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또 우리의 전기 네트워크에 대한 무관심도 생각해보았다. 전기에 진짜로 고마음을 느낄 만한 사람들은 오래전, 1950년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이미 잘 확립되어 있는 기술에 감탄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전구가 위세를 떨치는 것은 노인에게 남아 있는 촛불에 대한 기억 때문이며, 전화가 위세를 떨치는 것은 전서구(傳書鳩)*에 대한 기억 때문이며, 비행기가 위세를떨치는 것은 기선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이는 흥미롭게도 과학기술의 역사가 어떤 혁신이 도입된 시점만이 아니라 그것이 잊힌 시점, 너무 익숙해져서, 조약돌이나 구름처럼 평범해지고 딱히 눈에띌 만한 구석이 없어져서 집단의식에서 사라져버린 시점을 확인하는 데도 유용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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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한 부분을 자기 손으로 바꾸는 장인에게는 모든것이 얼마나 달라 보일런지. 그는 자신의 작업이 자신의 존재로부터 발산되는 것을 볼 수 있고, 하루를 마치고 또는 한 생을 마치고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하나의 대상-그것이 네모난 캔버스 의자든 도자기든을 보며 그것이 그의 기술들의 안정된 저장소이고 그가 보낸 세월의 정확한 기록임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이 이미 오래전에 손에 쥐거나 눈으로 볼 수 없는 무(無)로 증발해버린 기획들로 띄엄띄엄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군데 다 모여 있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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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자연은 피를 흘려 죽어가며 우리 문 앞에 당도한 예전의원수처럼 우려와 동정의 대상이 되었다. 자연 풍경은 이제 우리를훌쩍 뛰어넘는 모든 것의 상징 자리에서 물러나, 어디에서나 우리의 돈키호테적인 힘 때문에 상처를 입고 있다. 우리는 킬리만자로의 줄어드는 눈을 보며 터빈의 악영향을 생각한다. 아마존 강 주변의 벌거벗겨진 땅 위를 날며 열대우림이 우리 손에 쥐어진 꽃한 송이만큼이나 약하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회로판에는 존중심을 느끼고 빙하에는 동정심과 죄책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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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이라는 이 묘하고 불행한 용어는 중세에 기독교의 맥락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때 소명이란 예수의 가르침에 헌신하라는 명령과 갑자기 마주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시먼스의 말에 따르면, 이런 개념의 세속화된 변형이 현대까지 살아남아,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우리 삶의 의미가 이미 만들어진 결정적인형태로 드러나고, 그러면 우리에게서 혼란, 질투, 후회의 느낌이영원히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로 우리를 괴롭히는 경향이 있다.
시먼스는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가 《동기와 성격Motivationand Personality》에서 한 말을 좋아하여, 변기 위에 써붙여놓기까지했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그것은보기 드물고 얻기 힘든 심리학적 성과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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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선과 항구 설비는 실용적으로도 중요하고 우리에게 감정적인반향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왜 그 작업에 직접 관련된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것일까?
찾기가 어렵다거나 왠지 접근을 막는 듯한 표지판이 붙어 있기때문만은 아니다. 베네치아의 몇몇 교회도 마찬가지로 은밀하게숨어 있지만 방문객이 엄청나게 찾아온다. 배나 항구가 주목받지못하는 것은 유조선이나 제지공장, 나아가서 어떤 분야든 노동하는 세계에 깊은 존경심을 표현하면 이상하게 여기는 근거 없는 편견 때문이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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