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과 시작은 : ) 추리와 로맨스의 만남

세계의 끝과 시작은 ㅣ 아르테 미스터리 9
오리가미 교야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범한 대학생인 도노에게는 남다른 면이 하나 있었다.

9년 전 11살 이전 밤에 딱 한 번 본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는 것.

그 모습을 잊지 않기 위해 여러 머리 스타일로,

성장한 모습까지 상상해서 그녀의 그림을 계속 그린다는 점이다.

그렇게 평범하게 지내던 도노의 마을에

기괴한 살인 사건이 일어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이 책의 매력은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이 있을 법한 사건을 만나면서 점차 긴박한

사건 속으로, 운명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오타쿠 클럽의 선배, 아야메,

매력적인 미남이나 매사 시크한 사쿠,

남학생들에게 심심찮게 구애를 받지만

정작 본인은 남자에게는 관심이 없고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지나쓰,

개를 데리고 늦은 밤 산책을 하는 혼자 사는 노인, 미타무라 할아버지.

뭐 하나 특별할 것 없는 조연들이 나중에는 얽히고 설켜 놀라운 이야기를 만든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 하나하나가 매력적이지만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역시 도노의 첫사랑 ‘아키리’다. 9년이 지났지만 하나도 나이 들지 않은 투명하고 맑은 피부를 가진 그녀에게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 왜 9년 만에 살인 사건이 일어남과 동시에 이 마을에, 아니 일본에 돌아 왔을까 추리해 보는 것이 재미있다.

‘아키리’는 아름답기만 한 소녀가 아니다.

그리고 역시 매력적인 인물은 주인공 ‘도노’다.

도노는 미남, 미녀가 많이 등장하는 이 작품에서 그저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능력을 지닌 일반인이다.

장점이 있다면 우직하고 9년 동안이란 긴 기간동안 한번 본 첫사랑을 계속 기다리는 지고지순한 마음의 소유자라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의 중반 이후부터 추리소설이며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라는,

이 책의 진가가 발휘된다.

책장이 순식간에 넘어간다. !

사쿠와 헌터의 전투 장면, 흡혈종 개와의 싸움 장면 등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스쳐 지나가는 줄만 알았던 인물 한 명 한 명이 모두 연결되고

의미 없는 듯 보였던 모든 사건이 연결되어 결말까지 갈 때는

작가의 필력이 느껴진다.

특히 추리뿐 아니라 도노와 아키리의 로맨스까지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특별히 유해하거나 위험하지 않으며 그저 ‘흡혈종’이라는 조금 다른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봐요. 당장은 받아들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서로 이해하려면 일단 있다는 것부터 알아야겠죠.

그러니까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흡혈종이 아닌 분께 흡혈종을

설명드리는 건 그릇된 일이 아니라고,

오히려 쌍방에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