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기지 못할 상처는 없다
박민근 지음 / 청림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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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마음 다치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럴 때 마다 상처난 마음을 추스르고 잘 일어서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상처 안에 오래 머물기도 한다.

왜 우리는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당신이 이기지 못할 상처는 없다]의 저자는 상처를 이길만한 이야기를 아직 찾지 못해서 라고 말한다.

저자 역시 살아오면서 뜻하지 않는 삶의 과제와 싸우며 우울증을 겪었고 이를 겪어내는 과정에서 문학치료를 공부하며 상담가가 됐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희망의 이야기로 내면의 상처를 치유했듯 그 어떤 심리요법보다 울림있는 이야기가 가슴아픈이들의 마음을 회복하는 강력한 힘을 지녔다고 믿는다.

때문에 책, 영화,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문학, 예술 치료 요법으로 심리 문제를 치료하고 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담았다.

삶이 주는 다양한 문제로 상담실을 찾은 이들은 치료 과정 중 저자가 찾아낸 의미 깊은 이야기 속 한장면, 한 문장 앞에 멈추어 비로서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고

왈칵 울음을 쏟아내는가 하면 어질러진 자신의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희망을 그리기도 한다.



9p. 누구든 길을 잠시 잃을 때가 있지만 또 누구든 마음을 기울이면 다시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럴 때 좋은 이야기는 에너지를 채우는 씨앗이 된다. 회복과 치유의 이야기들이 마음에 스며들면, 그들 안에 숨어있던 희망이 움트기 시작한다.

희망의 이야기로 당신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29p. 부모와의 이별이라는 상처를 간직한 이들과 상담할 때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머리 앤>>을 꼭 권한다. 앤에게는 긍정의 감정 능력, 혹은 자기 방어 능력이

있다. 그것은 삶에서 희망을 추출하는 `희망 능력`이기도 하다.



˝전 이 드라이브를 마음껏 즐기기로 결심했어요. 제가 즐기겠다고 마음 먹으면 항상 전 그 일을 즐길 수 있었거든요.˝



긍정은 연습을 통해 얼마든지 단련된다. 그 연습은 어려운 공부나 싫은 일처럼 고된 과정이 아니라 환희의 씨았을 하나씩 줍는 행복의 과정이기도 하다.

<빨강머리 앤>은 그런 긍정 연습을 도와줄 것이다.



99p. 한 소녀가 있었다. 그리고 소녀를 끔찍히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호기심 많은 소녀는 그날그날 자신이 본 것과 느낀 것을 할아버지에게 들려주었다.

소녀와 할아번지는 행복한 나날들을 산다. 하지만 어느 날 할아버지가 사라진다. 사랑하시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며 소녀는 마음의 문을 닫는다. 세상에 대한 관심도 잃고 만다.



˝두려워진 소녀는 잠깐만 마음을 빈병에 넣어두기로 했습니다. `마음이 아플까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소녀는 자신의 마음을 작은 유리병에 담아 목에 걸고 다닌다. 이후 그녀는 마음이 아프지는 않았지만, 늘상 우울했다. 기뻐도 기뻐하지 못하고

슬퍼도 슬퍼하지 못하는 채로.



올리버 제퍼스의 <<마음이 아플까봐>> 이 이야기는 결국 회복의 이야기다. 어른이 된 주인공은 어느 날 바닷가에서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을 꼭 닮은 호기심 많은 한 소녀를

만난다. 소녀를 바라보면서 주인공은 이제 유리병에서 마음을 꺼내고 싶어한다. 하지만 온갖 방법을 써봐도 마음은 꺼내어 지지가 않는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바닷가로 굴러간 유리병을 집어든 소녀가 자신의 마음을 쑤욱 빼내는 게 아닌가? 갇혀 있던 주인공의 마음은 이제 되살아나 슬플 때 슬퍼하고 아플 때 아파할 수 있게 된다.



˝마침내 마음은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상처를 디디고 성장한다. 이별의 상처가 성장을 인도하는 치유제가 되는 것이 인생의 마법이다. 숱한 인생 역정은 앞날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121p. 착한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착한 여자, 착한 남자,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를 쓴다. 그들은 `착하다/나쁘다`의 이분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스스로를 강하게 규제하고 억압하는데 성인우울증의 상당수는 착한 아이 증후군에서 비롯된다.

<<착한 아이 사탕이>>는 아이들에게 착한 아이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치는 심리교육 동화이다.



˝언제나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랍니다. 사탕이는 절대 울지 않아요.

˝우리 사탕이는 아파도 참을 수 있지, 울지 않지?˝

무척 아팠을 텐데 이렇게 착한 아이가 세상에 또 있을까요?˝



채인선의 <<나는 나의 주인>> 은 정체성 이해를 돕기 위한 목적이 뚜렷한 그림책으로 독서 치료에 자주 쓰인다.



˝슬플 때 나는 아기처럼 엉엉 웁니다. 슬플 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서 그 곁을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슬플 때 나는 예전에 읽었던 재미있는 책을 다시

꺼내듭니다. 나는 어떻게 내 기분을 나아지게 하는 지 알고 있습니다.˝



김희경의 <<마음의 집>>은 어른들의 자기회복에도 효능이 있다.



˝마음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과 같아. (......) 마음의 집은 모양도 크기도 다 달라. 백 사람이면 백 개의 집이 생기지. 마음의 집에는 문이 있어.

어떤 사람은 아주 조금만 열고 어떤 사람은 활짝 열어두지. 문을 아예 닫고 사는 사람도 있단다. (......) 그런데, 마음의 집은 가끔 주인이 바뀌곤 한단다.

어떤 날은 불안이 어떤 날은 초조가 어떤 날은 걱정이 네 마음의 집을 다스리지. 또 어떤 날은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마음의 집 주인이 되기도 한단다. (......)

걱정하지 마. 이 세상에는 다른 마음들이 아주 많거든. 그 마음들이 네 마음을 도와줄 거야. 언제나 너를 도와줄 거야. ˝





[당신이 이기지 못할 상처는 없다] 이 책은 내가 올해 만난 책 중에서 가장 힐링도서 인 것 같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고, 이 책에서 소개했던 심리치유에 도움이 되는 책, 영상, 영화 등은 다시 한번 꼭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 속에 깊이 박힌 상처가 있는 친구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34가지 이야기 속 회복 심리학!!

˝누군가와 더불어 행복해지고 싶었다면 그 누군가가 다가오기 전에 스스로 행복해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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