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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서광들
옥타브 위잔 지음, 알베르 로비다 그림, 강주헌 옮김 / 북스토리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쁜 놈! 나를 죽이려는 속셈, 아니면 나를 자극해서 도둑질하게 만들려는 속셈입니다. 무덥에서도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군요. 그놈이 수집한 경이로운 책들을 364일 밤낮으로 꿈꾸다가, 12시간 동안 그놈의 책을 뜯어보면서 내 욕망을 자극하고, 내 피를 태우고 내 영혼을 갉아먹어야 하겠지요! 그럼 그 괴물 같은 놈은 무덤 속에서 낄낄대고 웃겠지요! 나를 조롱하면서! 내가 굳게 다짐하더라도 결국에는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굴욕적인 조건을 맥없이 받아들이며 서재에 들어가고 싶어할 거라고 알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그놈이 남긴 유언을 무시하고, 그 책들을 손에 넣을 방법이 없을까요?”
책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애서가가 아닌, 말 그대로 책에 미친 애서광들
읽으면 읽을수록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헷갈릴만한 이야기들을 20세기도 되기 전인 1895년 프랑스에서 출간하여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책을 소유하려는 자
책을 사랑하는 자
책을 욕망하는 자
3-400년 전, 지금의 우리처럼 아니 아마 우리보다도 더 책을 끔찍히 사랑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같은 책쟁이에게 공감을 자아내는 부분도 있지만,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넘어선 책에 대한 광기 어린 모습을 보면 우리는 아마 저 애서광들에 비하면 발끝도 못따라가겠구나 싶다
왜 200년도 넘게 사랑을 받는 고전인지 알 것 같다
우리말 정의에 따르면 애서가는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정의에는 ‘책 읽기’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하지만 영어와 프랑스어 정의를 보면, 책을 사랑하고 책을 습관처럼 읽는 사람을 뜻하며 ‘책 읽기’와 관련된 표현이 명확히 들어간다
당연한 말이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애서가도 물리적인 책을 사랑해서 희귀하고 진귀한 책을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뜻한다
애서가
특별한 목적 없이 그저 책을 읽는 게 좋아서 책을 읽는 사람이 진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