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탕스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RESISTANCE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점령에 저항했던 파리 시민들, 이들은 드골의 자유 프랑스 군과는 달리, 프랑스의 자유해방을 위해 자발적으로 결사된 비공식적 조절이며 통칭 ‘레지스탕스’라고 불렸다

“어때? 바로 우리가 찾던 이미지라고”
“무슨 말이야?”
“우리도 바리케이드를 치고 파리 해방을 위해 싸웠던 레지스탕스처럼 저항하고 투쟁해보는 거야”
“레지스탕스! 존나 멋지잖아!”

누가봐도 ‘엄친아’로 불릴만한 배경이지만 그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던 시인을 꿈꾸는 열 아홉의 민재
그런 민재를 동경한 스물 아홉의 화가 기윤

“이 선배들이 칭송받을 만하다고 생각해? 내 말은 이들이 우리의 이정표처럼 걸려 있을만한 존재냐는거지. 자 봐! 우리들이 좇아야 할 궁극적인 목표처럼 보이고 있잖아”
듣고 보니 맞는 말 같았다
여태껏 명예의 전당에서 그와 같은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저 당연하게만 받아들이고 있었다
명예의 전당에 걸려 있기에 그저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었다
신입생이라면 누구나 새 학기가 시작하는 첫날 담임 선생님을 졸졸 따라 이곳을 방문해야만 했다
그렇게 입학식에 교묘하게 끼워진 하나의 절차가 우리들에게 우상과 영웅들을, 그리고 인생의 이정표를 제시했던 것이다

열 아홉의 민재는 서른인 내가 봐도 너무나 심오했고, 온전한 자신을 찾아가려하는 소년이었다
아니 소년이 아닌 청년으로 느껴질만큼 성숙한 매력이 있었다
그를 동경했던 열 아홉의 기윤은 민재 덕분인지 평범함을 거부한 자신을 찾아가는 스물 아홉살의 화가가 되었다

갑자기 등 뒤로 한기가 엄습했다
뒤돌아보니 살짝 열린 창문 틈새로 찬바람이 불어왔다
정겨운 얼굴들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테이블에는 이야기가 쉴 새 없이 오갔지만 나는 점점 괴리되고 있었다
연애와 결혼, 주택청약과 신혼집 마련, 주식과 비트코인, 차 할부금과 대출, 이제 남은 삶을 은행과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는 슬픈 예언들, 이해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것에도 공감할 수 없었다
나와는 상관없는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았으며,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처럼 들려왔다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는 스물 아홉의 친구들과
평범한 인생에 저항하며 나만의 인생을 만들어가려는 스물 아홉의 기윤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일까?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철이 들었다고 박수를 칠 것인지,
남들과는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기윤에게 철 좀 들으라고 비난할 것인지,
열 아홉의 민재와 스물 아홉의 기윤이 꿈꾸던 레지스탕스는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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