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Kill a Mockingbird (Paperback) - 『앵무새 죽이기』 원서
하퍼 리 지음 / Harper Perennial Modern Classics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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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면 속한 집단의 의견을 여과없이 받아들이는지 모른다. 그것은 편견을 낳아 죄없는 앵무새들을 죽이고 있는지 모른다. 저자는 이책을 통해 그런 편견을 이기는 방법으로 역지사지로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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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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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인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글쓰기할때 가져야할 마음자세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읽는 사람이 편하게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꾸준한 독서를 통한 내면을 키우고, 읽는 사람에 대한 존경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는 배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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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s, Germs, and Steel: The Fates of Human Societies (Paperback) -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원서 20주년 기념판
재레드 다이아몬드 / W. W. Norton & Company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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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은퇴하셔서 명예교수가 되신 지도 교수님은 고생물학개론 첫 강의에서 우주와 지구의 생성에 대한 설명을 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오늘 강의 내용에서 나는 아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그 누구도 오늘의 이야기들을 검증을 할 수 없을테니깐..." 비록 주입식 교육에 찌든 우리들이었지만, 교수님의 그 말씀이 지구의 생성에 대한 강의 내용을 일방적 받아들이라는 강요가 아니었다는 것 쯤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렇게 권위가 주는 부담을 덜어주신 교수님 덕에 학부 2년차의 학문적 유년기의 우리들은 우주와 지구의 생성에 대한 강의 내용들에 마음껏 "왜?"라는 질문을 서로에게 던지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다. 당시 "왜?"라는 질문은 우리들을 좀더 적극적이고 깊은 사고의 과정으로 몰아넣어 공부하던 주제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우리의 사고 체계에 견고하게 착상시켜주었다.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당시 기억은 강하게 여운을 남긴다.

생각과 지식을 정리하여 하고 싶은 이야기를 효과적이고 조리있게 하는 편은 아니어서 토론에 능하지 않지만, 나는 주변사람들과 사상과 지식의 교제를 나누기위해 토론을 즐긴다. 특정 주제에 대해 상이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토론을 하다보면, 평소에 내가 당연시 했던 고정 관념들의 이면을 들추어보게 되는 된다. 다른 의견을 바탕으로 나의 전반적인 삶을 떠받치는 생각들을 재검토하고 다듬는 것만큼 토론이 주는 유익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토론을 하다가 맞이하게 되는 안타까운 순간들도 적지 않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미디어를 통해 접한 주장이나 사상들을 심사숙고하여 평가하는 과정없이 받아들이, 사상누각을 만들듯이 그 위에 자신들 사고의 결과물들을 쌓아올린다는 점이다. 그런 현상들은 결국은 여러 편견들의 시발점이 되어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야기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 던져지는 다양한 정보들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한번 더 그 이면을 생각해보는 것은 그러한 편견들로부터 우리의 사고를 자유롭게 해줄 수 있는 중요한 덕목라고 여겨진다. 단지 편견의 틀에 갇히지 않게 해주는 것만이 아니라, 남들이 생각해보지 못한 영역으로 우리의 생각의 나래를 드리워 종국에는 새로운 시각과 사고를 제공할 수 있는 창의성의 발단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나는 토론 중에도 상대방의 주장에 "왜?"라는 질문을 자주 던진다. 대부분의 답변은 어떤 책이나 신문의 사설에서 읽었다이거나 최근 발단된 SNS나 YouTube 방송을 통해 알게되었다면 나는 다시 한번 그런 미디어의 정보들의 권위가 타당한지 검증해보자고 한다. 그런 시도가 거부되면 물론 토론은 거기서 거의 마무리가 되고, 그럴때마다 나는 새로운 창의적인 생각들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박탈당했다는 진한 아쉬움을 가지게 된다.

그런 면에서 수많은 비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총균쇠가 참으로 용감히 우리에게 역사의 새로운 영역의 초석을 마련한 훌륭한 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현재의 국제 사회의 현상을 설명하는데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인류 문화사 중심의 역사관에서는 몇가지 권위적인 사고들이 근간이 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전세계의 현대화를 이끌어낸 서구 백인들의 상대적인 우월함에 대한 가정일 것이다.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우월한 백인들은 훌륭한 문화를 만들어 합리적인 사회체제를 확립하여 과학적인 발명에 약진하여 종국에는 상대적인 약자인 아메리카 인디언들이나 아시아인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현대사의 단편들만보면 어쩌면 당연할 주장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뉴기니 친구 얄리 덕에 당연한 역사학의 명제에 또 한번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왜 서구 백인들은 보다 나은 문화와 사회체계를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약진할 수 있었을까?"라는 이 새로운 질문은 저자의 창의성을 자극하게 된다. 그런 저자의 창의성은 그가 익숙한 과학적인 방법을 바탕으로 한 논증으로 집약되어 이 총균쇠라른 서적을 고전의 반열에 올려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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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임계장 이야기 우리시대의 논리 27
조정진 지음 / 후마니타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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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38년간 공기업에서 근무했던 저자가 퇴직한 이후, 생계를 위해 여러 임시 계약직 일자리에서 겪은 일들을 수기 형식으로 기록한 일종의 르포타쥬이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정년 퇴직을 한 이후 안락한 노후를 기대하던 저자는 예상치 못한 아들의 뒤늦은 대학원 진학을 지원하기 위해 다시 직업 전선으로 뛰어든다. 나이든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기본적인 노동권도 보장되지 않는 시급제 임시 계약직 밖에 없다. 첫번째 버스회사 배차요원, 두번째 아바트 경비원, 세번째 빌딩 경비원과 아파트 경비원의 겸업, 그리고 네번째 고속버스 터미널 경비원으로 겪게되는 일들과 저자의 생각들을 책은 순차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르포타쥬 형식의 글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르포타쥬 형식의 글을 읽다보면 깊은 사고없이 책에서 주어지는 내용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럴거라면 차라리 티브나 유튜브를 통해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한편, 저자의 자기 중심적인 시각과 이해하기 힘들 결정 등을  보는 것도 불편했다.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한 아들의 학비를 지원하기 위해 취업을 결정한 것 저자의 결정도 공감하기 힘들었는데, 이를 지속적으로 최소한의 생계의 수단으로 표현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여튼 책 속에 등장하는 저자 주변의 갑질을 일삼는 무례한 사람들과 저자의 공감하기 힘든 행동들로 인해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기대했을 안타까운 마음보다는 답답한 마음을 더 많이 가지게 되었다. 여러가지 부정적인 면면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이야기 속에 묻어나는 세상의 불합리를 외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아담 스미스가 주장한 것처럼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은 부의 총합과 공리의 극대화를 가능케한 자본주의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생산자들은 경쟁의 과정을 통해 생산성을 확대하여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재를 공급해주며, 노동자들 역시 경쟁을 통해 건전한 노동시장을 제공하여 생산자들의 안정적인 기업활동이 가능하게 해준다. 바로 이 자유시장에서의 경쟁이 현재 인류 사회가 누리고 있는 번영의 일등 공신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경쟁은 책에 나오는 것과 같은 고르기 쉽고, 다루기 쉽고, 자르기 쉬운 임시 계약직 노인장들을 양산해내는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늘어만가는 고령 노동자들은 한정된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을 심화시켜 고용관계에서 불리한 상황을 악화시킬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저자의 취업은 다른 노동자의 손쉬운 해고와 연결이 되어있었고, 저자의 해고도 결국 손쉬운 대체인력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노인들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그 경쟁의 냉혹함에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물론 건전한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에 따른 차등적인 대우는 당연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경쟁의 피라미드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한번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충분한 노력과 준비를 하지 않아 자업자득으로 경쟁에서 낙오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난의 대물림이나 사회적 혜택에서의 소외와 같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경쟁에서 낙오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고, 불운함으로 인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노력과 준비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사회구조적 문제나 상황적인 문제로 인해 한 개인이 고통을 받아야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는 분명 도덕적 담론이 필요한 문제일 것이다. 자업자득이라고 하더라도 그 고통의 기간이 길어지거나 정도가 과도하다면 이 또한 도덕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슘페터는 자본주의의 커다란 성공이 결국에는 자본주의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자본주의의 고도화는 기술발전과 자원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결국 생존을 위한 생산으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키게 될 것이고, 생산에 종사하는 시간의 감소는 인류의 여유시간을 늘려, 자본주의 핵심 요소인 자유시장에서의 경쟁에 대한 도덕적 담론을 활성화시켜준다. 인류는 자본주의보다 도덕적 우위인 사회주의나 다른 경제 시스템을 채택하여 자본주의를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슘페터의 이야기처럼 도덕적으로 우월한 시스템이 언젠가는 오겠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과정의 긴 시간 동안에 나타날 인간들의 고통의 총합은 너무나 과도해보인다. 평등의 정신에 입각하여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도덕적인 담론으로 그들의 고통을 쓰다듬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출처: https://bookrev.tistory.com/entry/임계장-이야기-경쟁에-대한-도덕적-담론 [생각 손질법]

이 책은 38년간 공기업에서 근무했던 저자가 퇴직한 이후, 생계를 위해 여러 임시 계약직 일자리에서 겪은 일들을 수기 형식으로 기록한 일종의 르포타쥬이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정년 퇴직을 한 이후 안락한 노후를 기대하던 저자는 예상치 못한 아들의 뒤늦은 대학원 진학을 지원하기 위해 다시 직업 전선으로 뛰어든다. 나이든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기본적인 노동권도 보장되지 않는 시급제 임시 계약직 밖에 없다. 첫번째 버스회사 배차요원, 두번째 아바트 경비원, 세번째 빌딩 경비원과 아파트 경비원의 겸업, 그리고 네번째 고속버스 터미널 경비원으로 겪게되는 일들과 저자의 생각들을 책은 순차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르포타쥬 형식의 글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르포타쥬 형식의 글을 읽다보면 깊은 사고없이 책에서 주어지는 내용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럴거라면 티브나 유튜브를 통해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한편, 책을 읽다보면 자기 중심적인 시각을 가진 저자를 보는 것도 불편했다.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한 아들의 학비를 지원하기 위해 취업을 결정한 것 저자의 결정도 공감하기 힘들었는데, 이를 지속적으로 최소한의 생계의 수단으로 표현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여튼 책 속에 등장하는 저자 주변의 갑질을 일삼는 무례한 사람들과 저자의 공감하기 힘든 행동들로 인해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기대했을 안타까운 마음보다는 답답한 마음을 더 많이 가지게 되었다. 여러가지 부정적인 면면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이야기 속에 묻어나는 세상의 불합리를 외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아담 스미스가 주장한 것처럼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은 부의 총합과 공리의 극대화를 가능케한 자본주의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생산자들은 경쟁의 과정을 통해 생산성을 확대하여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재를 공급해주며, 노동자들 역시 경쟁을 통해 건전한 노동시장을 제공하여 생산자들의 안정적인 기업활동이 가능하게 해준다. 바로 이 자유시장에서의 경쟁이 현재 인류 사회가 누리고 있는 번영의 일등 공신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경쟁은 책에 나오는 것과 같은 고르기 쉽고, 다루기 쉽고, 자르기 쉬운 임시 계약직 노인장들을 양산해내는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늘어만가는 고령 노동자들은 한정된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을 심화시켜 고용관계에서 불리한 상황을 악화시킬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저자의 취업은 다른 노동자의 손쉬운 해고와 연결이 되어있었고, 저자의 해고도 결국 손쉬운 대체인력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노인들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그 경쟁의 냉혹함에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물론 건전한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에 따른 차등적인 대우는 당연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경쟁의 피라미드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한번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충분한 노력과 준비를 하지 않아 자업자득으로 경쟁에서 낙오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난의 대물림이나 사회적 혜택에서의 소외와 같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경쟁에서 낙오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고, 불운함으로 인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노력과 준비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사회구조적 문제나 상황적인 문제로 인해 한 개인이 고통을 받아야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는 분명 도덕적 담론이 필요한 문제일 것이다. 자업자득이라고 하더라도 그 고통의 기간이 길어지거나 정도가 과도하다면 이 또한 도덕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슘페터는 자본주의의 커다란 성공이 결국에는 자본주의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자본주의의 고도화는 기술발전과 자원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결국 생존을 위한 생산으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키게 될 것이고, 생산에 종사하는 시간의 감소는 인류의 여유시간을 늘려, 자본주의 핵심 요소인 자유시장에서의 경쟁에 대한 도덕적 담론을 활성화시켜준다. 인류는 자본주의보다 도덕적 우위인 사회주의나 다른 경제 시스템을 채택하여 자본주의를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슘페터의 이야기처럼 도덕적으로 우월한 시스템이 언젠가는 오겠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과정의 긴 시간 동안에 나타날 인간들의 고통의 총합은 너무나 과도해보인다. 평등의 정신에 입각하여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도덕적인 담론으로 그들의 고통을 쓰다듬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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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ague (Paperback) - 'tvN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 페스트 영문
알베르 카뮈 지음, Gilbert, Stuart 옮김 / Vintage Books / 199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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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인종차별문제 그리고 대통령 선거가 관통하는 미국 사회는 가뜩이나 익숙하지 않은 이민자에게 이질감을 심화시켜준다.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 수에도 불구하고 그를 둘러싼 일부 국민들의 비상식적인 행동들은 과연 미국이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인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문제의 해결과정을 바라보자면 소수민족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아인인 나와 내 가족들이 미국사회 속에서 과연 공의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희대의 대통령이 써내려가고 있는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역사는 그가 그전에 보여준 행동들이 백신처럼 작용해서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 하지만, 내 주변에 있는 한인 사회의 일부 사람들이 냉철한 상황 판단 없이 대선 조작의 음모론에 휩쓸리는 것을 보면 반응할 기력마저 쇠하여져 나의 의식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 무기력의 본질은 주변에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합리적인 해석이 불가능한 것이 그 원인임일 것이다. 그 난해함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한 단계 더 높은 고전의 단계로 상승해가고 있는 카뮈의 페스트는 어린 시절 힘들게 읽었으면서 느꼈던 어렴풋한 기억들과 연결되는 것 같다. 그로 인해 독서 토론 모임에서 페스트를 같이 읽기를 제안했고, 몇몇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페스트를 읽고 다양한 등장인물들에 대해 토론을 즐기며, 카뮈가 경험했을 부조리한 세상과 그가 걸어갔던 길을 반추해보았다. 페스트를 통한 카뮈의 주장이 너무나 명확한 것인지, 토론을 함께한 우리들이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진 탓인지 토론은 어쩌면 자명한 결과로 타루나 리외, 그랑, 카스텔과 같이 우리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히하며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성실히 행하여야 한다는 훈훈한 결론에 손쉽게 도달하였다.

그런 토론의 훈훈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교인인 나로서는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어두운 그림자처럼 의식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페스트 안에서 그려지는 파늘루 신부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페스트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할 무렵 사람들은 성당으로 모여들었으며, 파늘루 신부는 하나님깨서 애굽에서 행하신 이적들을 인용하여 오랑시의 페스트가 하나님의 심판으로 그것을 통해 우리는 온전케되어야 한다고 설교한다. 파늘루 신부의 설교는 기독교 신자인 나의 입장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모두 알 수 없으나, 그 어떤 시련들도 결국에는 합력하시는 선을 통해 결국에는 우리가 정금과 같이 나아가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어린 오탕의 아이의 심히 고통스런 죽음의 과정에서 부여주는 의사 리외의 파늘루 신부님에 대한 항의를 하는 장면은 일반적인 지성을 갖추고자하는 한 인간의 관점에서 동감을 불러일으키며 다시 한번 그 섭리에 대한 동의에 대해 도전을 만들어낸다.

코로나와 인종차별, 그리고 미국 대선의 관통하는 내가 몸담고 있는 교회 역시 같은 교인임에도 받아들이기 곤란한 일들로 가득하다. 초기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가 창궐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공포 속에서 도시가 폐쇄되는 모습을 보며, 선교사들을 억압하는 중국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교인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답답해짐을 느꼈다. 그런 주장을 하던 분들이 코로나 창궐의 정점을 달리는 미국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심판이라 말하지 않는 모습에는 부당함을 느껴졌다. 더 나아가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그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항의 시위와 관련된 약탈에 대한 문제점으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세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모습들은 의식의 무기력을 키워낸다.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가짜 뉴스를 공유하며 음모론을 제기하는 모습에 이르게되면 무기력이 절망감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교회 안에는 여전히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 아래 교회가 사회에 대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고민하고 기도 속에서 그 일들을 해내야한다고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이다. 합리주의가 발전하여 유토피아가 실현될 것이라는 시대 사조를 조롱하는 듯한 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카뮈는 딱히 설명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코로나와 인종차별, 그리고 희대의 대통령과 그의 재선에 관련된 일들 속에 하나님의 원대한 뜻을 전체적으로 깨닫는 것은 아마도 개개인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그 부조리 속에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자원 봉사대를 꾸리는 타루와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에 최선을 다하는 리외와 그랑, 카스텔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또 교회가 해야할 일들을 어렴풋하게 깨닫게 된다. 우리가 해야하는 또는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동안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통해 우리들은 온전해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책에서는 페스트 창궐 속에 살아남은 자들에 그들이 간절히 바라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상봉만이 유의미하게 남고, 타루와 같은 이웃 사랑의 실천의 희생에 대한 교훈의 자취는 덧없이 사라진다고 한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교회는 관념적인 논쟁에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 코로나와 인종차별로 고통을 받는 이웃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아픔을 어루만지는 일에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노력이 세상에 덧없이 평가된다고 하더라도 이웃을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그것을 두번째 계명으로 주신 하나님을 올바르게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소망이 사회에 대한 영향력 보다는 사회에 대한 우리 마음의 중심이 올바로 서는 것에 있기를 소망해본다.


it’s always the best who go. That’s how life is. But he was a man who knew what he wa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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