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에이지 미스터리 중편선
윌리엄 월키 콜린스 지음, 한동훈 옮김 / 하늘연못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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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에이지 미스터리를 읽는 것은 즐겁다

황금기에 쓰여진 미스터리들 답게 작품 모두가 하나같이 개별적으로 일정 이상의 완성도와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독서의 즐거움을 누리게 하고 있다

이들 작품들은 모두가 19세기 중반이나 19세기 후반 그리고 20세기 초반에 쓰여진 것들로 지금의 수많은 미스터리들의 효시와 원형들을 이루고 있다

약간은 어느 정도는 지금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심심하거나 너무 마일드하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고전은 언제나 동시대의 감각과는 일치하지 않으면서도 읽히기에 그쯤은 감수하고 읽으면 우리의 조상님들이 읽었던 그 시대의 마음으로 미소를 머금고 즐겁게 즐길 수 있다

수록된 작품은 모두 다섯 편이다

 

1.3층 살인사건-프랭크 보스퍼

개인적으로 이 중편선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걸작이었다

어째서 넘버 원의 자리를 부여 했는가 하면 ㅋㅋㅋ 우선은 미소부터 감도는데 그 이유는 일단은 해학성에 있다

살인사건이 났는데 그 사건을 추적해 가는 도중인데도 어찌된 일인지 중간 중간에 유머가 지뢰처럼 매설되어 있어서 도중에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ㅎㅎㅎ 유머와 살인이 이처럼 잘 결합된 예로는 영화 살인의 추억 이후로 처음이었다

보스퍼씨는 꽤나 웃음을 진지한 자리에서 날려 주시는 본좌급인 분이었던 것이다

그 유머가 천박하거나 유치하지 않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예리하고 기지가 팔딱팔딱 살아 있는 그러니까 아주 귀여운 유머였다고나 할까

그러면서도 유머를 지나치게 남발하는 우를  보스퍼씨는 자제하고 현명하게도 사건의 동선을 살리는데 주력하여 해학은 서브 디쉬로 활용하는 우아한 집필력을 과시한다

살인사건의 범인을 나는 예상하고 있었는데 내가 머리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추리물을 읽으면서 습득한 방법으로 나도 탐정급 두뇌를 장착하게 되었는지 그렇지 않으면 보스퍼씨의 작품이 너무 쉽게 트릭이 안배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결론은 나의 예상대로 범인이 정해졌다(!)는 것이다 즉 나의 예상이 맞았다는 것이다

에거서 크리스티의 쥐덫을 보고 잘 학습된 독자라면 아 그러니까 현대식으로 말하자면 소년탐정 김전일을 보고 범인의 엉뚱한 출현을 잘 코드화해서 숙지한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맞힐 정도로 범인을 잡는 과정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정작 그 다음부터 이 작품의 진정한 가치와 특징이 수면 아래에서 빙산의 숨겨진 부피처럼 나타나게 되니 지금까지는 서론이다

문제가 무었인가 하면 지금까지의 살인 사건이 모두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꾸며진 희곡이었다는 것이다

즉 이 희곡을 꾸민 사람은 하숙집에서 사는 한 극작가 지망생이었는데 그가 사랑하는 하숙집 주인의 딸을 위해 하숙집에 사는 사람들을 모두 등장해 가공의 살인사건을 꾸며 냈다는 것이다

하숙집 딸에게 흥미진진한 살인사건을 들려주어 자신의 작업 효과(!)를 극대화하여 구애를 성공하기 위한 교두보로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려는 목적.이 목적으로 살인사건을 창작하여 하숙집 주인의 딸에게 들려준 것이다

그러니까 모든 살인 사건이 다 허구고 그들은 지금 정상적인 삶들을 일상 속에서 살고 있으며 살인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인물들인 것이다

이런 반전은 2004년에 한국을 뒤흔들었던 파리의 연인의 충격적인 결말 이후로 처음 있는 자칭 열린구조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모든 사건이 전부 다 허구이고 한 시나리오 작가의 머릿속에서 일어난 상상이고 김정은은 박신양을 결말에 가서야 처음 만나는 것처럼 이 소설도 모든 것이 허구이고 한 극작가의 머리에서 다 일어난 창작물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반전이 있다 신문에 실린 굉장히 성공적인 연극의 대본이 바로 이 하숙생 극작가가 들려준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였던 것이다 즉 이 하숙집에 사는 극작가 지망생은 사실은 굉장히 유명한 희곡작가였고 가명으로 하숙집에 하숙했던 것이다

 

결말 부분의 반전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다 마치 드라마 파리의 연인같은 황당하고 머리를 치는 듯한 그 구성이 아주 재미있었다

 

 

 

2.데드 얼라이브-윌리엄 윌키 콜린스

이 작품은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상 최초로 기록된 오판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창작된 사건이라고 한다

앞 뒤의 사정을 고려해 봤을 때 충분히 살인이 일어났을 거라고 짐작되는 증오의 감정,그리고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살인에 쓰였을 도구들과 시체의 뼈로 보이는 의문의 뼈,그리고 무엇보다 실종되어 완전히 사라진 피해자....

이런 것들로 하여 범죄의 용의자들인 두 형제는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올가미에 걸린 것처럼 점 점 더 살인자로 몰려간다

그러나 두 형제는 결백하다고 자신들을 변호하지만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 않고 결백을 입증할 만한 어떤 것도 형제는 할 수 없다

그러자 서서히 두 형제는 자신을 둘러싼 주위의 압도적인 의심에 굴복하기 시작한다

동생은 형을 살인의 범인이라고 밀고하면 자신만은 살 것이라는 얕은 생각에 자신만이라도 살려고 형을 고발한다 그것이 진실인지는 알수 없다

마침내 형도 사형에서 무기형으로 감형시켜 주겠다는 회유에 넘어가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한다 물론 사형에서 무기형으로 감형을 바라며

그런데 기적적으로 이들이 죽였다고 자백을 한 피해자가 버젓이 살아 있다는 소식이 들어온다

정말 두 형제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 작품을 읽으며 생각이 복잡해졌었다

만일 치명적인 의심을 살 정도로 원한 관계에 있다면 그리고 주위 정황이 마치 살인을 하기 알맞을 정도로 꾸며져 있기까지 하다면 범인은 따로 있거나 무죄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의 여론에 따라 꼼짝없이 살인자로 낙인이 찍히는 것은 피할 수가 없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종종 뉴스에서 들리는 죄인이 아닌데도 오판에 의해 억울한 수인의 세월을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째서 그런지 그 심층구조를 들여다 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자신이 무죄임을 알고 있는 당사자라 해도 믿어주는 사람이 없고 유력한 용의자로 몰리기 시작하면 두려움과 생명에 대한 애착 때문에 자신의 결백을 더럽혀가면서도 살기 위해 거짓 자백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착잡했다

이 두 형제는 결백한 사람들었음에도 압력에 못이겨 자신들의 존엄을 훼손당하고 스스로 자신을 모욕한 경우의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그런 피해를 보상해 줄 필요가 있는데 누가 해 줄 것인가?

 

 

 

3.안개속에서-리처드 하딩 데이비스

이 작품 역시나 3층 살인사건 처럼 가공의 꾸며진 이야기이다

어떤 살인사건을 꾸며내서 즐거운 이야기의 재료로 하기 위해서인데 그 이야기를 들려준 이유는 하원의원이 그 이야기에 심취에 국회에 해군 증강안을 연설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 것이다

그래서 살인사건을 들려준다

두 형제와 한 미녀가 나오고 그 두 형제의 유산에 얽힌 욕망과 서로간의 반목에 동생이 형을 죽인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미국인 해군 중위가 꾸며낸 이야기이고 다른 이야기인 미녀와 관련된 이야기에 중요한 의심을 사는 인물도 첫번째 이야기를 들려준 미국인 해군 중위라고 한 젊은이가 폭로한다

그리고 그 젊은이는 동생이 죽인 그 형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모든 이야기들이 꾸며진 것이고 그 목적은 추리소설을 읽기 좋아하는 하원의원의 국회 등원시간을 늦추려고 지어냈던 것이다

그러난 여기서 이중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 극회의원은 이미 몇 시간전에 국회에서 연설을 하고 나온지 오래였던 것이다

유쾌한 서로를 속이는 회합은 끝나고 이제는 술을 마시는 시간이 되었을 뿐이다

 

 

4.버클 핸드백-메리 로버츠 라인하트

미스테리물 중 특이하게 간호사가 탐정으로 나오는 의학탐정물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살인사건 같은 끔찍한 사건이 나오지 않고 그냥 부유한 집의 외동딸이 실종된 사건이 나올 뿐이다

결말을 알게 되면 조금 허탈하고 싱거울 수도 있다

그러나 침착하고 조밀하게 사건을 끌고 가며 도대체 끝이 어떻게 날것인지 무엇이 진실인지 한 치 앞도 잘 모르게 직조해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솜씨는 분명 일급이다

결말을 알기 까지 조금도 사건 전개를 눈치 못챘었다

 

 

5.세미라미스 호텔사건-알프레드 에드워드 우들리 메이슨

작가가 채택한 프로이트의 무의식이론이 중요하게 기용된 조금 이색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있다

무의식 소게 보았던 인상 착의와 특징들을 잠을 자면서 조금씩 자신도 모르게 꿈 속에서 자각한다는 점이 놀라웠고 그런 꿈 속에서 본 사실들을 믿고서 범인을 잡을 때 증거로 채택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과연 지금도 그런 꿈 속에서 본 사실로 범인을 붙잡고 있을까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꿈속에서 본 것만으로 범인을 잡기엔 너무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이니까

지금은 그런 무의식적인 사항들로 범인을 잡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런 특징들로 범인을 잡는 것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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