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걸프렌즈 - 2007 제31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홍 지음 / 민음사 / 2007년 6월
평점 :
올해 내 연애사는 '수난의 역사' 그 자체였다.
"내 다시는 연애하나봐라..."이렇게 말할 법도 하겠지만
사람은 사랑없이는 살아갈 수는 없는 동물인가보다.
길을 걷다가도 어여쁜 처자들을 보면 마음이 싱숭생숭, 두근두근...어쩔 수 없는 생태적 한계일 듯 싶다.
스물아홉의 연예는 왜 이렇게 험난하기만 할까?
내가 읽은 '걸프렌즈'라는 책에는 나와 똑 같은 나이인 스물아홉살 주인공이 겪는 험난한 연애사를 그리고 있다.
'걸프렌즈'는 지난 2007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이홍'의 소설로
어떻게 본다면 정이현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와 많이 닮아있다.
굳이 말한다면 2007년판 '낭만적 사랑과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견기획회사에 다니고 있는 스물아홉의 주인공 송이는 같은 회사의 진호와 연인 사이다.
하지만 그녀는 진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
그것도 하나가 아니고 둘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 잘난 남자에게 이유를 묻기 보다는 남자의 '걸 프렌즈'들을 만나 공존하는 것을 택한다.
어떻게 본다면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와는 반대되는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젊은 작가이기에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별다방, 콩다방, 아르마니로 대표되고 있는 현 세대의 문화를
다양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은 좋았다.
또한 키스를 묘사하는 데 있어 스포츠-가령 양궁선수,씨름선수, 피겨스케이팅 선수 등으로-에 비유해서
표현한 것도 신선했다.
하지만 작가는 흔들림없이 세상을 살아가려는 한 여자를 그려내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는 송이는 능력도 없어 직장도 짤리고,
빈틈이 많아 남자가 바람을 피우고,
게다가 남자의 내연녀들(?)에게 강짜를 부릴만한 용기도 없는 여자로 밖에 느껴지질 않았다.
특히 작가는 진호의 '걸프렌즈'인 세 여자가 공존하는 것을 그리고 있지만,
주인공 송이는 그저 능청스러운 유부녀인 '세진'에게 휘둘려
자신도 모르게 그 공존에 익숙해지는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더 강한 인물을 그려냈더라면 어땠을까?
쿨한 인물을 만들어 내려다 한심한 인물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의 작가상을 수여하면서 이런 평가가 있었다.
'너무 늦거나 너무 빠르지 않게 찾아온 '오늘'의 소설...'
그래서 오히려 더 어쩡쩡한 소설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나만의 '악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