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민족차별의 일상사 - 중등학교 입학부터 취업 이후까지
정연태 지음 / 푸른역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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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조선인에 대한 일본인들의 차별과 오늘날의 ‘차별금지법’ 제정을 연결시킬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일제 식민시절의 조선인의 삶이 어땠는지 아는게 적었기에, 한 2년 전에 <숫자로 본 식민지 조선>이라는 책을 읽은 적도 있었는데, 이번에 이 책의 존재를 알고서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그동안 대충 인식했던 개념 구분을 좀더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식민지 민족문제를 보여주는 지표를 4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는 점 – 민족 억압, 민족 수탈, 민족 차별, 민족(성) 말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민족 차별’의 구체적 모습을 그 원인의 측면에서 3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는 점 – 법적 차별, 구조적 차별, 관행적 차별-도 배웠습니다.

전혀 모르는 구분법은 아니었으나, 이 책을 통해 좀더 분명하게 이러한 구별과 각각의 연관성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학교 교육과 관련한 법적 차별은 일제 시대의 초반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완화된 면이 있지만, 구조적 차별은 여전했으며, 무엇보다도 ‘관행적 차별’은 지속되었고,

그 같은 관행적 차별에는 조선인에 대한 오래되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새로 조작되거나 개발되기도 한 일본인들의 ‘관행적 인식’, ‘차별 관념’, ‘차별 또는 멸시 이데올로기’에 기인했음을 잘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관행적 민족차별은, 조선인이 열등한 인종 또는 최소한 조선시대를 거치며 열등해진 민족이라는 일본인들이 에도 시절부터 또는 메이지 유신 이후 더 강화하며 가졌던 차별적 이데올로기나 대중적 허위의식에 바탕을 둔 것인데,

그러한 인식을 거침없이 드러내며 행하는 일본인 교사의 언행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구조적 민족차별, 법적 민족차별과 무관하게 ‘차별’은 더 강고해졌다는 점을 이 책이 알려줍니다.

그렇다보니, 이 책은 지금도 논의되고 있는 21세기 현재 우리 사회에서의,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물론 학생 입학과정에서의 차별, 지도과정에서 차별, 졸업이나 취업과정에서 발생하는 학교와 관계된 차별 등의 실태를 좀더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광주학생운동같은 대규모 학생시위 외에도, 민족차별에 항의하는 학교별로 벌어진 동맹휴학이 매우 많았다는 점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인 교장이나 교사, 또는 오리엔탈리즘같은 인식에 빠져 있던 선교사 출신의 서양인 교사등의 민족차별적 행위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학생들의 집단적 저항이 빈번했다는 사실에, 감명받았습니다.

목숨을 건 독립운동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학교생활에서 보여준 선조들의 저항정신과 시민 정신을 다시 더 조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졌습니다.

저자께서 이 책으로 얼마 전 좋은 상을 받으셨던데,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던 것 같습니다.

#푸른역사 #정연태 #식민지_민족차별의_일상사 #차별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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