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는 여자 - 2004 노벨문학상
엘프리데 옐리네크 지음, 이병애 옮김 / 문학동네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감동이나 공감을 넘어선 내 속 저 바닥에서 부터 치미는 분노는

극한의 희열과도 가깝다고도 감히 말할 수 있다.

나의 이 이중적인 감정을 달리 표현 방법이 없다... 내가 에리카다.

 

어머니와 에리카의 관계와 "아버지의 부재"...

20년동안 품어왔던 어머니의 어떤 목마름으로' 채울수 없는 자신의 세계'를

자신의 아이의 세계를 소유함으로써 채우려는 비틀어진 어머니상이 그려진다.

이것이 그녀이기 때문에 그렇게 살게 된것인지,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그녀가 그렇게 된것인지는

알 수 가 없다. 다만 그녀를 통해 자녀인 에리카에게 환경이 유전되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자신을 파괴하고픈 에리카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너무도 에리카가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아직도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함이다.

대중을 비웃으면서도,그들의 가장 추악한 모습을 훔쳐보고,

자신은 대중과 다르다고,달라야 한다하면서도 유행하는 옷을 몰래 사는 우스꽝스런 그녀.

에리카는 바랬다. 누군가 뒤틀린 자신을 부수고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 줄 사람이 나타나기를..

 모든것을 함께 해줄 사람을 기다린 것이다. 그녀 또한 어머니처럼 철저하게 목말랐던 것이다.

그녀는 클레머를 진정으로 사랑했다.

그래서 그녀의 상처는 너무도 깊어서, 깨어지길 원했던 자신의 세계,

아니 어머니의 세계로 그녀는 돌아간다.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 품으로 돌아간다.

적어도 다시는 그런 상처는 받지 않을테니... 

이제 그녀는 그녀의 어머니처럼 똑같이 살아가게 될것이다. 더욱 완벽히...

어머니처럼 남편없이 아이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에리카도 어머니와 같이

자신의 딸을 남자들로 부터 격리 시키고,

딸의 세계를 지배하며 그렇게 자신의 갈증을 그렇게 해소할 것이다.

 

클레머가 진정으로 에리카를 사랑해다면.. 결론이 달라졌을까?

클레머이기 때문에...그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음을 알았기에 그를 사랑하고

시험했을까.......

 

  책을 읽는 내내 너무나 아팠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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