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의 왕국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창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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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섬세하고 아름다워요. 고풍스러우면서도 귀엽고, 사랑스러우면서도 굉장히 독특한 그림책이네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책은 언제나 관심갖게 되고 읽어싶어집니다. 깊이 생각하고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마력을 가진 책이지요. 분홍과 빨강과 흰색이 조화를 이루는 깔끔한 그림이 내용의 무거운 의미를 돋보이게 하네요.

 

여자아이가 처음 생리를 하면 조금 놀라지요. 요즘에는 미리 성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이 생기기도 하지만, 막상 자신에게 큰 변화가 생기면 당황하고 놀라지요. 성교육 관련 책들이 정말 많지만, 너무 직설적이고 사실 그대로를 알려주는데 초점을 맞추었기에 아이들도 어른들도 불편할 때가 많습니다. 엄청나고 신비로운 사실을 아이에게 알려주기도 쑥스럽고 어떻게 가르쳐줘야지 아이가 올바르게 받아들일지 두근거리기도 합니다. <여자아이의 왕국>은 자연스럽게 성장의 비밀스러움을 알려줄 수 있는 책이네요.

  

여자로 태어나서 조금 불편하고 힘든 일들이 있겠지만, 그것을 알고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중요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과정이 차분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작고 힘없는 소녀가 신비로운 과정을 거치면서 당당한 여성으로 자라나는 과정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어요. 난해한 그림과 상징적인 언어 덕분에 여러번 책을 들추어보게 되지만, 그래도 짜증이 나거나 답답하지 않아요.무엇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일까? 어떤 것을 노래하는 것일까?( 다분히 시적인 요소가 곳곳에서 느껴지는 책이거든요!)

 

 

나 자신을 중요한 사람이라고 인정해야 다른 사람도 나를 최고로 여겨줄 것 같아요. 불편하다고 투덜거리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화를 내는 것을 좋지 않아 보여요. 참을성이 부족한 수많은 아이들에게 기다리는 미학과 기다린 후에 찾아오는 평온함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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