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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 여행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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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인문학의 위기라는 사설과 기사를 접하게 되면서

인문서적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가보다.

인문학이 갖고 있는 무게에 쉽게 다가가지 못한 내 탓도 있을 것이다.

 

요즘 책을 선물 받을 일이 가끔 있는데 대부분이 인문학 서적이고 그중에서도 철학서적이다.

덕분에 부쩍 철학분야에 관심이 많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인문학 서적은 늘 읽기가 부담 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물론 무식이 죄겠지만...)

 

아무튼 선배가 추천해준 책(철학 콘서트)도 있고 해서 

다음달에는 철학 관련 책도 몇 권 사봐야할 것 같다. 

(현재는 철학 서적대신 소설-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을 읽고 있다.)

 

그럴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이 흘러나와 당황스럽게 만들 때.

하지만 이러한 감정들이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 왜 이러한 감정에 휘둘려야 하는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할 때가 많다.

 

<사람 풍경>은 우리의 마음 속에 휘몰아쳤던 여러가지 심리, 감정 들이 어디서 왔는지,

왜 우리 마음을 휘저어 놓고 있는지 쉽게 풀어놓고 있는 책이다.

소설가이기도 한 저자 김형경이 세계를 여행하며 느꼈던 여러가지 심리를

철학적으로 쉽게 풀어놓은 책이다.

우리는 작가의 경험을 통해 여러가지 심리현상들에 대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은 작가의 에세이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은 철학서적이라해도 다름이 없다,

그리고 기존의 융과 프로이트, 라캉 등 어려운 책들보다는 쉽게 읽히는 장점이 없다.

특히 이 책에는 우리의 기본적인 감정들, 선택된 생존법들, 긍정적인 가치등을

자신의 여행경험과 삶의 경험에 비추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쉽게 철학적인 문제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인문학의 위기는 나같은 무식한 독자들이 책을 어렵게 느끼기 때문에 외면을 하면서 찾아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상 어렵긴 어렵다)

앞으로는 보다 재미있고 쉽게 익히는 인문학 서적들이 많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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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렌즈 - 2007 제31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홍 지음 / 민음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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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 연애사는 '수난의 역사' 그 자체였다.

"내 다시는 연애하나봐라..."이렇게 말할 법도 하겠지만

사람은 사랑없이는 살아갈 수는 없는 동물인가보다.

길을 걷다가도 어여쁜 처자들을 보면 마음이 싱숭생숭, 두근두근...어쩔 수 없는 생태적 한계일 듯 싶다.

스물아홉의 연예는 왜 이렇게 험난하기만 할까?

 

내가 읽은 '걸프렌즈'라는 책에는 나와 똑 같은 나이인 스물아홉살 주인공이 겪는 험난한 연애사를 그리고 있다.

'걸프렌즈'는 지난 2007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이홍'의 소설로

어떻게 본다면 정이현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와 많이 닮아있다.

굳이 말한다면 2007년판 '낭만적 사랑과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견기획회사에 다니고 있는 스물아홉의 주인공 송이는 같은 회사의 진호와 연인 사이다.

하지만 그녀는 진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

그것도 하나가 아니고 둘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 잘난 남자에게 이유를 묻기 보다는 남자의 '걸 프렌즈'들을 만나 공존하는 것을 택한다.

어떻게 본다면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와는 반대되는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젊은 작가이기에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별다방, 콩다방, 아르마니로 대표되고 있는 현 세대의 문화를

다양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은 좋았다.

또한 키스를 묘사하는 데 있어 스포츠-가령 양궁선수,씨름선수, 피겨스케이팅 선수 등으로-에 비유해서

표현한 것도 신선했다.

 

하지만 작가는 흔들림없이 세상을 살아가려는 한 여자를 그려내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는 송이는 능력도 없어 직장도 짤리고,

빈틈이 많아 남자가 바람을 피우고,

게다가 남자의 내연녀들(?)에게 강짜를 부릴만한 용기도 없는 여자로 밖에 느껴지질 않았다.

특히 작가는 진호의 '걸프렌즈'인 세 여자가 공존하는 것을 그리고 있지만,

주인공 송이는 그저 능청스러운 유부녀인 '세진'에게 휘둘려

자신도 모르게 그 공존에 익숙해지는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더 강한 인물을 그려냈더라면 어땠을까?

쿨한 인물을 만들어 내려다 한심한 인물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의 작가상을 수여하면서 이런 평가가 있었다.

'너무 늦거나 너무 빠르지 않게 찾아온 '오늘'의 소설...'

그래서 오히려 더 어쩡쩡한 소설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나만의 '악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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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 <파우스트>에서 <당신들의 천국>까지, 철학, 세기의 문학을 읽다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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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평소 친하게 지내는 후배 중 하나는 나와 졸업동기로 '수석졸업'을 하게 됐지만

나는 이래저래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가 겨우 대학을 '수습졸업'했다.

겨우 평점 3.0을 맞췄고, 졸업 필수 학점을 따는 데 성공했다.

남들 가끔 먹는 F학점은 비록 없었지만 내 성적표는 시들시들(C와 D뿐인 성적표)...

그중에도 어쩌다 한 번쯤 A+하나 있어줬으니...

대학시절을 그리 헛되이 보낸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7~8여년의 대학시절 중 가장 재미있었던 강의는 바로 "비평론"시간이었다.

비록 강사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시간강사였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게 반말 수업, 기타 등등...) 

나는 그 강의를 통해 문학뿐만아니라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눈이 더 넓어졌으리라 자신한다.

물론 "비평론"강의에서 나는 A학점 이상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강의는 아니다.)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는 그러한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단순히 문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철학과 결부시켜서 우리 사회의 현상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연결고리와도 같은 책이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평소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학적인 궁금중을 철학적인 답으로 도출해내고 있다.

가령  <데미안>의 '아프락사스'는 무엇인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도대체 고도는 누구이며, 왜 그를 기다리는 가?등,

문학에서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을 철학에서 답하고 있는 책이다.

 

다만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많은 작품들 중,

2~3편은 읽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작품이었고,

또다른 2~3편도 듣기만 들어봤지 실제로 읽어보지는 못했던 작품이어서

책에 대한 몰입도가 다소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서적, 아무리 쉽게 풀어 쓴다하더라도

평소 어렵게 생각했던 철학이 쉽게 다가올리만은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철학서적이 문학을 만나 바람났다고 해야할까?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는 평소 어렵게만 느껴졌던 철학서적이 

100페이지에서 10페이지, 10페이지에서 한페이지로

금방 가까워져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철학서적의 진화를 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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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분 후의 삶
권기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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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삶을 여행하는 여행자이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 그 여행 중에서도 우리는 삶이라는 것에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죽음의 문턱에서 좌절을 느낄 때도 있다.

누군가는 이 문턱을 쉽게 넘어버리기도 하고,

그리고 어떤 여행자는 죽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삶의 여정을 끝맺을 때가 있다.

 

요즘들어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OECD가입 국가 중에서 자살율이 가장 높은 우리 '대한민국'.

얼마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故최진실 씨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신문 가십란에는 그녀를 모방해 자살했던 이들의 기사로 도배가 되었고,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이 삶이라는 여행을 자살로 끝내고 있다.

 

나도 한 때 자살을 꿈꿨던 적이 있다.

어린 시절 동경하던 유명한 락 스타의 자살처럼

삶의 모든 불꽃을 태운 뒤에는 한발의 총성과 함께 이 세상을 뜨리...

그러한 청춘의 치기가 얼마나 유치한 일이었는지 새삼 부끄럽기만 하다.

 

권기태의 "일분 후의 삶"은 인생이라는 여정 중에 극한에 직면했던 사람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이다.

그들이 생의 한 가운데에서 맞닥들인 '죽음'은 소리도 없이 다가왔다.

새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만선의 꿈을 갖고 바다로 나갔던 이들에게, 자신의 한계를 초월하고 산을 정복하러 간 사나이들에게...

그렇게 죽음은 소리 없이 다가왔다.

하지만 그들은 죽음앞에서 초연하고 냉정했다.

 

집착하면 일이 어려워지고, 마음을 비우면 시야가 넓어진다.

아르키메데스가 금관에 쓰인 순금의 부피를 알아낸 건 고심을 거듭하며

수학 공식과 계산에 매달릴 때가 아니었다. 모든 걸 체념한 채 옷을 훌훌 벗고

목욕탕에 들어갔다가 물이 넘치는 걸 보고서였다.

만유인력부터 라듐의 발견까지 역사상의 무수한 위대한 발견이 집착하던 일과는 무관한 듯 보이는

사소한 현상을 사심없이 바라보다가 생겨난 것이었다.(p.256)

 

자살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기애(愛)가 강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자신을 죽음으로 내모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제2의 IMF, 세계적인 경제 공황, 국내의 정치적 불안...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살기 힘들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연단된 쇠가 더욱더 단단해 진다는 진리를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그들이 나에게 전해준 이야기들을 통해 

다시 한번 생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생(生)의 이 순간이 그 죽음 때문에 훨씬 더 선명해질 거라고.

지금 현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분명히 알게 될 거라고.

시시각각 기억의 바깥으로,

과거의 것으로 변색되는 이 한 번뿐인 현재가...(p. 271)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갈망하던 내일이다."

결코 이 소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인생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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