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을 뒤늦게 보고 혼자 푸욱 빠져있던 때가 있었다.
예사 드라마 같지 않게 무척이나 현실적인데다,
극 중 인물들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에 와닿아 숨이 막혔었다.
게다가 극중 지오와 준영의 알콩달콩한 연애는 어쩜 그리도 달달하던지, 보고 있는 내가 다 행복해질
정도였으니 송혜교와 현빈이 사귀고도 남았을 거라는 건 두 말하면 입 아픈 이야기.
그런 노희경 작가의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사실 좀 더 달콤한 연애 이야기 같은 걸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천천히 읽어가다 보니, 그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마냥 달기만한 연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쓰디 쓰고, 좀 더 냉담한 진짜 '현실' 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랑은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은 것이고, 현실이 드라마처럼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건 아니라는 것.
그녀가 드라마에서 항상 이야기하고자 하는 그것들이 진짜 그녀의 경험으로 적혀 있는 책이었다.
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매 편마다 담고 있던 주제와
내래이션으로 흐르던 그와 그녀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드라마 속 감정들이 떠올라 먹먹해졌다.
나처럼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면서 참 많이 공감했고 많은 것을 느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