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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할 거예요, 어디서든
멍작가(강지명) 지음 / 북스토리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그거 알아? 한국 유학생들은 이십 대 후반이랑 삼십 대 학생이 유독 많은 거. 내 생각인데 말이야, 한국에서는 어렸을 땐 명문대 입학, 이십 대 때는 대기업 취업 같은 똑같은 목표만 보고 공부하다가 막상 회사에 들어가면 그제야 뒤늦게 사춘기를 겪게 되는 거 아닐까?”
누군가에게 직장은 돈벌이를 위한 수단이고 또 다른 이에겐 나름의 성취감을 얻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객관적인 시선에서 회사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지내며, 서로 눈치를 보는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하나의 집단이다
그러다보니 이러한 곳에서 모든 이들이 아무런 갈등 없이 ‘그렇게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라는 동화 속 결말 같은 걸 기대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더 지나면 고민할 용기조차 나지 않을 것 같아서 이십 대 끝자락의 작가님은 퇴사를 하게 되고, 5년 간 여러 도시에서 살게 된다
나 역시 같은 이유로 비슷한 시기에 퇴사를 했었고,
현재 프리랜서처럼 일하고 있는 지금, 일이 잡혀 나가게 되면 부모님 세대의 많은 분들이 물어보신다
‘좋은 직장으로 보이는데 그만 둔 이유가 뭐에요?’
하고 싶은 말은 한 가득이지만, 과연 요즘 2-30대들이 느끼는 뒤늦은 사춘기를 어르신들이 이해해주실 수 있으실 까 싶어 늘 ‘그냥 결혼하기 전에 잠시 쉬고 싶어서요’ 라며 둘러대곤 한다
그럼 10명 중 8명은 ‘그냥 다니지’, 2명 정도만 ‘잘 생각했어요, 재정비 시간을 갖고 더 좋은 곳으로 가요’
모든 결정과 선택에는 어느 정도의 미련과 후회는 남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그 선택으로 얻은 소소한 행복 하나하나도 잃지 말고 마음 한 편에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또 다시 후회와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단박에 꺼내어볼 수 있게
그리고 내가 포기한 것들에 미련은 생기더라도 그것만 되씹으며 지금 이 순간을 망쳐버리는 실수는 더 이상 하지 않도록
직장을 그만두고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물론 직장을 그만두고 정말 원 없이 여행도 하고, 쉬기도 하며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문득문득 다른 직장에 다시 들어가기 위한 준비과정과 적응기간 등 많은 것들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올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직장에 모든 의욕이 떨어진 상태에서, 내 마음 속 많은 갈등이 있는 상태에서 직장생활을 계속 했더라면 지금도 역시 불행했을 것이다
삼십년 만에 처음으로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그 이후의 삶도 잘 정비할 수 있지 않을까?
“근데 있잖아, 그렇게 계속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라.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지금이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어쩌면 내 인생에서 다시 못 올지도 모를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자고. 물어보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을 옛날얘기 따윈 나중에 이력서에나 다시 늘어놓고 지금은 그 대신 한 번 더 마주한 사람의 눈을 마주치고 다정한 인사를 건네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