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집에서 보림어린이문고
이영득 지음, 김동수 그림 / 보림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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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집에서'라는

정겨운 제목...

귀여운 그림...그래서 서점에서 몇 장 펼쳐 보았다.

일단 표지 그림과 제목 글씨가 맘에 들었다.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과 아이가 눌러 쓴  글씨가 무척 정감이 갔다.

그래도 몇 장 넘기기 전까지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엄마인 나한테는 정겨운 책이 되겠지만 아이한테는 재미 없을지도 몰라.

그런데 책장을 넘기면서 생각이 점점 바뀌어 갔다.

'어라,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어 할 책이네. 게다가 그림과 그림이 찰떡궁합처럼 펼쳐지는데 마치 아이가 쓰고 그린 듯한 책이잖아. ㅎㅎ 솔이와 상구와 사랑(?) 이야기도 잠깐 나오고.'

결국 난 '할머니 집에서'와 두 권을 더 사서 집으로 왔다.

아이한테 책을 안겨 주었다.

그런데 아이는 책을 받아 들더니 시무룩했다.

책 표지만 뚫어져라 보면서 말이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엄마 이 책 잘못 되었어!" 한다.

그래 짚이는 바가 있어 뭐가 잘못 되었냐고 물으니

아니나 다를까 감자가 색깔이 이상하단다.

ㅎㅎ 그래서

"잘못 되었다 생각 되더라도 한번 읽어 보기나 해라!"하고  나는 부엌으로 갔다.

심드렁하던 첫 표정과는 달리 아이는 책을 펼치기 시작하더니 눈을 뗄 줄 모른다.

그리고 단숨에  읽고는 얼른 내게로 달려왔다.

"엄마, 이 책 잘못 된 거 아니야, 솔이 감자는 자주색 감자야."한다.

이 책에는 자주감자 뿐만 아니라 망개 목걸이 이야기,

호박 이야기,

닭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하나 같이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게 볼 수 있게 써 놓았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음식도 만드는 사람마다 맛이 다르듯이

이 책 속의 이야기는 아이 맛도 나고, 시골 맛도 나고, 할머니 맛도 나고, 땅 냄새도 난다.

우리 아이한테 꼭 보여 주고 싶은 게 있다.

자주감자와 망개목걸이.

실은 나도 보고 싶다. 나도 망개목걸이 걸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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