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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까만 단발머리
리아킴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생각해보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뭘 하나 진득히 하는 타입은 아니다. 호기심은 많고 하고 싶던 건 많았는데, 시작하고 끝을 못 보는 스타일이랄까. 꼬꼬마시절부터 발레, 피아노, 바이올린, 테너리코더, 하모니카, 플룻, 스페인어 등 부모님을 졸라 여럿 배웠지만서도 전공반까지 하다가 그만 둔 피아노를 제외하고는 3년을 넘긴 적이 없던 것 같다. 결국은 대학교도 2번이나 다니는 호사를(?) 누렸다. 나의 가장 큰 문제는 도전을 하는 건 좋지만, 생각만큼 잘 안 되면 더 이상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리아킴은 나와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었다. 한 번 시작을 하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 나 같은 문어발이 아닌 우직한 나무 같은 사람이었다. 자신이 푹 빠진 춤에 온 사랑을 퍼부은 그녀의 인생을 읽고 있자니 조금만 실증이 나면 매사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하며 포기할 궁리를 찾고 있던 내가 떠올랐다. 나는 무언가에 미친듯이 빠졌던 적이 있었던가. 그리고 도전을 해서 최선을 다해본 적이 있었던가.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나니 한 없이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무언가에 나도 열정을 퍼붓고 싶어졌다. 이제는 이것저것 복합적인 시선을 신경쓰지 말고 뭐든 즐기는 자세로 해야겠다. 일이든, 취미든. 뭐든 잘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은 이제 버리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