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양장)
타샤 튜더 지음, 리처드 W. 브라운 사진,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유럽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경하다 보면 가끔 한 인물이 반복해서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나에게는 그 사람이 바로 **타샤 튜더**였다. 추천 도서 목록에 종종 등장하던 책 표지에는 늘 꽃이 가득한 정원과 그 안에서 평온하게 살아가는 할머니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때는 식물이나 정원 가꾸기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도, 이상하게 그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저런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면 어떨까하는 막연한 상상도 그때 처음 해본 것 같다.

그래서인지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를 실제로 손에 들었을 때는 조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책은 보라색 양장본으로 만들어져 있어 마치 오래된 동화책을 펼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표지와 종이의 질감까지 어딘가 따뜻한 분위기가 있어서, 책을 읽기 전부터 이미 천천히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책을 펼치면 예상했던 것처럼 꽃이 가득한 정원과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타샤 튜더의 사진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단순히 예쁜 사진을 모아놓은 책은 아니다. 사진과 함께 이어지는 짧은 글들은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왔는지를 차분하게 들려준다. 그래서인지 사진을 보고 있으면 현실의 장면이라기보다 소설 속 풍경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마치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 세계가 현실로 이어진 것 같은 분위기라고 할까.

타샤 튜더는 빈티지 의상을 좋아하고, 150년이 넘은 찻주전자로 차를 우린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꽤 불편할 수도 있는 방식이지만, 그녀에게는 그 시간이 삶을 즐기는 방법이다. 또한 뛰어난 삽화가이기도 해서 어린이책 그림을 그리며 작가로 활동했고,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예술가로서의 삶과 자연 속에서의 생활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았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정원 속 할머니의 모습 이전에, 타샤 튜더에게도 평범한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보스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정원을 가꾸며 자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정원 일은 그녀에게 특별한 취미라기보다 삶의 일부에 가깝다. 직접 흙을 만지고 식물을 돌보는 일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결혼식 때 입었던 웨딩드레스가 여전히 맞았다는 이야기나 턱걸이까지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조금 놀랍기도 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그녀의 취미들이다. 타샤 튜더는 인형극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버몬트에 집을 짓고 나서는 작은 인형극 극장을 만들어 여름마다 친구들을 초대해 공연을 열기도 했다. 그리고 1830년대 스타일의 앤티크 드레스를 수집해 실제로 입고 생활했다고 한다. 보통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옷들을 일상복처럼 입고 정원을 가꾸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독특하다.

이렇게만 봐도 그녀의 삶은 현대인의 생활 방식과는 꽤 다르다. 정원을 가꾸고, 동물을 돌보고, 직접 요리를 하고, 옷을 만들고, 집을 꾸미는 일까지 하루가 금방 지나갈 것 같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바쁘게 산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여유로운 삶처럼 보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하루를 채우기 때문에 가능한 리듬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점이다. 사진과 글을 따라가다 보면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진다. 화려한 성공담이나 자극적인 이야기가 없어도 한 사람의 삶이 충분히 흥미롭고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을 덮고 나서도 처음 들었던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책은 마치 동화책 같은 느낌을 준다. 다만 어린 시절 읽던 동화가 아니라, 어른이 되어 다시 펼쳐보는 동화에 가깝다. 현실 속에서도 이렇게 자기다운 방식으로 행복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타샤 튜더는 2008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책 속에 담긴 정원과 그림, 그리고 삶의 방식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빠르고 복잡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는 조용한 위로처럼 다가오는 책이다.

 

#북유럽 #행복한사람타샤튜더 # #타샤튜더 #윌북 #BOOKU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