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친가는 기독교 집안이고, 나도 기억 안 나는 꼬꼬마 시절부터 중학생 시절까지는 교회를 다니며 성경공부를 했었다. 그래서인지 100%는 아니지만 이 소설을 읽으며 드문드문 어릴 적 배웠던 성경과 접합이 되는 것이 신기했다. 하지만 이 책은 종교적인 배경을 전혀 모른다 해도 읽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 소설은 유월절을 일주일 앞 둔 예루살렘으로 우릴 데려가준다. 신성하디 신성한 그 곳에서 연달아 일어나는 참혹한 살인사건. 그 안에 숨겨진 욕망으로 가득 찬 음모들. 단순 추리 스릴러가 아닌 종교적, 역사적, 철학적, 정치적으로 접근한 이 소설은 집필기간만 무려 12년이 걸릴 정도로 탄탄한 사전조사를 통해 탄생된 소설이다. 이정명 선생님의 전작들은 영상미를 최고의 강점으로 꼽듯 이 소설 역시 A.D 70년, 10월의 예루살렘으로 우리를 데려다 놓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히 머릿속에 상황이 그려져 정말 흥미로워 눈과 머릿속이 즐거웠던 소설이다.책을 다 읽고 문득 드는 생각은 나도 선한 사람이 되고 싶다. 부와 권력을 위해 남을 음모하고 시기하고 그에 동조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도 선을 선택할 수 있는 단단한 사람이 되었으면.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주인공 마티아스에게 너무나 깊은 이입이 되어 마음이 참 아프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