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밤을 여러 가지 의미로 좋아한다. 나는 일찍 일어나는 것 보다 늦게 자는 게 쉽고, 무슨 일을 하던지 밤에 능률이 올라간다. 밤은 공부를 하기에도, 놀기에도 좋다. 그리고 밤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건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현대인이 그럴 것이다. 낮에는 해야 할 일이 있지만, 밤은 내 삶을 산다. Work-Life Balance의 Life에 해당하는 시간은 밤이다!
저자는 지구과학적인 밤, 물리적인 어둠에서 시작해 인간의 밤과 어둠(악), 과학의 밤, 심지어 도덕의 밤까지 매끄럽게 다루고 있다. 우리가 너무나도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기는 '어둠'조차 의심하게 만든다. 우리가 '어둡다'고 느끼는 '검은색 감각'은 빛의 부재인가? 아니면 검은 빛 그 자체인가? 우주가 무한하고, 무한한 우주에 셀 수 없이 많은 별이 빛나고 있다면 왜 밤하늘은 밝게 빛나지 않는가? 이런 질문들에 이끌려 다니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다시 밤, 어둠, 무의식 그 자체를 보게 한다. 이 책의 1장을 읽은 날, 매일 당연하게 돌아오는 어두운 밤이 새삼 특별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