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속에서도 더러 완벽한 행복의 순간이 있다. 위기의 순간엔 외부적인 어떤 것보다도 기억이 우리를 절망에서 구한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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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에 잠깐 머무르는 동안 그는 "유대인 학살을 목적으로하는 그 어떤 활동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앞뒤가 맞지 않고 모욕적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말이었다. 당시에 침묵하는 다수자였던 독일인들 사이에서 가장 흔한 전략은 최대한 적게 알려고 하는 것, 그래서 어떤것도 묻지 않는 것이었다. 그 역시 그 누구에게도, 자기 자신에게조차 설명을 요구하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맑은 날이면 화장터 소각로의 불길을 부나 공장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대표독일이 결정적으로 패하기 얼마 전 그는 미국인들에게 체포되었다. 그리고 며칠 동안 전쟁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었다. 그는 본의 아니게 빈정거리듯, 그 수용소의 시설이 "원시적이었다고 했다. 실험실에서 만났던 그때처럼, 뮐러는 그러니까 편지를 쓰는 순간에도 계속 ‘keineAhnung‘, 즉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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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10시경에 공습경보가 울렸다. 새로울 것도 없었지만 경보가 울릴 때마다 우리 모두 뼛속 구석구석까지 파고드는 불안으로 몸을 떨었다. 그소리는 지상의 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 공장에서 듣던 사이렌이 아니었다. 그 소리는 어마어마하게 커서 전 지역에 동시에 그리고 규칙적으로울렸다. 발작을 일으킬 정도로 날카롭게 고음으로 올라갔다가 우르릉거리는 천둥소리처럼 낮아졌다. 그 소리는 우연히 고안된 게 아니었다. 독일에서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게다가 그것은 목적과 배경에 너무나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나는 어느 사악한 음악가가 그 사이렌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 사이렌 속에 분노와 절규, 달빛 속의 늑대 울음소리와 태풍의 소리를 담았을 거라고. 그래서 그것은 아스톨포의 나팔소리처럼 울려 퍼지는 것이다. 그 소리는 공황을 불러왔다. 폭격을 예고했기 때문이 아니라 지평선 끝까지 메아리치는, 상처 입은 짐승의 울부짖음 같은, 그 소리가 천성적으로 지니는 끔찍스러움 때문이었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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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이 세상 어느 나라에서나 똑같은 냄새가 난다. 낙엽, 휴식하는 대지, 불타는 나뭇가지 더미, 즉 ‘영원‘ 하리라고 생각했지만 끝나가는 것들에게서 나는 냄새 말이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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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같은 것(나트륨은 칼륨과 거의 같다. 하지만 나트륨을 썼더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같은 것, 유사한 것, ‘혹은‘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것, 대용품, 미봉책은 믿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차이는 아주 작을지 몰라도 결과는 엄청나게 다를 수 있다. 마치 철로의 선로변환기처럼 말이다. 화학자 일의 상당 부분은 바로 그러한 차이에 주의하고, 그것을 제대로 알고서 결과를 예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화학자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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