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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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도 눈물이 난다. 아까워서 조금씩 페이지를 넘기지만 어느새 읽어버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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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키드의 추억
신윤동욱 지음 / 개마고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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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당황함

  처음에 <스포츠 키드의 추억>을 보고 스포츠와 인생을 절묘하게 조합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서평단에 신청을 해서 이 책을 공짜로 받게 되었을 때 무척이나 설레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스포츠에 대한 책이었다. 스포츠에 대해서 너무나 무지한 나로서는 어찌해야 될지 안절부절 못 했다. 그러다가 서평을 써야 했기에......처음부터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2. 무지함

 우선 이 책은 나처럼 스포츠에 대해서 무지한 사람이 보면 무지하게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렵지 않고 소설 읽듯이 줄줄 읽어 내려갈 수가 있다. <물론 가끔은 터져 나오는 선수들 이름들로 인하여 지식검색을 하게끔 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는 내가 정말 무지해서 그런 것이다.>




3. 떠올림

 나는 스포츠가 솔직히 무섭다. 1등이 아니면 안 되는 세계. 알고 보면 세상의 그 어떤 일도 1등만을 기억하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 중에서 스포츠에 대한 생각은 좀 더 강했다. 그러던 나도 월드컵때만은 예외였다. 지인들과 함께 대학교 운동장에서 시청광장에서 사람이 가득한 맥주집에서 열광하던 나는 이미 스포츠를 기다리고 또 열광하는 이 작가와 같은 사람이기도 했었는데. 월드컵은 나로 하여금 스포츠에 대한 생각을 조금 바꾸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그 이후로 축구 경기장, 야구 경기장에 가서 사람들과 함성도 질러보고 감탄하기도 하고 아쉬워하기도 하면서 인생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4. 인내함

  <오래 뛰는 언니들이 좋다> <애거시의 아름다운 파이널> 등에서 보면 1인자만을 기억하는 스포츠에 대해서도 나 역시 비판적이다. 스포츠의 세계가 동적이고 화려한 붉은 색 같은 이미지로만 생각했던 나에게 이 책은 생각을 바꾸게 해 주었다.




5. 추억함

배구는 아름다운 스포츠다. 농구가 숨 가쁘게 공수가 바뀌고 끊임없이 골이 터지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라면, 축구가 결정적인 한 장면으로 승부를 가를 수 잇는 통쾌한 경기라면, 배구는 인간 신체의 아름다움을 우아하게 드러내는 스포츠다.  

그만큼 스파이크는 신체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더구나 배구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게임이어서 몸싸움이 없다. 스파이크의 아름다움은 몸싸움이 없는 경기라는 배구의 결점을 배구의 장점으로 바꿔놓았다.                                      -148, 149쪽




우선 ‘배구’. 스포츠를 즐기지 않았던 나에게도 고교시절의 ‘배구’는 오랜 추억으로 남아있다. 평소에 수줍은 듯한 미소이지만 경기 때만큼은 카리스마가 있고 성실한 배구인 김세진 선수와 강인한 힘과 멋진 모습을 가진 신진식 선수, 후위공격의 예술인 후인정 선수들은 ‘낙엽만 굴러도 까르르 웃던’ 고교시절의 추억이다.




그 다음 ‘농구’. ‘마지막 승부’의 폭발적 인기로 인해 관심을 가지고 보았었는데...이 작가와 마찬가지로 ‘프로’로 바뀐 후로 보지 않고 있다. 아직은 내 맘이 그런가 보다.




그 다다음 ‘테니스’. 우연히 텔레비전을 켜다가 보게 된 사람....<애거시> 해설자가 자꾸 ‘아가씨, 아가씨’라고 하는 발음 때문에 웃기도 했던...... 운동하는 사람이 저렇게 예뻐도 되냐고 친구랑 눈을 떼지 못했었다. 물론 나중에는 머리가 빠져 머리를 밀기까지 했지만........그러고는 모르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니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5. 아름다움

  <정말 이 나라엔 기적도 많군> 부분에서는

김연아의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사건을 예로 들어 우리나라의 기적적인 승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연아의 모습을 봤는데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만 했지. 그것이 스포츠라는 사실에 대해 생각해 보지 못했다....아......스포츠도 아름다울 수 있구나.




6. 스포츠란

  나의 무지에서 출발한 이 책과의 여행은 즐거웠다.

스포츠란 무지에서 출발하여 생각을 떠올리게 하여 인내함을 배우고 다시 아름다운 시절의 추억으로 나를 인도해 주는 것이다. 또한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준다. 라고 하면 너무 거창할까?

<여름 휴가 땐 축구를 읽자>라고 했는데. 나도 이 책을 통해 스포츠를 읽어버렸다.




7. 그 후로 오랫동안(이 책의 형식을 모방함)

이 책의 구성이 자유로워서 좋은 점도 있는데, 좀 더 체계적으로 할 필요도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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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바다 -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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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빠지면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끼는 주인공.

지금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취업문제때문에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머리가 깨지는 고통을 다들 느끼고 살아갈 것이다. 이 주인공 앞에 등장한 미국여행. 자살하기 위해 사온 알약과 함께 바꾼 할머니의 딸. 주인공의 고모를 찾기 위한 미국여행은 주인공에게 또 다른 삶을 제공하게 된다.

남자이지만 여성성을 간직한 민이와 함께 미국으로 떠나게 된다. 우여곡절속에서 고모의 집을 찾아가지만. 화려한 대리석, 고급스러운 양탄자, 반짝거리는 크리스탈 와인잔, 털이 하얀 페르시안 고양이 등등이 아닌 어두운 집에서 고모는 혼자 살고 있었다. 하지만, 어제 본 사람처럼 그들은 인사를 나누게 된다. 어려서부터 고모에게 배운 주인공은 고모가 하고 있는 -할머니에게 편지를 쓴 내용처럼 비밀리에 진행되는 우주비행사-일을 물어보려 하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다. 그러다가 우주와 관련된 책과 나사 출입증, 비행시간표들을 보고 확신하게 된다. 고모와 함께 찾은 우주 비행장. 그러나 고모는 우주빌딩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샌드위치가게를 하고 있었다. 실망도 하게 되지만, 고모를 이해하고 한국으로 귀국한다. 한국으로 귀국하여 할머니에게 여전히 행복한 달을 쳐다보게 하는 이야기를 하고 민이는 수술을 하게 된다. 주인공은 할아버지의 가게를 도우면서 작가의 꿈을 갖게 된다. 고모가 두고 간 어린아이였던 찬이는 고모를 증오하게 되지만,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다. 다 제각기 달의 바다에서 자기 갈 길로 헤엄치게 되면 이야기는 끝이 나게 된다.

나이가 어린(?) 작가가 쓴 작품이라서 쉽게 읽히면서도 또한 그 깊이에 놀랍다. 깜찍하면서도 그 따뜻함이 작품 속에 있다. 이 작품 중에서 고모의 친구인 유쾌한 여자 레이첼이 한 말이 생각난다.

"그녀는 좋은 사람이야." 레이첼은 음식을 내게 덜어주면서 말했다. "그녀를 만난 것은 이번 생에 내가 받은 두 개의 축복 가운데 하나지." "나머지 하나는 뭔데요?" 내가 묻자 레이첼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지금의 나를 만난 것."

지금의 나를 만나기 위해 얼마큼의 시간과 얼마큼의 거짓말과 얼마큼의 사람이 필요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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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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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부터 바리데기 설화를 많이 듣고 자랐다. 내가 자란 고향에서 자주 등장하는 설화였고, 나는 딸 부잣집의 막내이며, 우리 엄마는 이야기꾼이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예전부터 불을 끄고 자리에 누우면 이야기를 시작하시곤 하였다. 여름이면 <장화홍련전>그 어떤 이야기보다 무서웠고, 엄마의 연기에 우리 딸들은 이불속에서 벌벌 떨었던 기억이 있다. 또한, 엄마 심부름을 하기 싫어하면 "어떤 애는 엄마가 겨울에 산딸기 먹고 싶다고 하니깐, 눈 속을 헤치고 죽을 고비를 넘겨 산딸기를 따 왔다던데..."이러시면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셨다.

그리고는 이 <바...리...데....기> 는  "있잖아. 신데렐라를 우리나라 식으로 이야기하면 될 것 같아. 부엌데기 이러잖아.......버려진 여자....뭐...그건 그렇고.."이러면서 시작을 하신다.

그러면 나는, 이 주인공이 할머니께 이야기를 들을때처럼 질문도 하고 그러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내가 여자라서, 또한 아들이 없는 울엄마는 내가 낳았을 때도 버리고 싶었나? 하고 생각을 했었다. "너 다리밑에서 주워왔다"는 주위 어른들의 농담에도 나는 굉장히 심각했었다. 결국 바리데기가 생명수로 부모님을 살렸다는 이야기로 갈 때는 "엄마, 나도 그럴게...걱정하지마...그지?"하고 웃으면 울엄마는 "그럼. 누구 딸인데"하며 꼭 안아주시곤 했다.

현재 엄마는 연세가 있어서 일을 안 하시지만, 몇년전까지만 해도 쉬지 않고 일했다. 바깥일뿐만 아니라, 집안일도 거의 엄마의 몫이었다. 바리데기...여자의 일생... 여하튼 내가 알고 있는 바리데기는 결말이 해피엔딩이라도 참 슬프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작품은 역시 황석영이라는 작가의 작품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손님><심청><바리데기>로 이어지는 작품은 황석영씨가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있는 <소외된 사람들> <인간다움>에 대한 내용이다. 우선 바리데기라는 버려진 여자를 소재로 하고 있고, 그 여자를 둘러싸고 있는 인간다움과 인간다움을 거부하는 사회와의 거대한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황석영 작가의 힘찬 필체와 함께 끝까지 인간다움을 사랑하고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바리가 헤쳐나가야 하는  누더기를 걸친 난민들과 굶어죽고 일하다 죽고 맞아죽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 무기를 들고, 목 떨어지고 피묻은 군복을 입고 대체 누구를 위해 싸워야 하는지 피로 물든 사람들이 있는 세상, 딸이나 누이나 며느리에게 형벌을 가한 아버지 오라비 남편 가족들이 함께 타고 있는 세상, 여자를 팔아먹는 놈들, 돈놀이꾼들, 가족을 산산이 흩어놓는 세상은 그야말로 지옥보다 더한 세상이다.

그 지옥보다 더한 세상에서도 바리는 인간다운 사람들을 만나 때론 행복하기도 한다. 바리가 영국에 가서 여러 인종의 사람들과 살아가는 모습은 참 인상적이다. 인종차별이니 남녀차별이니 하는 것은 비인간적인 사회가 만들어간 것일 뿐. 바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하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딸 홀리야순이도 얻게 된다. 하지만, 전쟁속에 남자가 행방불명되고  샹언니의 무심속에 아기가 죽게 되고 인간다움을 포기하려 한다. 하지만, 역시 끈질기게 버텨온 인간다움이 살아나면서 남편이 돌아오게 되고 바리는 힘을 내려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테러로 인해 또 한번 울지만......그 뒤에도 바리는 일어날 것이다. 다음에 어떤 내용으로 바리가 탄생할지 작가의 작품에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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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를 잡자 - 제4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18
임태희 지음 / 푸른책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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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어버린 책이다.

오늘은 비가 오고 비를 핑계대며 무료한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가....

책을 잡아 읽었다.

'내 뱃속에 쥐가 있어요' 그 쥐가 언젠가 죽으리라 생각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주홍이의 이야기, 그런 학생의 고민을 피하고 싶으나 아직은 길들여지지(?)않은 초임교사의 귀에 들리는 쥐 소리, 각자의 영역만 건드리지 않으면 평화로운 룸메이트같기를 원하는, 냉장고에 쥐가 있다고 믿는 주홍이의 미혼모 엄마.....

이 세명은 '쥐'로 인하여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쥐가 없다. 하지만, 쥐는 무섭다.

서로가 사랑하고 관심을 갖지만, 그러한 관심으로 인하여 다칠까 두려워하는 우리네 삶과 비슷하다. 또한, 사랑하는 것을 배반하고 살아갈 수 없어 자살을 하는 주홍이의 모습은 이제 더이상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이기도 하다.

그 누구하나 누구에게 피해를 주진 않지만, 아픔을 간직하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또한,  생활은 나아지고 훨씬 더 열린사회에 살지만 마음은 더 닫혀 버릴 수 밖에 없는  현대 청소년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별을 보내다>라는 작품과 연결지어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이 작품은 상징적인 부분과 문학적 요소가 있다면, <별을 보내다>라는 작품은 실제 미혼모인 청소년이 쓴 것이므로 사실적인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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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09-06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혼모를 양산해내는 현실이 무섭지만 뚜렷한 대안도 없는 것 같은 현실이 더 무섭답니다. 전 이 책 읽으며 참 많이 울었어요. 자라나는 애들이 걱정스러워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