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 국민서관 그림동화 141
케이트 베른하이머 글, 크리스 쉬밴 그림, 최순희 옮김 / 국민서관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아이가 책이 너덜너덜 해질때까지 읽고 또 읽고 지치지 않고 꺼내오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해요. 대부분 한 두번 읽고 잊어버리기 마련인데 자꾸 꺼내오고 또 읽어달라고 조르면 너무 행복하지요. 초록색 책의 운명을 지켜보면서 진정으로 책이 원하는 것 책이 행복해지는 것 읽는 아이가 즐거워지는 모습을 생각하게 되네요.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고 좋아하면 너무 너무 좋지요. 자꾸 찾고 또 보고 싶어하면 더욱 행복해지구요. 초록색 책은 아이들에게 무척 사랑받는 책이었어요. 누구나 표지를 보면 읽고 싶어지게 만들었나 봅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준 만큼 책은 늙어가기 시작했어요. 너덜거려지고 또 없어진 페이지도 생겼네요. 점점 초록색 책을 찾는 아이들이 줄어들었지요. 그러다 어느날 초록색 책은 지하 창고에 갇히게 됩니다. 책의 입장에서는 끔찍한 일이지요. 초록색 책을 많이 많이 사랑해주었던 앨리스에게도 슬픈 일이었을 겁니다. 더이상 초록색을 좋아하는 아이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면서 초록색 책이 얼마나 두근거렸을지 짐작이 됩니다.

 

가만히 책을 들여다보는 아이의 모습이 참으로 이쁘네요. 차분하면서도 어떤 생각에 빠진 듯한 표정이 행복해 보였어요. 컴컴한 곳에 갇혀 있던 초록색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저도 궁금했어요. 평생 지하에 갇혀서 빛도 못보고 낡은 채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주인을 만나 또다른 행복을 경험하게 될지 알고 싶었어요.

 

역시 제 기대가 무너지지 않았어요. 마지막 장면은 가슴이 따뜻해지게 만드네요.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건데 초록색을 더이상 외롭지 않을 것 같아요. 잔잔한 그림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조용하면서도 두근거리게 만드는 이쁜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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