를 희망하며

있는 그대로의 요정을 존중하며 자리를 비켜주는 배려심.

아이들에게도 귀엽다는 것들을 무작정 만지고 집에 가져가려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귀여운 요정 이야기로 대신 해줄 수 있었다.

 

 

책이 조금 큰 편이지만

그럼에도 한 페이지에 수록된 그림과 내용이 많은 편이다.

아이들은 그림책 속 세세한 장면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어른보다 잘 포착하니

아마 이 동화책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고개를 푹 박고 집중해서 볼 것이다.

숲에 간다 하여, 숲에 갔다 하여

모든 종류의 꽃과 나무의 이름을 알 필요는 없다.

이름을 몰라도 우린 충분히 숲을 사랑할 수 있다!

 

 

이 책의 장 단점은 명확하다.

우선 여러명의 아이들을 앉혀놓고 교사가 일방적으로 읽어주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 페이지에 한 장면만 담은 게 아니라 여러 장면이 담겨있으므로

이 책은 가까이에서 면밀히 구경해야 훨씬 재밌는 책이다.

그렇다고 글밥이 너무 많지도 않아서

글이 없다고 생각하고 상상해서 읽어도 무리가 없던 책이다.

겨울로 넘어갈 수록 단조로워지는 색상의 변화도 눈여겨 볼만하다.

숲의 사계절 변화와 더불어 숲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 동물들도 다룬 책이니

한 주제만 다룬다고 보기 어렵다.

일종의 "숲 세미 백과사전"이라고 장난삼아 이름 붙여도 재밌을 것 같다.

이 책은

단시간에 후루룩 읽는 책이 아니다보니

아이들과 여러날에 걸쳐 한 페이지 한페이지를 상세히 들여다보며 읽어야

훨씬 맛깔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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