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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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이 책을 읽은 분들의 페이스북 글들을 본 적이 있었고, 그래서 한 번 볼까하였는데, 마침 진학 준비차 이 책을 먼저 사서 읽은 아들 덕분에 저도 이번에서야 읽어보았습니다.

2014년에 나온 책인데, 이 즈음은 미국에서 유아기 백신접종으로 근 20여년동안 완전히 사라졌던 홍역 발생이 다시 시작되어 사회적 이슈가 된 시기였다고 하며, 이 시기보다 조금 앞서서 미국에서 전문가의 이름으로 '백신접종'과 '자폐증' 발생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을 하며 백신접종이 위험하니 조심하라며 궁극에는 유아들이 맞도록 권장되어 있는 각종 백신에 대한 접종 반대론을 퍼뜨리는 사람과 그 추종자들이 나온 시기와 겹치는 때라고 합니다.

이 책을 보면서, 특히 요즘 캐나다에서 '백신접종반대 시위'가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미국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것의 배경이 무엇인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나마 한국에서는 그 정도로 백신 불신론을 퍼뜨리는 전문가 참칭 세력들이 적은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기는 합니다.

그리고 아이를 낳으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접해졌던 '백신 불신론'을 진짜인지 과장된 것인지, 거짓인지를 찬찬히 짚어가고 스스로 알아가 본, 부모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의 차분한 설명이 따뜻하게 다가오는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다 조금 새로 알게 된 단편적인 사실인데,

양심적 병역거부에 앞서, 19세기 중반 백신접종이 보편적인 전염병예방법으로 도입되기 시작될 즈음, 백신에 대한 '양심적 거부'가 영국 등에서 먼저 입법적으로 보장되었다는 것, 하지만 그 때의 '양심'은 무엇인가를 다룬 논쟁의 소개도 조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백신의 안전성을 계속 지적하는 것은 좋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100% 안전한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백신접종이나 생산을 반대하는 것은, 제3세계 저개발 국가의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못할 짓을 하는 것이었구나는 점도 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타인을 보호하고, 그래서 사회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백신접종의 궁극적 목적이라는 설명도 많이 유익했습니다.

나의 몸은 외부 인자에 의한 "오염과 침해에 취약한" 것이기도 하지만, "남을 전염시킬 잠재력이 있어" 타인과 사회에게도 위험할 수도 있는 몸"이라는 것을 인식하면, 자신의 책임이나 역할에 대한 균형감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그나저나 미국이든 한국이든 어느 사회든, 인과관계같은 것이 없는데도, 교묘히 있는 것처럼 과장하거나 곡해시키는, 전문가를 참칭하는 사람들은 항상 있어 문제구나 싶으며,

그런 가운데에서도 사회 여론을 조성하는데 더 양심적이고 과학적 진실을 추구하는 진짜 전문가 집단의 노력이 얼마나 조직적이고 지속적인가에 따라 사회의 명운이 갈릴텐데,

우리 사회의 '전문가 직역 종사자 집단'이 부디 그런 역할을 잘하도록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사실 아직 읽지는 않았던 레이첼카슨의 유명한 책 '침묵의 봄'에도 나름 헛점이 적지 않았구나를 이 책을 통해 알게되었는데, 세상, 참 쉽지 않구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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