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처럼 조그마한 카메라를 들고 세상의 풍경들을 관찰한다. Moving Essay이다. 그러곤 계속 무언가를 던진다. 짱돌도 저히 피할 수 없는 거대한 바위를 밀고 굴리기도 한다. 그 돌들은 굉음을 내며 굴러떨어져 조각나며 수많은 물음표를 던진다. 마치 유대인의 교육법이라는 '하브라타'의 정철 버전을 보는 듯하다. 목차를 펴면 모든 글에는 물음표로 끝난다. 물음표는 묘하게도 귀를 닮았다. 궁금해서 묻는 것이고, 묻고는 듣겠다는 언약이다.
가장 치명적인 질문은 바로 "왜?"이다. 이 질문 앞에 서면 누구나 작아지고 적어진다. 기존의 믿음과 가치를 뒤집어엎는 단 한 글자 앞에서는 말이다. 모든 것을 전도 (顚倒) 하고 뒤집어엎는 도전 (挑戰)의 말이기 때문이다.
정철은 '관찰자'에서 '해설자'로 '주해자' 로 변신한다. 너무나 많은 일인 다역의 역할을 해낸다. 눈에 띄는 모든 것을 재료 삼아 '대화'를 하고 싶은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글쟁이들 특히 시인들이 사물을 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풍경이란 글의 재료이자 사유의 시작이다. 그것이 바로 상상력의 시원 (始原)이다.
이번 글 또한, 굳이 인공 지능 시대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그가 계속 써 왔던 - <나는 개새끼입니다> 단 한 권을 제외하고는, 사실 이 책도 한 사람에 대한 책이었지만- '사람'에 대한 것이다. 사람다움, 사람처럼, 사랍답게 살기, 생각하는 사람 되기, 변함없는 주제에 여전히 천착한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 사람답게 살자는, 사람으로 살자는, 소박하지만, 가장 어려운 주제를 놓지 않는다.
다음은 어떤 내용의 책일까. 분명한 건 사람 냄새 물씬나는 책일 것이라는 것. 이번에는 소설ㅡㄹ 기대해보아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