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궁금해져 넌 어떻게 우는지
송세아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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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 리뷰에요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가끔 궁금해져, 넌 어떻게 우는지 라는 책입니다.

책에서 공감되는 구절을 따라 리뷰를 써보려 해요.

가끔 궁금해져, 넌 어떻게 우는지

01. <위로>

련하게 되지도 않는 위로의 말들을 늘어놓았다. 친구를 아끼는 마음에, 내 친구를 아프게 했다는 사실에 화가 나 뼈아픈 말들을 꺼내 놓고 말았다. 내 위로가 이미 시퍼렇게 멍이 든 친구의 마음을 더 세게 짓누르고 있는지도 모르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 역시 그랬다. 그와 헤어진 뒤 주위에서 쏟아냈던 그에 대한 비난들을 들으며 늘 가슴 한편이 따끔거렸다. 그래도 내가 한때 사랑했던 사람인데, 이렇게 별로인 사람을 내가 온 마음을 다 써가며 사랑했다니. 덤덤하게 자리를 지키다가도 집에 돌아오는 길엔 알 수 없는 자책감에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위로는 늘 어렵다. 뜻하지 않게 상대를 더 많이 아프게 할 수도 있다. 세상에 정답이라는 것이 없다고 믿지만, 정답에 가까운 위로가 있다면 화가 난 내 마음이 아닌 이미 시퍼렇게 멍이 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아닐까. 위로하는 순간만큼은 내 마음보다 상대의 마음을 더 위에 앉혀 두고 먼저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

이별한 친구에게 그 친구를 아낀답시고 날이 선 말들을 수없이 내뱉았던 철없던 시절이 제게도 있었습니다. 그땐 그것이 친구를 위하는 일이라 큰 착각을 했었죠. "이별" 만으로도 아팠을 친구에게 저는 그녀의 헤어진 남자친구 험담을 하며 친구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었습니다. 제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친구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는 걸 모른 채 말이죠. 추후에 친구는 그 남자친구와 다시 만나게 되었지만 저는 그 소식을 제 3자에게 전해듣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이별을 겪고 친하게 지낸 친구들에게 얘기를 털어놓았을 때 반응은 두 가지였어요. 첫 번째 친구는, 저의 이별 소식을 듣고 나의 전 남자친구의 험담부터 했어요. 내가 그와 연애하며 친구에게 고민상담 했던 것 까지 얘기하며 "그때 그 사람은 그렇게 널 아프게 했잖아." "널 힘들게 했잖아." 라며 굳이 꺼내고 싶지 않은 과거의 기억들까지 떠오르게 만들었죠. 그 친구의 말을 듣다보니 내가 좋아한 사람이 이렇게 하찮은 사람이었나? 그럼 나도 같은 사람인건가? 온갖 생각들로 점차 기분이 복잡미묘해졌어요. 두 번째 친구는 저의 이별 소식을 듣자마자 처음 꺼낸 말이 "너 참 힘들었겠다." 였어요. 그 말에 울컥한 저의 등을 토닥여주며 그 동안 후회없이 사랑했음 되었다고, 할만큼 했다고. 라는 말을 덧붙였죠. 그 한마디가 어찌나 큰 위로가 되었는 지.

그 순간, 나에게 이별을 얘기했던 그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이렇게 그녀의 입장이 되고나서야 깨닫고 마네요. 어쩌면 그녀도 제게서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았을까요.

다시 제게 그녀를 위로할 수 있는 시간이 온다면 위로하는 순간만큼은 내 마음보다 상대의 마음을 더 위에 앉혀 두고 먼저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 라는 저자의 말처럼 그저 그녀의 얘기를 들어주고 그녀가 열심히 사랑했던 시간들을 귀히 여겨주고 싶어요.

 


가끔 궁금해져, 넌 어떻게 우는지

02. 나와 너의 <사이>

니 우울증 책을 읽으며 어떻게 위로를 얻었냐고? 부끄럽게도 나는 '그래 나는 이 정도로 힘든 건 아니야.' '나는 이 정도는 아니니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 많이 부끄럽게도. 그렇게 마음이 고달플 때면 몇 장씩 책을 아껴 읽다잠이 들었고, 잠에서 깨고 나면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어지는 듯 했다. 종종 그런 사이가 있다. 서로 힘들거나 일이 잘 안 풀릴 때 유독 가까워지는 사이. 대부분 만나서 나누는 대화는 "나 요즘 이래서 힘들어." 나는 요즘 이래서 힘들어." 서로 힘든 이야기를 풀어내다가, "그래 우리 조금 더 힘내보자" 하며 그 날의 만남을 마무리 짓는 사이. 아마 그런 사이는 알게 모르게 서로 "나만큼, 아니 나보다 더 힘든 너도 있으니 힘내야지." 라는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이 사이를 결코 나쁜 사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왜인지 모르게 둘 중 한명이 행복하게 잘 지낼 땐 다시금 멀어지는 사이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씁쓸한 마음이 든다.

'서로 힘들거나 일이 잘 안 풀릴 때 유독 가까워지는 사이' 라니 떠오르는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와 만나서 나누는 대화의 90프로가 "나 요즘 이래서 힘들어. " "나는 요즘 이래서 힘들어." 였죠. 그 친구와는 한 직장에서 동료로 만나게 되었는데 높은 업무강도로 우리는 늘상 매일 힘들다는 얘기만 나누었어요. 근데 너무 힘든 얘기만 하니까 매일매일 일상이 부정적이고 스스로 힘이 들더라구요. 부정적인 감정에 갖힌 일상을 탈피하고자 결국 전 이직을 했고, 결과적으론 그때만큼 힘들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아요.

하지만 아직 그 친구는 그 상황에 머물러 있어요. 그리고 여전히 힘들다고 말합니다. 같이 힘들때는 그래, 나 만큼 힘든 네가 있지. 어쩌면 네가 더 힘들겠다. 라며 서로를 보고 위안을 받았는데 어느새 한 쪽만 힘들다고 말하는 관계가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연락이 뜸해지고 점점 멀어지게 되었죠. 하지만 함께 힘듦을 나눈 사이가 그렇게 쉽게 멀어진다는 게 너무 속이 상했어요. 그래서 그 친구와 다른 주제로 얘기를 해보았어요. 연애, 사회문제, 정치 등등 -

그러다 보니 가치관이 맞고 대화가 통하는 부분이 하나는 있더라구요. 꼭 힘들다는 말이 아니어도 친구와 내가 마음이 맞는 대화주제가 생겼으니 인연이 다시 이어진 느낌이 들었어요. '서로 힘들다고만 하는 사이'가 '둘 중 한 명이 행복하게 잘 지낼 때 다시금 멀어지는 사이'가 아니라, 그 이후의 노력에 따라 '새롭게 맺어질 수 있는 사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끔 궁금해져, 넌 어떻게 우는지

03. <인연>

나보면 내 곁에는 분명 미용실 원장님보다 나를 더 잘 알던 사람들이 다수 존재했었다. 한때 내가 사랑했던, 가족보다 더 많은 것들을 공유하던 사람들, 당시엔 나와 오래오래 함께할 것만 같았는데 지금 와보니 다들 어디로 가버렸는지 모르겠다. 어떤 이에게는 평생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내 마음 좀 알아달라고 조르기도 했고, 또 다른 이에겐 우린 잘 맞지 않는다며 애써 다가오는 마음을 밀어내기도 했다. 그래, 그 사이에서 부단히도 애를 썼다. 나도, 그리고 비단 사랑에 국한되지 않은 내 곁에 머물던 많은 이들도, 그 과정에서 내 마음엔 크고 작은 상처가 났고 그렇게 애를 쓰던 이들은 더 이상 내 곁에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인연 하나에 연연하고 눈물 쏟던 시간이 모두에게나 있었을 거에요. 학창시절에는 친구의 존재가 저에게 큰 영향을 미쳤는데 그땐 친구와 멀어지는 게 어찌나 두렵고 무섭던지. 인연 하나에 엄청난 감정소모를 했었어요. 시간이 흐르고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나니까 내가 애를 쓰지 않아도 내 곁에 머물 사람은 머물고, 떠날 사람은 떠난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내가 놓고 싶지 않은 사람이면 어느 정도의 노력은 하지만 많은 노력을 쏟지는 않게 되었죠.

인연에 연연해하지 않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인연'이라는 것이 귀하지만, '내' 가 더 귀하다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내가 맺는 모든 인연들은 '나'로부터 파생되는 것이기 때문에 주체인 '내'가 행복해야 모든 관계도 행복할 수 있어요.

 
 


가끔 궁금해져, 넌 어떻게 우는지

04. <연인>

렇게 너와 나는 연인이 되었어. 그 이후 나는 네 작은 눈빛에도 고장난 시계처럼 심장이 멈추는 날이 많았고, 수화기 너머 들리는 네 웃음소리에 가슴속에 작은 깃털이 살랑거리듯 간지러워 잠 못 이루기도 했지. 추운 겨울 카페에 마주 앉아 네 손을 마주 잡았다가 깍지를 꼈다가, 내 손을 쓰다듬었다가 또 내 머리를 쓰다듬던 네 손이, 이 모든 게 좋아서 행복이라는 단어가 온통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 같았어. 나 자신보다 누군가를 더 아끼는 감정을 처음 알았던 나는 이 감정이 너무 벅차 한동안은 내 마음을 다독이기에 바빴어. 방금 밥 먹었으면서 네가 보고 싶어서 온종일 밥 못 먹었다고 거짓말도 했고, 너와 다툰 날엔 며칠을 밥도 잘 안 먹고 울기도 했어. 너에게 헤어지자는 말도 많이 했는데, 그때 나는 그렇게 해서라도 네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아. 나만큼 너도 나를 많이 사랑하고 있는지, 내가 밀어내도 언제나 나를 찾아올 만큼 나를 많이 사랑하는지 어린애처럼 확인받고 싶었어. 그렇게 싸웠다가 헤어졌다가 다시 사랑했다가, 우리 안에 피어나는 모든 감정에 충실했어. 참 열심히 했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나 정말 많이 어렸어. 흔들흔들 외줄타기를 하듯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위태로웠어. 다행히도 지금은 나 그때처럼 첫 만남에 도망치고 싶은 생각도, 밥먹다가 포크를 떨어트리는 바보 같은 행동도 하지 않아. 더욱이 헤어지자는 말로 사랑을 확인하는 못된 행동도 하지 않지. 너를 떠나 몇 번의 또 다른 사랑을 만나며, 나 꽤나 안정적인 사람이 되었어.

그런데 있지, 가끔 그때가 그리워. 그래도 그땐 사랑한다는 말이 두렵지는 않았거든.

저자가 기록한 풋내나는 사랑의 감정들이 너무 순수하고 또 공감되어 책장을 넘기던 손이 한참을 이 언저리에서 맴돌았어요. 사랑이라는 것을 경험하면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란 감정은 다 겪어본 것 같아요. 감정이 예민하고 다듬어지지 않았을 시절엔, 마치 피아노 건반처럼 하루에도 수십번씩 기분이 가장 낮은 음에서 가장 높은 음까지 넘나들었죠.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꽤나 안정적인 사람이 되어, 잔잔한 선율을 낼 수 있게 되었어요. '적당히' 라는 걸 알게 되었죠.

불안하고 서툴었던 날들을 돌이켜보면 그 당시 주체가 '나'이지 않았기에, 상대의 입장을 더 많이 헤아리고 생각했기에 더 많이 흔들렸던 것 같아요. 가끔 무모했던 그 시절이 생각이 날 때가 있지만, 저는 지금의 안정감이 더 큰 행복으로 느껴져요.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

위에도 말했듯, '내'가 행복해야 나와 이루어진 모든 관계가 행복하니까요.

 

가끔 궁금해져, 넌 어떻게 우는지

05. <퇴사> 그리고 <내 인생 이야기>

렇게 퇴사를 결심했다. 한번 회사를 나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니,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을만큼 빠르게 번졌다.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 가빠오는 숨을 참았고 수시로 세면장을 드나들며 마음을 다독였다. '어차피 한 번 뿐인 인생, 내가 좋아하는 일들 하면서 살면 안 될까?'

가끔씩 마음이 소리를 낼 때가 있어요. 아닌 상황일 때 특히나 크게 들리죠. 전 직장을 퇴사하기 전 쯤 저도 마음의 소리가 몇번이고 들렸어요. '이건 아니야.' 익숙한 곳을 떠난다는 것이 참 어려워서 몇번이나 마음의 소리를 모른 척 했지만 바싹 말라가는 얼굴을 보며 깨달았어요.

'아, 이건 아니구나.'

 

래 사람은 큰일을 겪게 되면 주위를 둘러보게 되어있다고, 나 역시 그랬다. 퇴사를 앞두고 이 사람 저 사람을 붙잡고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한 답을 물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제각각이었다. 어떤 이는 왜 좋은 회사를 나오려 하냐며 몇 시간에 걸쳐 나를 붙잡고 열변을 토했고, 또 다른 어떤 이는 좋아하는 일에 도전하는 용기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그리고 남은 다른 이는 내 선택에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나를 밀어주었을 뿐이었다. 이들의 말 속에서 나는 결국 정답을 찾지 못했다. 다만 내가 찾은 작은 답이 있다면 그것은 이들 모두 나를 굉장히 사랑하고 있다는 아주 고마운 사실이었다.

막상 마음을 먹어도 실천은 참 힘들어요. 너무 떠나고 싶고 지긋지긋하지만 막상 오래 정든 직장을 떠난다는 건 힘드니까요. 특히 한 직장에 오래 있었을 경우는 더 어렵죠. 저 역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여러명에게 의견을 묻기도 했지만 사실 스스로의 답은 정해져 있었어요. 그저 내 선택에 후회할까봐 두려워서 나와 같은 의견을 내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내 결심에 더 힘을 싣고 싶었을 뿐이었죠.

퇴사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었고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정말 많구나. 라고 느낀 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저는 저의 마음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일 수 있었어요.

렇게 오늘 나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뛰어들었다. 새로운 곳에서 나는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만들어낼까. 그저 나를 한번 믿어보는 수 밖에, 언제 어디서든 나는 잘 할 수 있다면서 매일 같이 나를 격려해주는 수 밖에.

결국 저는 제가 원하는대로 회사를 떠났어요. 퇴사에 힘을 싣은 건 제 자신을 향한 '믿음'이었습니다. 어딜 가도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믿음.

이직한 지금의 직장이 제 마지막 직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거든요.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도 두렵지만 늘 그랬듯 저를 믿고 저도 언제 어디서든 나는 잘 할 수 있다며 매일 같이 나를 격려해줘야 겠어요.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각자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삶을 살길 바라요 :)




*서평 제의를 받아 책을 제공 받고 쓴 개인적인 감상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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