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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태어나 처음으로 가 본 외국이 중국이었지만서도 중국에 큰 관심도 없고, 중국의 역사나 정치에 대해서는 더더욱 관심도 없었지만, 그 누가 뭐래도 공산주의성향이 강한 이 제목의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딱 하나의 이유 때문이었다. 2005년 발간되자마자 금서가 되어버렸다는 것..! 대체 어떠한 내용이기에 발간이 되자마자 금서가 되어버린 것인지 궁금증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사단장의 부인인 류롄, 그리고 사단장 집의 취사원 겸 공무원인 우다왕을 통한 군부대 내의 권력욕과 성욕, 그리고 인간적 욕망을 여실히 드러내며 중국 인민들이 겪어야 했던 근본적인 삶의 고통들에 대한 글들이 적혀있다. 공산주의국가에 살아본 적이 없는 우리는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들.
중국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출간 전에 이미 상당부분이 걸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출간 즉시 중앙 선전부의 긴급 명령으로 초판 3만부가 전량 회수되었다고 한다. 중국 당부에서 그렇게나 숨기고 싶어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마오쩌둥의 혁명 모토인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푯말 아래 류롄과 우다왕. 그들의 사랑은 그리고 그들의 욕망은 어찌보면 혁명 안에 갇혀 있던 인민들의 억눌러온 모든 것을 함께 해체해주는 신호탄이 되지 않았을까. 거침없이 써내려간 옌렌커의 글은 아름답고도 단호하고, 슬프면서도 희망이 보인다. 정부의 과잉탄압으로 오히려 비공식 베스트셀러가 되어버린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아마 중국의 정치와 역사에 대해 조금의 지식이 더 있었더라면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반, 옌렌커의 시적인 아름다운 표현에 영화 한 편을 본 듯 한 감탄 반. 그의 문학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