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사람이 직업을 물을 때는 마치 전과에 대해 꼬치꼬치 문책이라도 당하는 양 허둥지둥 "저기…… 영화라든가…..…그런 걸 만든달까, 찍는달까……"라고 모기가 앵앵거리는 소리로쩔쩔매며 답하는 것이 고작이지만, 일단 해외로 나가 입국심사대에서 직업을 물어오면 "필름 메이커"라고 망설임 없이 한마디로 대답한다. 대답하면서 남몰래 황홀감을 느낀다. ‘필름‘. 아, 얼마나 아름다운 울림인지. 나는야 필름 메이커. 어찌나 행복한지.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거의 이해하지 못할 감각일지도 모른다. 이야말로 신앙이라는 것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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