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것들
필립 지앙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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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잃는 슬픔은 무엇으로도 위로받기 힘들다. 더구나 아내와 딸을 동시에 떠나보낸다면....자신에게 화가 나있는 아내와 화해도 하지 못한 채 죽음으로 이별을 맞는다면 그런 상처는 평생을 안고 가야 할 것이다. 프랑시스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무척 예민하고 자신위주로 모든 걸 생각하고 행동한다. 주변 사람들의 감정이나 상황에 무관심하고 자신만의 감정에 이끌려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은 외롭다. 아내와 큰딸을 잃어버린 프랑시스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고 작은 딸 알리스와 함께 세상을 살아갈 힘을 찾으려 했지만 그에게 또다른 시련이 닥친다.

 

 

사라진 작은 딸의 행방을 찾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약물중독자와 결혼한 알리스는 아버지 이상으로 외롭고 슬펐을 것이다. 언니와 엄마를 잃은 심정을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을지....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시리다. 알리스의 남편과 프랑시스는 사라진 알리스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열심히 찾아보지만 그녀의 흔적은 희미하다. 재혼한 아내 쥐디트는 아름답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는 프랑시스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다. 아마 프랑시스의 자기애때문이 아닐까 싶다.

 

 

쌍둥이 손녀에게 조차 마음껏 사랑을 나눠주지 못하는 프랑시스를 보면서 그의 상처 역시 깊음을 짐작한다. 누군가와 화해하지 못하고 이별한다면 너무 가슴아프고 상처가 쓰라릴 것이다. 동창과 그의 아들을 대하는 프랑시스는 조금 다르다. 도움을 받으면서 끊임없이 관심을 둔다. 결국 모든 상처는 하나씩 드러나고...딸의 실종도 베일을 벗는다. 너무나 충격적인 사실들...그리고 그는 변한다. 나이들어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건 정말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외롭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나만의 세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중요하고 나만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누구도 사랑을 나눠주지 않는다. 프랑시스에게 일어나는 작은 변화는 시작일 뿐이다.

 

무기력한 사람이 살아가는 삶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살고 있는 삶에 대해서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깊은 생각에 잠긴다. 다시 글을 쓰게 된 프랑시스를 떠올려본다.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삶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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