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감촉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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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작가님 책은 항상 잔잔한 울림을 준다. 책을 덮고도 은은하게 남아있는 감정들이 몽글몽글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시간의 감촉>은 자매라는 이름으로 함께 시작하여 다른 삶을 살다 다시 하나로 뭉쳐지는 과정에서 오는 감정들을 세심하게 그려낸다.

가족이지만 다른 삶을 살아 온 안나와 경선. 오랜 기간 특별한 용건이 없으면 만나지 않았던 두 사람은 경선의 간병으로 오랜만에 함께하게 된다. 안나는 경선의 병간호를 하며 경선의 손녀인 다니엘까지 돌보게 된다. 고요하게 혼자 살아온 안나에게는 큰 변화가 찾아 온 것이다.

안나와 경선의 대화는 소소한 웃음 코드였다. 오랜 시간 자주 만나지 않고 살아도 여행을 떠나서 함께 하는 이야기는 일반 자매들과 별반 다를 게 없구나 싶었다.
무엇보다 안나와 경선, 다니엘이 함께 떠난 여행에서 다니엘의 주도로 시작된 ‘우리의 첫’ 게임이 두 사람의 관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우리의 첫’ 게임은 자신의 첫번째 경험을 이야기하는 놀이이다. 자연스럽게 과거의 기억을 공유하며 관계가 돈독해진다.

여행에서 돌아온 자매는 이전보다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갈 발판을 만들었다. 과거를 돌아보고, 받았던 상처를 치유할 계기를 만든 것이다.

<시간의 감촉>은 몸을 바탕으로 지나온 삶의 흔적을 찾는 이야기다. 모든 순간이 처음이 되고 그 처음은 가장 오래된 것이며 동시에 가장 최근이기도 하고 미래이기도 하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순간이 처음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앞으로의 두 사람의 첫 순간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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