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또 우리의 전기 네트워크에 대한 무관심도 생각해보았다. 전기에 진짜로 고마음을 느낄 만한 사람들은 오래전, 1950년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이미 잘 확립되어 있는 기술에 감탄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전구가 위세를 떨치는 것은 노인에게 남아 있는 촛불에 대한 기억 때문이며, 전화가 위세를 떨치는 것은 전서구(傳書鳩)*에 대한 기억 때문이며, 비행기가 위세를떨치는 것은 기선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이는 흥미롭게도 과학기술의 역사가 어떤 혁신이 도입된 시점만이 아니라 그것이 잊힌 시점, 너무 익숙해져서, 조약돌이나 구름처럼 평범해지고 딱히 눈에띌 만한 구석이 없어져서 집단의식에서 사라져버린 시점을 확인하는 데도 유용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P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