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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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봄~ 벚꽃 꽃망울이 터뜨리기 시작할 무렵 이 책을 읽기 시작하여, 벚꽃엔딩과 함께 이 책을 세번이나 읽으며, 올 봄 빈센트 반고흐의 영화같은 삶에 완전히 빠져들었으며,

 

이 책을 읽고, 빈센트의 삶에 아주 조금이나마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고, 그 마음 또한  이제서야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빈센트를 찾아가는 마지막 여행지를 런던으로 정한 저자 정여울. 런던을 마지막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는 런던내셔널갤러리에는 빈센트의 터닝 포인트가 된 그림 다섯 송이 <해바라기>와 의자 하나만으로 그 사람의 한평생을 너끈히 그려낼 줄 아는 투지가 담긴 빈센트의 작품 <빈센트의 의자>가 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사춘기 시절 빈센트를 좋아하게 된 이후로, 빈센트와 관련된 모든 곳에 가보고 싶어, 10년간 반고의 흔적을 찾아 떠난 한 편의 영화같은 에세이를 푹 빠져서 읽고 나니, 반고흐 작품들이 흩어져 있는 전세계 갤러리, 미술관을 다 돌아본 듯한 느낌과 함께, 반고흐의 출생에서 부터 요람까지, 그리고 빈센트 반고흐가 머물렀던 모든 곳을 구석구석 함께 여행을 한듯한 느낌과 함께 아직도 잔잔한 감동이 느껴집니다 ~~~!!!

 

 

책커버와 책표지는 빈센트가 생레미 요양원에서 그렸던 <수확하는 사람><별이 빛나는 밤> 두 작품으로 책을 펼치면 이렇게 멋진 작품으로 만날 수 있으며, 책속에는 사랑하는 동생 테오 및 여동생, 가족들에게 쓴 편지외에도 많은 편지들, 그리고  빈센트 그림에 대한 설명들이 정여울 작가의 아름다운 필치와 함께 담가져 있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은 인간의 모습이 배제되어 있고 오직 밤하늘과 별만이 서로 드잡이하듯 혼란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그림 중 하나인 <별이 빛나는 밤> 은 빈센트다운 모든 요소가 강렬하게 집약된 작품이다. 그는 별을 바라볼 때마다 꿈을 꾸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 별은 그저 다다를 수없는 이상에 그치는 것이다. 생레미의 요양원에서 빈센트는 화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누구의 조롱도 당하지 않고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이다. _P.44

 

 

1

 

빈센트가 말을 걸어온 순간

 

가장 어려웠던 시절 빚을 내어 다녀온 미국여행에서 빈센트의 그림을 보고난 이후부터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글을 쓰고 싶고, 공부를 하고 싶은 소박한 꿈을 버리지 않도록 응원해준 사람이 빈센트였다고 말하는 저자 정여울과 함께 빈센트가 태어난 네덜란드 준데르트, 빈센트 생가가 있는 벨기에 몽스의 작은마을 보리나주, 빈센트가 화가로서 품어온 꿈을 실현하기 시작한 마을인 <감자먹는 사람들>을 그린 뉘에넨, <별이 빛나는 밤>,<사이프러스>등 수많은 작품들을 탄생시킨 생레미 요양원 등 빈센트 반고흐의 흔적을 따라 여행하며, 따뜻한 이야기가 있는 빈센트의 그림들과 사진들이 책 읽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이 세상에서 너 하나만이라도 내가 꿈꾸는 그림을 보게 된다면, 그림속에서네 마음을 위로받는다면.... 나를 뒷바라지하느라 너는 항상 가난하게 지내왔을거야. 그 돈은 내가 꼭 갚을 거야. 그게 안된다면, 내 영혼을 너에게 줄거야. P.29-테오에게 쓴 편지

 

 

"사람이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는거 처럼,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에는 끝내 별에 도착할 수 없겠지." 빈센트가 자신만의 별에 다다르는길, 그것은 바로 해바라기 였다.

 

빈센트는 테오에게 보낸편지에서 "위대한 일은 어느날 갑자기 충동적으로 일어나는게 아니라, 작은 일들이 서로 연결되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매일 아침 해가 뜰때 부터 저녁 늦게까지, 나는 해바라기 그림에 매달리고 있단다. 이 꽃은 정말 빨리 시들어버리거든. 그래서 한 번 시작하면 그 자리에서 끝을 봐야 한다."_ P.33

 

 

'빈센트그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색채의 조합, 즉 노란색, 파란색, 붉은색 등 이 어우러져 강려한 대비를 이루는 열정과 광기의 이미지는 해바라기 그림들 속에서 완성되었다. 해바라기는 빈센트의 영원한 뮤즈이자 빈센트의 불꽃같은 인생 그 자체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_P.36

 

 

검푸른 밤하늘, 카페테라스에서는 커다란 가스등이 켜 져 있었단다. 그 위쪽으로는 별이 반짝거리는 푸른 하늘이 보였지. 바로 이곳에서 밤을 그릴때마다 나는 놀라곤 한다.(...) 이 그림을 그릴때 검정을 전혀 쓰지 않았고, 아름다운 파랑과 보라, 초록만을 써서 밤하늘을 그렸다, 그리고 밤을 배경으로 빛나는 광장은 아주 밝은 노랑으로 그려 보았지. 이 밤하늘에 붓으로 별을 찍어 넣는 순간은 정말 행복했단다.

 

P.40-밤의 카페테라스를 그리면서 여동생 빌에게 쓴 편지

 

2

 

관계의 상처에서 구원받지 못한 영혼

 

빈센트가 생의 마지막을 보냈던 작은 다락방, 치료를 받으며 많은 교감을 나누었던 가세의 정원, <오베르쉬르 우아즈의 성당><까마귀가 나는 밀밭> 등의 배경이 된 장소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오베르쉬르우아즈를 빈센트의 그림과 삶을 떠올리며 하루 종일 천천히 마을 곳곳을 둘러보고 난 뒤 빈센트의 무덤까지 걸어갔다가 파리로 돌아와, 다음날 오르세미술관에 가서 빈센트의 원작을 감상하면, 그림에 대한 이해와 감상의 폭이 한층 두터워 진다. _P.112

 

 

찬 서리와 비를 맞으며 길바닥에서 잠들었는데 오히려 에너지가 샘솟는 기분이었단다. 그 때 나는 이렇게 중얼거렸지. 어떤 절망속에서도 다시 일어나고야 말리라. 던져둔 연필을 쥐고 계속 그림을 그림을 그리리라. 그 순간부터 세상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영원을 향해 다가서는 것이다. _P.140

 

 

빈센트가 가장 깊은 슬픔을 느낄 때는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라고 여겼을 때였으며, 그가 참혹하게 잘린 귀를 통해 고갱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제발 내말을 들어달라'고 절규하며, 들판에 지천으로 늘려 있는 밀 이삭들을 보면서도 '사람의 귀'를 떠올렸던 빈센트의 처절한 외로움을. 빈센트가 마지막으로 우정을 나눌 친구로 여겼던 가세마저 몇 달만에 소원한 관계가 되면서, 이제 '소통의 불빛'은 어디에도 없는거 처럼 보였으리라. _P.156

 

 

나는 이 그림을 보면서 빈센트의 슬픔속으로, 나아가 그리려 했던 한 여인(빈센트가 사랑했던 거리여인 시엔)의 슬픔 속으로 저절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대상이 느끼고 있는 '슬픔'자체에 아름다움을 느낀다. 빈센트의 그림을 통해 나는 슬픔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아니 슬픔이야 말로 인간이 지닌 가장 아름다운 자산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3

세상에서 잃어버린 나 자신을 찾는 길

 

여섯 아이들의 출산시기조차 철저히 계획해 두었기에 생일이 모두 3월에서 5월에 몰려 있을 정도로, 예측 불가능한 모든 것을 싫어하는 빈센트 어머니 아나, 아들을 정신병원에 집어넣아야만 한다고 폭언을 하는 선교를 목적으로 낯선 마을에 이주한 신교도 목사 빈센트 아버지는 아들에게 '조건 없는 무한 사랑의 따스함'을 가르쳐 주진 못했지만, 다방면에 걸친 교육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빈센트에게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 바로 '독서의 습관'이며, 가족은 저녁마다 모여 함께 소리 내어 책을을 읽었고, 집안을 가득 채운 책을 통해 자유로운 상상의 바다를 헤엄칠 수 있었다. 빈센트는 자신이 읽은 책을 테오가 읽기를 바랐고, 자신이 사랑하는 책에 태오도 감동하면 더 커다란 기쁨을 느꼈다. 성경은 항상 최고의 책으로 사랑받았지만, 빈센트는 다양한 세계문학 작품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문학은 빈센트에게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 되어 주었으며, 기억력이 비상했던 빈센트는 기억해 둔 것을 글로 묘사하는 데도 뛰어났다_P.177-181

 

사람들은 내가 너무 빨리 그림을 그린다고 이야기하지. 그들의 말을 믿지마. 감정은 자연을 바라보는 진솔한 느낌이고, 인간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무엇이잖아. 나는 가끔씩 감정이 너무 격렬해져 그림을 그리는지도 모르는 채로 그림을 그리곤 해. P.209 테오에게 쓴 편지

 

담배를 물고 있는 해골빈센 트의 파리체류 시절 걸작이다.이그림은 마치 빈세트 자신의 자화상처럼 느껴진다. 인간으로서 타인의 체온을 그리워하지만, 결국 혼자 남은 해골처럼 철저한 고독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빈센트의 마음이 느껴진다.

 

파리에서 빈센트는 '세상이 어떤지를 살피다가 자신이 '어떤지'를 잃어버리는 듯 같았지만, 그런 빈센트에게 아를은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되찾는 장소가 되어 주었던 아를에서 1888년에서 1890년까지, 꽃피는 아몬드 나무 연작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빈센트가 그린 아몬드 나무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그림은 테오의 아기 태어난 것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그린 그림, ‘꽃피는 아몬드나무’.

 

 

테오는 자신의 아기에게 '빈센트'라는 이름을 붙여줄 정도록 형을 사랑했으며, 테오의 아들은 빈센트처럼 용감한 사람으로 성장했고, 삼촌 빈센트이 그림을 하나하나 팔면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었음에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삼촌의 그림을 박물관에 기증해, 현재 암스테르담 반고흐미술관에 소장된 세계 최고의 빈센트 반 고흐 컬렉션은 용감한 조카 빈센트의 기증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4

 

내게 보이는 색깔로 세상을 그리는 일

 

빈센트가 밀레를 넘어설 수 있는 길을 찾아낸, 고갱외 꼭 초대하고 싶어 한 화가 베르나르와 함께 완벽한 예술가 공통체를 꿈꾸던 아를, 빈센트는 끝없이 펼쳐진 아를의 평야를 '영원'이라고 불렀으며, 빈센트는 고갱이 아을로 온 첫날 <씨 뿌리는 사람>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빈센트는 밀레의 그림을 여러 번 습작했으며, 이런 습작은 점점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가며, 밀레를 뛰어 넘고 있었던 것입니다.

 

빨리, 빨리, 더 빨리, 더 빨리. 더욱 빠르게. 밀밭을 테마로 한 그림 일곱 점을 다 그렸다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묵묵히 추수에만 열중하는 농부처럼 말일세.

 

 

 

북쪽(파리)에 있을 때보다 훨씬 좋아. 한낮의 뙤약볕 아래서 그늘 한 점 없는데 밀밭에 나가 그림을 그리고 있지. 젠장. 이 고장을 서른다섯에야 찾아 오다니! 스물다섯 에 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때는 회색에, 아니 아무런 색이 없는 존재들에 매료되어 있었으니."

P.239 -베르나르에게 쓴 편지

 

지금은 가을이라 활짝핀 난초와 마찬가지로 밀바을 마음껏 그릴 수 있는 엄청난 기회야. 농부들이 포도를 수확하는 모습도 그리러 가야 하지. 그 틈에 바다 풍경도 그려야 하니, 가을은 더욱 바쁘다. 게다가 난초들은 분홍빛과 흰색인데, 밀바은 노란색이고, 바다는 파래. 이제 새로운 푸른색을 찾아봐야 겠어. 정말 가을은 온통 빛의 스팩트럼으로 가득 차 있어......."

 

5

온 세상이 나를 막아서더라도

 

내 인생의 목표는 최대한 많이. 최대한 잘 그려보는 거야. 그렇게 최선을 다해 그리고 나서는, 인생의 종착역에서 되돌아 보고 싶구나. 애정을 담아, 그리고 약간의 반성을 담아.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내가 미처 그리지 못한 그림들을 아쉬워하면서 죽어가고 싶어.

P.334 -테오에게 쓴 편지

 

"매미가 서럽게 우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우리 고향에서 농부들이 화롯가에서 귀뚜라미 소리를 듣는 것처럼 운치 있단다. 테오야. 이렇게 사소한 느낌들이 우리 인생을 밝혀 준다는 것을 잊지 말자." P.337 생레미 요양원에서 테오에게 쓴 편지

 

나는 이렇게 지내면서 또 다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나는 결코 굴복하지 않아. 또 한 번 새로운 작품에 도전할 거야. 나는 이제 이러게 믿고 있어. 또 다시 새로운 광채에 매혹되고 있다고. P.338 테오에게 쓴 편지

 

요새 나는 아주 열심히 작업에 몰두하고 있어. 밀을 베는 농부의 이미지와 싸우고 있다. 이 그림은 온통 노란색으로 뒤덮여 있어. 아주 두껍게 물감을 칠했고 그림의 주제는 직극히 단순하고 아름다워. 농부는 낫으로 밀을 베면서 땡볕 아서 자신의 임물를 다하려고 애쓰고 있지. 온 힘을 다해 일을 하는 농부는 희미하게 그려져 있는데, 그가 베고 있는 밀이 곧 우리 인류라고 생각할 수 도 있어.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림은 죽음의 이미지로 보이기도 해. 이전에 내가 그렸던 씨 뿌리는 사람의 이미지와는 정반대라고 볼 수 있어. 하지만 이 죽음은 스른 것이 아니야. 타오르는 태양이 모든 것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환한 대낮에 이루어지는 일이거든. P.342 테오에게 쓴 편지

 

마침내 밀을 수확하는 농부의 그림을 다 그렸어. 아마도 너희 집에 두게 되겠지. 이 작품은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이 우리 인간에게 건네 주는 죽음의 이미지를 그린거야. 그러나 이것은 어두운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웃음을 터뜨릴 듯 싱그럽게 피어나느 모습이고,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지. 약간 보라색을 띠는 언덕 부분만 빼놓으면, 이 그림은 온통 옅은 노란색과 황금빛으로 가득 차 있단다. 좀 우습기도 하지. 이건 내가 요양원의 쇠창살 너머로 바라본 풍경이니까. P. 343 -테오에게 쓴 편지

 

빈센트 반고희의 발자취를 따라 반고흐의 삶속으로 여행하며, 책을 읽는 내내  반고흐를 만나고, 그의 작품들 또한 감상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한 시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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