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여덟, 두 돌 아이의 엄마이자 무뚝뚝한 남편의 아내. 평범하게만 살아오던 그녀에게 갑자기 닥친 위암 말기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 세상이 무너지는 것 만 같은 그녀는 눈물로 하루하루를 지새우게 된다.묵묵하게 다 괜찮다며 중심을 잡아주는 남편, 매일같이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간호해주던 어머니, 매일같이 사랑한다고 전화해주는 아버지, 매번 버스를 타고 2시간 거리의 절에 가서 우리 며느리 안 아프게 해달라고 기도 드리고 오는 시어머니, 두 돌도 안 된 아이를 봐 주시며 응급실에 실려갈 때에도 몇 시간씩이나 기다려주시던 시아버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가족 덕에 그녀는 조금씩 힘을 내게 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예전같으면 스트레스 받아하며 죽자살자 싸우던 일도 '죽을 일도 아닌데 이해하자' 하며 조금씩 너그러워지고 익숙함에 속아 잊고 살았던 소중함을 다시 되찾게 된다.사실 사기병은 팔로우는 하지 않고 있지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꾸준히 챙겨보던 인스타툰이었다. 처음부터 모든 화를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너무나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적이던 그녀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기 때문이다. 인스타툰을 통해 발간된 책 속에는 그녀가 위암 말기 선고를 받은 그 순간부터 치료를 유지하는 지금까지 모든 순간순간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에게는 그저 흘러보내는 일 분 일 초가 그들에게는 얼마나 소중한 시간일지, 그리고 의료인의 긍정적인 말 한 마디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용기와 희망을 주는지, 나는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의료인이었는지 다시 한 번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된 시간이었다. 모두가 건강히 숨쉬는 이 순간순간을 늘 감사하며 살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