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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안녕
정강현 지음 / 푸른봄 / 2014년 12월
평점 :
소설? 실제 이야기?
읽으면 읽을 수록 머리 속이 어지럽다
실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허구적 소설이라니
-셀프타이머 ; 영정사진이 돼버린 그 사진 속에서, 그는 엷게 웃고 있었다. 괜찮다고, 모든 건 다 지나가게 마련이라고
-시의 폐원 ; 우리는 사소한 이유로 사람을 죽이지만, 몹시 사소한 이유로 사람에게 빠져들기도 한다. 어떤 상처는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찌르고 싶지만, 어떤 상처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같은 슬픔을 느낀다
-범죄가 제일 쉬웠어요 ; 나는 단 한 번도 몰카에 내가 아는 누군가가 찍힐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 가족이 내 친구가 저도 모르게 몰카에 찍힐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은 지독한 악행이었다. 반 년 넘게 내가 해온 작품활동이란 게 실은 악독한 죄악이었다는 생각에 이르자, 나는 눈물을 주워 담을 수가 없었다
-너의 조각들 ; 죽음의 비밀을 영영 풀어낼 수 없는 사람의 고통이란 어쩌면 자신의 삶 전체를 거짓말 탐지기에 올려놓아야하는 끔찍한 초조함 같은 것일까
-문병 ; 나는 기적처럼 열린 내 귀로 내 생의 마지막 소리들을 채집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기적이 시효를 다하는 날, 당신들과 작별할 것이다, 영원히
-말할 수 없는 안녕 ; 풍덩- 죽음이 집행되는 소리는 단순하고 명쾌했다. 죽음은 존재가 비존재로 전환되는 찰나에 불과했다. 살아있다는 것이 스스로 사라지는 순간, 죽음은 싱겁게 완성됐다
-이별 박물관 ; 작별이란 헤어짐에 당도하기 위한 슬픈 절차였다. 마음마저 이별의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스스로 헤어짐을 짓는 일이었다
사실이 없으면 허구를 지탱할 수 없고, 허구가 없으면 공허한 사실이 되고 마는 것이 소설
정치사회부 기자의 사실을 기반으로 한 7개의 단편소설로 소름이 끼치기도, 화가 나기도, 속상하기도 한 감정을 느낀다
정말 책을 펼친 순간부터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게 만들어버리는 최고의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