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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만 헤어져요 - 이혼 변호사 최변 일기
최유나 지음, 김현원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평점 :
요즘 이직+이사+결혼준비를 하면서 하루가 240시간이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 정신이 없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주말도 없이 일하는 남자친구에게 잔소리 폭격을 하게 되고, 매번 잘 넘어가주는 그 남자에게 매우 고마우면서도 나중에 이러한 상황에 육아까지 추가되면 어떻게 될까 라는 고민이 종종 들곤 했다. 역시 결혼은 현실이라 했던가 ^_ㅠ 달콤한 상상만으로만 이루어지는게 아니라는 걸 벌써부터 깨달아버리는 지금, 주변 지인들은 "이제 시작이야." 라는 말을 하곤 했다. 이 책에는 최유나 이혼전문변호사가 본인이 직접 변호를 맡았던 수 많은 이혼사유들과 법정싸움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들까지 씁쓸하게 담겨있다. 잔잔한 그림체와 함께한 만화 형식의 책이라 술술 읽힐 줄 알았지만,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참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모두가 사랑과 행복, 많은 꿈을 가지고 한 결혼일텐데 함께 맞추어가는 과정은 참으로 어렵구나.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사람과의 끝은 너무나 지옥이겠구나. 요즘의 나를 반성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마음가짐을 다잡는 계기가 되어준 고마운 책이랄까. 부부는 언제나 한 팀이어야 된다고 한다. 배려와 사랑의 한 팀.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잃지 말자는 말 처럼, 함께함에 익숙해져 소중함을 잃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예비부부, 신혼부부, 볼꼴못볼꼴 다 보고 살고있는 모든 부부들이 함께 읽어봤으면 좋겠다. 물론 그 남자에게도 반드시 읽힐 예정.
변호사라는 직업은 학창 시절 나에게 꿈의 직업이었다. 어린 시절 나의 눈에는 정의를 위해 대신 싸워주는 멋진 울트라맨 같은 존재였달까.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그들의 고충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변호사에게는 의뢰인의 잘잘못을 따질 자격이 없다는 것, 의뢰인이 잘했든 못했든 단지 그들의 방패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 그것이 자신의 윤리에 벗어날지라도.
하지만 그녀는 이야기한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의뢰인들이 지었던 표정을 기억하기에, 다시 찾아온 그들의 미소가 더 감사하다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 선택하고, 자기 선택에 책임지는 모습은 항상 아름답다고. 삶을 헤쳐 나가는 법을 알려주는 의뢰인들이, 그녀에게 가장 큰 스승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