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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불행사회
홍선기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평점 :
북유럽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최소 불행 사회'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정밀하게 추적하며, 그 궤적이 오늘의 한국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분명 일본의 이야기인데, 자꾸만 우리 사회의 뉴스 장면들이 겹쳐 보이는 묘한 느낌이 든다. 책은 단순한 위기 진단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같은 길을 반복하지 않을 것인가”를 묻는 실천적 보고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 양이 적지 않지만 부담 없이 따라 읽을 수 있을 만큼 가독성은 충분하다.
책은 일본의 버블 경제, 부동산 투기 광풍, 1.57 쇼크, 소비세 도입, 금리 인상 등 욕망 중독의 5년부터 시작한다. 이후 부동산 대출 총량 규제와 복합 불황, 카드 파산, 취직 빙하기, 옴진리교 사건, 고베 대지진 등 시스템 붕괴의 징후를 단계별로 짚는다. ‘원인–경과–결과–대응–실패’라는 분석 틀을 적용해 일본이 왜 연착륙에 실패했는지를 구조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경제 지표만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현상까지 함께 다룬다는 점이다. 프리터, 은둔형 외톨이, 하류사회, 넷카페 난민, 노노개호, 고독사, 사토리 세대, 부모 가챠 같은 키워드는 불황이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 삶의 방식 자체를 바꿔놓았음을 보여준다. 경제 위기가 가족 해체, 돌봄 파산, 청년 고립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제시한다. 개인적으로 내용 중 가장 씁쓸했던 대목은 ‘각자도생이 제도화된 사회’라는 표현이었다. 모두가 혼자 살아남으려 하지만, 그럴수록 함께 무너진다는 역설. 코로나19, 마이너스 금리, 초솔로사회, 슈링크플레이션 같은 장면들은 단순히 일본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내 주변의, 우리의 이야기처럼 크게 다가오기도 한다.
3부에서는 ‘금기된 해법’ 9가지를 제안한다. 최저임금 차등제, 보험료 인상, 메가시티세 신설, 고령화 기금, 시니어 대학 타운 설립 등 논쟁적이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던진다. 이어 4부에서는 각자도생 시대에 개인이 살아남기 위한 11가지 생존 매뉴얼을 제시하며 현실적인 전략까지 다룬다. 물론 저자의 생각에 끄덕여지는 내용도 있었지만 갸우뚱하는 부분이 있기도 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이 책의 전체적인 느낌은 어둡고 무겁다. 물론 내용은 낙관도 비관도 아니다. ‘최소 불행’이라는 표현처럼, 최악을 피하기 위한 국가 전략과 시민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본을 거울 삼아, 한국이 맞이할 가능성 있는 미래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선택의 시간을 강조하는 경고서다. 과연 이 대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대비, 준비는 무엇이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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