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주
실비 제르맹 지음, 류재화 옮김 / 1984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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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등장인물 '페르소나주' 그들은 누구인지에 대한 시적언어표현이 난무하는 프랑스 작가 실비제르맹

그녀를 이시대의 '반고흐' 라 칭하고, 그런 그녀의 에세이집이이라하니

형식과 내용이 궁금해서

또한 좋아하는 출판사가되어버린 1984books의 신작이기도해서 일단 시작했다.

'personnages' 소설속 등장인물들.

느닷없이 난입하듯, 그렇다고 소란스러운것도 아닌. 기막힐 정도로 신중하게 벽을 통과해 온다는 그들.

글을 쓰는 행위는 등장인물들의 출현을 통해 작가의 정신속에 난 갈라진 틈을 "읽어내는"것이라 표현하는 그녀이다.

글을 쓰는 행위는 도려내기, 제거하기 또는 내려놓기가 따라야 하고 그래야 해방감이 온다고 한다.

갈라진틈. 불확실성이라는 상처. 어떤 것도 메워줄 수 없는 결핍감이라는 찔린 자국.

이 작고 얇은 책에는 이처럼 두번, 세번 반복하게 만드는 문장인듯 읇조림들이 수없이 많다.

한페이지씩은 읽어지지만, 한권을 다 읽었을때에는 뭐가 지나갔는지 조금 멍해진다.

여줍잖은 글읽기 실력으로 더듬더듬 읽어나간 느낌들을 정리하자니 벌써 세번째 책을 뒤적일 정도이다.

글을쓴다는것.

내마음을 표현해낸다던가, 내머리속 상상을 꺼내어놓는다던가, 혹은 내가 알던 지식을 전달해낸다는것.

그녀가 이야기하는 글쓰기는 그저 단순한 전달의 기능이 아니다.

실비제르맹 그녀는 이 모든 단순한 것들을 지워버렸다.

창조한다는것을 이야기한다.

창조해내는것에 어떠한 의도가있다기보다, 스스로 창조되어나오는것을 어떠한 방해도없이 개입도없이 스스로 나타나길 돕는다.

그렇게탄생되어지는 여러 'personnages'에 대한 표현 한구절한구절은 그저 한문장 문장이 스스로 텍스트의 생을 얻어 살아가는것이다.

우리 의식으로부터 생겨난 각 등장 인물은 이제 새롭게, 아니 전려 다르게 태어나길 소망한다. 언어로 태어나기를, 언어로 펼쳐지기를, 언어로 호흡하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스스로 표현되기.

그렇다. 텍스트의 생을 원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명을 얻어 탄생된 'personnages'들이 책 곳곳에 그려지는데, 실로 여인의 상태, 그남자의 탄생비화 등등은 오싹거리는 소름들로 읽고 또 읽힌다. 이책은 에세이라기보다 시집같기도, 혹은 짤막한 단편소설같기도한 이유이기도하다.

글쓰기 뿐 아니라, 글을 읽는 행위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글을 읽기라기보다는 텍스트의 생을 얻은 자들을 만나 받아들이는 그 순간. 그 찰나를 이야기한다.

같은 이야기를 듣고도 누구는 기쁨을, 슬픔을, 경악을, 분노를 하나의 이야기속에서도 다 다르게 받아들일수있음을 우리는 안다.

같은이야기속에서도 단어 하나하나가 내맘에 와서 꼿히는 정도가 다다르기 때문이겠다.

작가의 펜을 빌어 탄생되어진 그들은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멋있게도, 때론 비참하게도, 때론 가엽다가도, 때론 사랑스러워지겠지만 우린 그들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때론 내옆에 그사람의 모습을 즉, 내가 알고 지냈던 익숙한 모습들을 투영시키고, 더 친근하게 받아들여 어쩜 짧은 그 책속에서조차 그들을 오해하는 오류를 범하는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시몬 베유는 묻는다. "자신이 옳게 읽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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