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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당신을 위한 야망 독려 에세이
토스 기획 지음 / 웨일북 / 2023년 9월
평점 :
‘돈’으로 풀어보는 우리네 일상, 세속적이지 않으면서 진솔하기까지 했다.
우리 사회엔 대놓고 언급하기 껄끄러운 일종의 금기시 되는 주제가 있다. 바로, ‘성性’과 ‘돈Money. 청소년기를 지나며 ‘성’의 영역은 너무 몰라 적잖게 나를 당황스럽게 했던 주제인데, 성인기를 지나며 ‘돈’도 마찬가지지 않았나 싶다. 특히 한국사회, 유교사회의 그늘에서는 더더욱.
이 책은 사회 초년생을 비롯하여, 돈에 대한 관심이 생긴 사람이라면 간접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재미난 기회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책에는 사칙연산으로 풀어보는 돈 이야기가 담겨있다.
소득 및 부수입을 벌고(+), 소비와 낭비를 하고(-), 투자나 재태크를 통해 돈을 불리기도 하고(×), 마음과 가치를 나누고(÷)하는, 16명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은 총상금 2,000만원 규모의 토스 머니스토리 공모전 DRAFT의 당선작들이다. 경쟁률이 100:1에 달해서 그런지 웬만한 유명 에세이스트의 글들보다 재치있고 흥미롭다.
‘계산기를 두드리며 산다는 게 고단하지만,
등호 뒤에 무엇을 남기며 살아갈지 고민하는 일은 가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름의 가치와 고민을 나누는 치열한 16인의 이야기는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면서도, 어렵지 않고 충분히 공감을 이끌어 낼만한 것이어서, 틈틈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음에도 이틀만에 주르륵 읽혔다. 간단하게 챕터마다 개괄을 해보자면 이렇다.
(개인적으로 맘에 든 챕터는 ★표시)
[+1]. 퇴사 대신 카페를 차렸습니다.★
재무팀 회계담당으로 10년 넘게 일하면서 주말카페와 공간대여 사업을 진행했던 노하우를 들어보는 이야기다. 그녀의 투자는 30%의 수익률과 무엇이든 할 수 있고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벌어다줬다. 사업임대료부터, 인테리어 방법, 운용방식, 사업관련 조언 등 디테일한 얘기까지 들어 볼 수 있다. 마지막 써머리가 화룡점정이다.
[+2]. 사랑과 돈벌이에는 국경이 없다.
‘어떤 나라에 이민을 가면 그 사람은,
영유아기 시절부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외국인 남편과 결혼하여 태국에서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을 밑바닥부터 새롭게 쌓아나가는 방법에 대한 성공스토리가 펼쳐진다. 학원수강 언어에서부터, 구인플랫폼, 면접방식, 이직 등 구구절절 2년간의 고생. 뜻밖의 소득 파이프라인이 터지게 된 원인까지. 자기계발서의 성공스토리를 보는 기분이었다.
[+3]. 옆자리 김 과장님이 재벌집 카운슬러★
을지로에 서식하는 금융인이 가진 뜻밖의 부캐는 사주 봐주는 김도사님이다. 흥미로운 소재와 유머러스한 문체의 환상적인 콜라보에 가장 즐겁게 봤던 에피소드다. 주식, 비트코인 등 투자에는 잼병이었지만 우연히 접한 사주를 통해 새로운 소득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어떻게 전혀 다른 분야의 것을 접목시켜서 경쟁력을 갖고 가치를 창출하는지 과정이 흥미롭게 제시된다. 나를 잘 들여다 보면 전혀 새로운 분야에서 부캐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마지막에 나만의 부케를 찾는 3가지 도구도 덤으로 제시되는데 잘만 활용하면 꿀팁이 아닌가 싶다.
‘모두들 자신만의 특기를 잘 살려 운수 대통하시길!’
[+4]. 좋아하는 마음을 사고팔 수 있을까
번듯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좋아하는 털뭉치들(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의 시간을 보내기위해 짬짬이 펫시터 아르바이트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우림님의 이야기다. 펫시터란 가족이 집을 비우는 사이 강아지나 고양이를 대신 돌봐주는 일이다. 네덜란드 교환학생을 하면서 우연히 시작한 아르바이트에서 재미를 본 뒤, 한국에서도 유사한 서비스를 찾아서 사심을 채우며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 다만, 거의 최저시급으로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취미생활이고 소중한 존재를 맡겨주는 보호자님의 신뢰에 감사해 설레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사랑스럽게 말한다. 거창하진 않아도 그녀의 예쁜 마음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글이었다.
[-1]. 비혼주의자인 나, 축의금 회수를 선언하다.★
내 주변에 실제 비혼주의자가 많다. 그들의 애로사항을 모른 바 아니므로 비혼식에 대해 생각은 많이 해봤는데, 진짜 현실화한 사람의 이야기를 접하게 될 줄은 몰랐다. 결론적으로, 그녀의 ‘이립식’은 수익성이 전혀 없이 끝이 나버렸지만, 주변인들에 대한 감사함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특히, 마지막 저자의 선선한 태도가 맘에 오래 남는다.
‘기운을 다하면 또 잔치를 열어야지. 그땐 주머니 사정이 더욱 넉넉할 테니 청첩장에 ‘축의금은 정중히 사양합니다’라고 적을 것이다.’
[-2]. 케이팝 성공의 주역
8조원 규모의 팬덤시장, 그 속에서 자아 희생적 덕질의 처연한 말로에 대한 이야기였다. 팬심이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건 나도 90년대 왕년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여기선 BTS시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덕질 혹은 대중문화 상업성을 읽을 수 있었다. 팬사인회 1분을 위해 앨범 60장(80만원 상당)을 사야하는 현실이라니! 아이돌을 통해 삶의 긍정적 에너지를 얻는 건 좋지만, 골수까지 빼주는 팬심은 어딘가 뒤틀려 보인다. 뒤늦게라도 정신 차리고 덕질소비금액의 상한을 제한하며 건강한 삶을 사는 저자를 응원한다.
[-3]. 남은 건 개털이지만 경험은 부자입니다
‘내가 산 물건이 당시에 어떻게 살고 싶어 했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했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니까.’
칸 영화제에서 산 시뻘건 비치 타월로 보는 퇴사 결심사연, Y사 명품백으로 보는 퇴사 및 후회의 역사, 그리고 비알레띠 모카포트로 보는 위로의 이야기, 정말로 그 사람의 구매내역으로 일생을 한번 훑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흥미로운 내용 진행방법이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 머니 인사이트에서 소개된 소비 관련 콘텐츠 내용도 제법 괜찮아 추가로 살펴볼 계획이다.
[-4]. 우리의 소비는 틀리지 않았다.
유일하게 웹툰으로 된 이야기였다. 뜻밖에 실업자가 된 화자는 본인의 소비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소확행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는 내용이었다. 모쪼록 주인공이 얼른 상황이 나아져서 죄책감을 조금 덜며 소비생활을 했으면 하는 응원의 마음이 절로 들었다.
[×1]. 부동산 사기 당하는 몇가지 방법★
부동산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밌다. 특히, 저자의 서술시점이 2016년. 특히, 내가 부동산시장에 초심자로 발들일 때와 동일한 시점이라 몰입해서 보게 됐다. 안타깝게도 저자의 상황은 마음 편히 볼 수만은 없다. 법인 명의 부동산에 사기당해 계약금을 떼일 위기에 처하고, 설상가상으로 깔고 앉은 전세방도 빼야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위기 상황에도 정신만 차리면 호랑이에게 물려가진 않는 법! 본인만의 부동산 (재)투자원칙을 세우고, 냉정한 소송대응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지만 절로 응원하게 된다. 임장과정, 대출상품, 계약 시 인감증명서 확인 등 부동산 구매의 깨알정보도 이야기 속에 녹아있어서, 부동산 시장에 입문자에게 유용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2]. 주식에 콱 물려도 정신만 차리면★
주식 폭망의 3박자 표준세트구성을 볼 수 있었다. Step1. 초심자의 행운, Step2. 위기와 낙관, Step3. 본전치기를 위한 추가투자와 대폭락장의 서사시말이다. 그러나 저자는 젊고 건강한 멘탈의 소유자였다. 몇 천을 날려먹은 뒤, 노동의 힘에 기대어 극복하는 건강성을 보여준다. 주말 고구마캐기, 펫시터, 마카롱 가게 아르바이트 등 치열하게 평범성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마지막 구절을 응원한다.
‘아직, 삶은 끝나지 않았다.’
[×3]. 아파트를 샀다, 천장에서 물이 새서
스물일곱 살, 뺑뺑이 주택 청약에 (비공식) 최연소 당첨된 주인공이 계약금과 중도금 자금마련을 위해 ‘영끌’하는 과정이 귀엽게 그려진다. 실제 주택 청약과 관련된 경험이 디테일하게 녹아있어서, 시스템에어컨 옵션 설정 시 유의할 사항, 내일채움공제, 중도금대출 등 관련 정보를 깨알같이 얻어갈 수 있다. 분양을 받으면서 경제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주인공의 삼십대는 얼마나 탄탄한 경제생활을 하게 될지 절로 응원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4]. 님아, 그 코인을 사지 마오.
주식에 이어 루나코인의 생애주기를 통해 보는 암호화폐 투자 폭망스토리였다. 버핏의 투자관련 명언인 ‘수영장에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있는지 보인다’는 말을 교묘하게 비틀면서 순간, 순간 자신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처지를 표현하는 대목이 특히 재밌었다.
또, 저자는 ‘회전율이 높으면 수익이 작다’, ‘눌림목을 공략해라’, ‘인간지표를 경계해라’ 등 격언들을 방패삼아 투자를 진행하는 데 이것들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지켜보는 과정이 웃프다.
[÷1]. 나는 특별한 가치주에 투자한다.
‘인생의 최종 목표가 있나요?’란 질문에 언젠가 꼭 장학재단을 세우리라 당돌하게 되친 주인공, 그리고 이 ‘언젠가’는 60년 후가 아니라 ‘지금당장’이 된다. 20대 장학재단 이사장이 된 ‘꿈 여행 장학 사업’ 총괄책임자의 이야기다. 블로그 콘텐츠 연재를 통해 부수입을 얻은 자신감으로 시작, 현금성 자산이 아니라 지방 청소년에게 꿈 응원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을 한 이야기.
자본은 가장 효율적인 곳에 쓰일 때 더 큰 자산을 불러온다. 명품백 소비적인 것에 쓰지않는 건강한 자세가 돋보인다.
[÷2]. 1억을 모으고도 부끄러웠던 이유.★
결과의 공평과 과정의 공정에 대해 생각해보는 묵직한 자기 고백적 글이었다. 나도 학비에 큰 걱정없이 보냈던 학생이라,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날 학과사무실로부터 전액장학금을 포기할 수 있냐고 전화가 온다. 1등이 두명인 상황에서 원칙은 학점을 많이 들은 순으로 전액장학금이 배정되나, 2순위인 친구가 집안 사정이 어려워 양해해줄수 있냐는 것이었다.
“양보하지 않겠습니다.” 짧은 답을 남기고 끊은 전화는 십여년이 지나 1억을 모은 지금에도 부끄러움과 비루함으로 주인공마음에 뜬다. 이를 털어버리기 위해 아동병원에 기부. 그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며 나의 내려놓음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3]. 죽기 일주일 전, 유산을 상속했다
프리랜서 작가, 크크곰. 그녀의 사후세계 체험으로 시작하는 이 글은, 버스정류장에서 갑작스럽게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집중치료실에서의 7일간의 사색에 대해 다룬다. 30살의 젊은 나이이지만 죽음의 목전까지 가게 된 그녀의 감정변화, 삶의 태도 변화가 솔직하게 담겨있다. 아마, 전체 글을 통틀어 가장 깊은 사유와 철학적 성찰이 담겨있지 않나 싶다. 죽음 앞에서도 그녀는 일과, 상속을 떠올리게 되는데, 결국 그녀가 말하려던 것은 인간관계와 삶의 태도의 단정함이었다. 그리고 퇴원하고 보다 죽음을 의식하게 된 그녀의 목표는 ‘오늘 하루 제일 열심히 살기’라고 한다.
[÷4]. 버는 돈의 10%를 이웃과 나누자고
가난한 목회자의 딸로 살아가며 억척스럽게 ‘결핍’과 싸워온 주인공은 신혼 초 남편의 황당한 제안에 당황한다.
“앞으로 우리 부부가 버는 돈의 10퍼센트를 이웃들에게 나눠주면 어때?”
처음엔 부정하지만, 자신이 살아온 삶에서 도움을 준분들을 떠올리며 주인공은 ‘나눔통장’을 개설하게 된다. 통장이 쌓일수록 넉넉하게 주변인을 챙기게 되고, 내면의 자부심이 차올라 열등감이 극복하게 된 주인공의 반짝이는 삶이 마음 따듯하게 해주는 이야기였다. 사랑이 곧 나눔이라 생각하는 그녀는 산뜻하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내게 다이아몬드는 없지만, 시리얼 속 아몬드는 있으니까!”
돈 얘기라고 했지만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고도로 발달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그저 속물적인 어떤 것으로 치부되거나, 도구라고 해석하기엔 어쩐지 납작한 해석이란 아쉬움이 든다. ‘돈’은 어쩌면 삶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문법이 e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그런 시선에서 돈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통해 바라본 우리네 이웃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리고 진솔함의 힘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그 어떤 ‘경제, 경영’ 서적, ‘자기계발서’보다 더 열심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한 책이었다. 단순히 야망을 불태우는 것만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잘벌고, 잘쓰고, 잘불리고, 잘나누기 위해!
※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이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