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그림도 훌륭하지만,
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사가 분명하다.
그래서 더 여운이 남는지도 모르겠다.
첫 표지에 무릎을 감싸 안은 쓸쓸하고 외로운 아이의 등장은 긴장감을 일으킨다.
아이 앞에 내려온 동아줄! 그러니까 가름끈은 아이를 신세계로 안내한다.
우리의 고전 동화 해님과 달님이 된 오누이가 언뜻 예상된다.
하지만 책 속의 세계는 그와는 또 다른 더 넓은 신세계다.
아이의 환한 표정과 놀라움! 책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경험들 속에 아이의 표정과 상황이 잘 묘사됐다.
아이의 자유로움도 느껴졌다.
끝내 아이는 자신에게 내려왔던 동아줄을 다른 이들에게도 내려준다.
그리고 그 동아줄은 끝없이 다른 이들에게 연결된다.
아이는 결국 책을 덮고, 동아줄을 타고 다시 이 세계에 발을 내딛는다.
아이는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왔으니까.
아이가 책 속 경험을 통해 주먹 쥐고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테니까.
아이가 주먹을 펼치자 남아있는 글자들은 강한 인상을 남기며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한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더 좋아할 책!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면 책에 관심을 가져볼까, 하는 책이다.
내내 아껴 읽고 싶은 그림책을 만났다! 가슴이 벅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