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없다면 세상은 각박하겠지요. 아무리 힘들도 고생스러워도 나를 기다려주고 나를 걱정해주는 식구들이 있기에 힘겨운 삶을 지탱해갈 수 있을 것이지요. 요즘은 이혼가정, 재혼가정, 편부, 편모 가정들도 참 많아요. 겉으로 보기에 평범해보여도 속은 사연이 많은 집들이 있어요. 그런 깊은 사연들 속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슬픔도 있을 것이고 겪어내기 벅찬 아픔도 있을 겁니다. 현경이네 가족에게 찾아온 뜻밖의 변화도 그런 것이었어요. 동생과 엄마 아빠와 알콩달콩 지내던 현경이네 집에 어느 날 새로운 손님이 찾아옵니다. 엄마가 아빠와 결혼하기 전에 낳은 여자 아이, 미선이가 왔어요. 미선이 언니와 이혼한 아저씨, 즉 미선이 엄마의 아빠는 사고로 돌아가셨거든요. 아빠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 미선이 언니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낳아준 엄마와 살게 되었습니다. 엄마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손님이었고 마음 벅찬 기쁨이었지만 현경이에게는 아니었어요. 엄마와 똑 닮아 이쁜 언니가 낯설었어요. 더구나 다른 식구들이 절절 매고 언니에게 잘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살짝 샘도 났어요. 아빠도 남동생도 언니와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비틀어졌어요. 나만의 가족이었는데, 왠지 언니에게 가족을 빼앗긴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혼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정말 답답하고 화가 났지요. 언니에게 툴툴거리고 엄마 아빠에게도 괜히 짜증만 내게 되고...동생은 언니와 잘 지내는 것도 같고 내 편이었던 이모도 언니를 너무 너무 반가워하는데 엄청 샘이 났어요. 그래서 현경이네 집은 삐걱삐걱 거렸지요. 늘 화를 내고 토라지는 현경이 때문에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엄마는 엄마대로 언니는 언니대로 불편하고 답답했어요. 가족이 함께 살면서 어느 순간 답답해지는 순간이 올 수 있어요.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쳐도 빠져나오기 힘들어지기도 하지요. 그럴 때는 지혜가 필요해요. 현경이 아빠는 정말 지혜로운 분이에요. 엄마 아빠만의 여행은 분명 다른 경험을 가져다 주었어요. 아이들만 남은 집에서 벌어진 일들, 아이들에게도 부모님에게도 새로운 일들이 다가오지요. 가족사진을 함께 찍고 함께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 그런 가족이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구요. 그들 가족이 하나가 되어 서로 돕고 아픔을 어루만지면서 살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화입니다.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떠올려 볼 수 있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