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 - 권지안 에세이
권지안(솔비) 지음 / 열림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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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솔비가 미술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며 시끌벅적했던 때가 있다.

나도 인터넷으로 솔비의 뉴스를 접하며 선입견이 생겼다.

연예인은 미술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도 참 쉽다, 라는 생각.

일반인이라면 꿈꾸지 못할 예술의 영역을 가수라는 무기로 쉽게 건너간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 에세이가 의미있게 다가온 것 같다.

이 에세이는 가수 솔비를, 있는 그대로의 권지안으로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어릴 때부터 연예인을 꿈꾸고 쉬지 않고 달려왔던 가수 솔비는

예능 피디에게 허리를 굽히던 매니저를 보면서 굳게 다짐한다.

자기가 진짜 잘해내야겠다고. 그래서 예능에 츨연하며 자신의 캐릭터를 다르게 구축한다.

4차원이라고 독특하다고 손가락질 받던 솔비는 우연히 만난 친구로부터 악플에 대한 얘기를 듣고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 뒤로 진짜 자기를 찾고 싶어서 찾았던 도피처. 그게 바로 그림이다.

글을 읽으면서 가수 솔비가 점점 화가 권지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아니, 화가 권지안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과 마주하면서 그가 느끼는 삶에 대해 공감하게 되었다.

일상을 살아가려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우는 한 사람. 예술가로서의 희망사항.

자신의 이야기를 넘어 사회의 이야기를 전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 그녀는

점점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켜 나간다.

그녀의 이야기와 함께 그녀의 미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인상적인 몇 가지가 있다.

<하이퍼리즘 레드>는 온라인상의 과도한 정보 때문에 공허감, 우울감을 느끼는 현상을 지칭한다.

이 작품은 온라인으로 인해 생긴 현대 여성들의 상처를 더 깊게 바라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한다.

상처 입은 여성들의 삶이 가치 잇는 꽃으로 탄생하기를 바랐다고.

블랙은 상처, 레드는 부활을 뜻하고, 순백의 색인 화이트로 블랙과 레드의 흔적을 덮는 행위는

상처를 점차 치유하고 지워간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캔버스는 완벽한 처음의 상태, 혹은 화이트의 상태는 되지 않는다.

덮어도 덮어도 블랙과 레드 컬러는 희미해질 뿐 사라지지 않는다. 이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같다.

<하이퍼리즘 블루>도 인상적이었는데 주제는 계급사회다.

세상이 만들어낸 계급사회를 컬러로 표현하다니!

특히나 본질을 놓치면 외로움은 더 깊어지고 짙어진다는 의미가 공감되었다.

치열하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사랑해주고, 세상에 표현함과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함께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는 예술가. 나는 그녀의 삶을 응원하게 되었다.

뒷부분에 그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큐알코드도 있는데, 책의 구성도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책을 제공 받아서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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