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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국민이 합니다 : 이재명의 인생과 정치철학
이재명 지음 / 오마이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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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 다 죽었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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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 상 -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3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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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들어 익숙한 탓에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자세한 내용까지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내게는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의 업적도 이 중 하나였다. 최근 인터넷을 하면서 명량해전이 12 대 133이 아니라 실제로는 1 대 133에 가까웠다던가,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전라도의 내정을 함께 관할하면서 수군을 재건하고 남는 재정으로 조정에 지원까지 해주었다던가 하는 단편적인 사실들은 알 수 있었지만, 이순신 장군이 어떤 군대를 이끌고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군대를 관리했기에 그런 업적을 이룰 수 있었는지는 잘 모르는 상태였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을 전문적으로 다룬 책이 나왔다는 소식은 무척 반가웠다. 토크쇼 같은 것은 전혀 보지 않기에 저자가 유명한 분이라는 것은 몰랐지만, 적어도 전문 역사학자라는 약력은 최소한 말이 안되거나 기초적인 부분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은 없으리라는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

책의 구성은 상당히 신선했다. 전문가가 쓴 책 답지 않게 구어체에 가까운 문체로 쓰여져 읽기 쉬웠고, 그럼에도 자료 조사를 충실히 한 흔적이 곳곳에 드러났으며, 사료에 근거를 둔 부분과 연구에 바탕을 둔 사실, 그리고 개인적인 추측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어서 오해의 소지도 없앴기 때문에 매우 만족스러웠다.

더구나 전쟁사 전문가 답게 사료가 현실에 맞지 않아 보이는 부분, 예를 들어 원균이 경상우군영의 군선을 불살랐다는 사료의 내용을 전문지식에 입각한 추측으로 메우는 것은 상당히 인상깊었다. 이순신이 이끄는 전라좌수영도 집결에 상당한 시간이 결렸는데, 원균이 집결에 필요한 시간보다 빨리 모든 군선을 불살랐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각 주둔지에서 예상보다 훨씬 빠른 일본군의 진격소식을 듣고 병력이 모이기 전에 전선을 노획당할 가능성을 과대평가하여 자체적으로 불살랐다고 봐야 하고, 원균은 책임자이기 때문에 사료에 그렇게 기록되었다는 추측은 충분히 납득되는 설명이었다. 예전부터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내용이었는데 의문이 확실히 해소된 것으로 여겨져 개인적으로 기뻤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선조가 이순신을 해임하고 원균을 임명한 것에 대하여 긴 지면을 할애하여 서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단순하게 선조가 파천으로 정통성을 잃어 의심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알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균이 사후에도 1등공신의 지위를 유지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는데 이에 대한 선조의 심리를 사료와 객관적인 상황을 근거로 열심히 고민하여 서술하고 있다. 이 부분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내용은 제목대로 이 책은 임진왜란 上권이라는 점이다. 이순신에 중점을 둔 이번 책으로 끝이 아니라 임진왜란 전반을 다룬 下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전쟁사 애호가로서 매우 기대되는 점이다. 졸필이나마 이 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높여 下권이 확실하게 나오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네이버 카페 <세계대전 떡밥수용소 Gulag>의 서평이벤트에 참여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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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과 국경 - 청-조선의 영토 인식과 경계 형성
김선민 지음, 최대명 옮김 / 사계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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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과 조선 사이의 국경문제는 소위 '간도 문제'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나를 포함한 역사애호가들이나 전공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논란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정리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간도 문제는 어디까지나 통일이 되어 있지 않아 중국과 대한민국 사이에 직접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뿐, 언젠가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할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 책은 그간의 연구결과를 일반인들도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게 잘 정리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인삼이라는 친숙한 소재로 시작해서 청과 조선 사이에 국경에 대한 의식이 어떻게 변해왔는지가 잘 정리되어 있다. 물론 이 책에서 간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간도 문제가 역사학계에서 더 이상 진지한 문제로 취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삼아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청과 조선이 양국 사이의 국경을 바라보는 시각은 양국 사이의 정치외교적 관계에 밀접하게 영향을 받았다. 청이 건국한 직후, 즉 아직 후금이라고 불리면서 조선의 상국으로 완벽하게 자리잡기 전 시기와, 강희제 때부터 정진정명한 천조국으로서 군림하는 시기, 청말 서세동점으로 청이 더이상 천하의 중심을 자처하기 어렵게 된 이후의 시기에 따라 국경에 대한 양국의 입장은 계속 변해간다.


간도 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백두산정계비는 강희제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서 청이 조선의 상국으로서 지위가 흔들릴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기 힘들었던 당시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즉 당시 봉금정책으로 사람도 살지 않는 변경의 촌토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것은 그 자체로 천조국으로서의 체면을 깎는 것이었고, 조선으로서도 경계를 명백하게 하자는 요청이 자칫 상국인 청의 체면을 건드리게 될 까봐 조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체면을 우선해서 국경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은 백두산정계비는 청말 국경지대를 침범한 조선인들이 영토분쟁을 제기하는 근거로 사용되어 청의 발목을 잡게 된다.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책의 제목이 '인삼과 국경'인 이상, 인삼무역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한 자료가 있지 않을까 하던 나의 기대가 무산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책의 중심주제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점과 상업을 천시하던 당시의 문화로 인하여 상세한 기록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리한 기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청나라 지역 내에서의 인삼 생산 감소 이외에도 청과 조선 사이의 공/사 무역에서 거래된 인삼이나 홍삼의 대략적인 수치가 있었다면 독자로서 더 만족스럽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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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과 국경 - 청-조선의 영토 인식과 경계 형성
김선민 지음, 최대명 옮김 / 사계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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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과 조선의 국경문제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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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로드 - 유라시아의 가장 북쪽길
윤성학 지음 / K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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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한국인들에게 시베리아는 주로 지도에서만 접할 수 있는 존재이다. 학창 시절의 어렴풋한 기억을 소환해보아도, 나선정벌이나 연해주의 독립운동까지가 한계일 것이고, 그게 정확히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일어난 일이었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렇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시베리아의 역사와 지리에 대한 좋은 개설서가 이번에 출판된 '모피로드'라는 책이다. 작가의 말대로 '모피로드'라는 제목은 시베리아의 러시아의 진출을 중심으로 다루겠다는 의미이고, 현재 시베리아가 러시아에 속해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개설서로서는 좋은 접근방향이라고 생각된다. 한편 작가는 역사학이나 지리학이 아니라 노어노문학과 정치학을 전공했는데, 역시 개설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을 시대의 특징을 고려해서 대략적으로나마 세부분으로 나눈다면, 탐험의 시대, 제국주의 시대, 현대로 나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탐험의 시대는 러시아가 시베리아의 모피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17세기의 소빙하기 절정부터 시작된다. 기후가 역사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널리 알려지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한반도에는 경신대기근이라는 비극을 불러온 소빙하기가 러시아에는 대외진출의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다소 아이러니하게 다가왔다. 


이 시기는 탐험가 개개인이 중요한 시대로 시베리아의 동토에서 극히 이기적인 이유로 투쟁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인종적으로는 원주민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한국인들 입장에서 탐험가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지는 다소 애매하지만, 기존 사회에서 기회를 잡기 어려운 사람들이 가혹한 환경의 신천지에서 투쟁하는 모습들은 충분히 보편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이 시기에 일어난 '역사적'인 중요사건은 러시아와 청의 충돌이다. 명확한 국경이 없는 시베리아에서 러시아의 탐험은 청의 간접지배영역을 침범했고, 이 지역에 충분한 군사력을 투입할 수 없던 청은 조선에 병력의 차출을 요구하여 나선정벌이 이루어졌다. 국제적인 분쟁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이 파견한 병력규모가 수백명에 불과한 이유도 이 분쟁이 제국주의 시대에 이루어진 본격적인 영토분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청과 준가르와의 전쟁이 러시아의 시베리아 진출을 도왔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소빙하기가 끝나 모피의 중요성이 떨어지고 탐험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사건이 알래스카의 매각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책에서도 이 사건을 다룬 직후 제국주의 시대로 넘어간다. 탐험가가 관리하던 알래스카를 기득권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군부에 맡긴 결정이 결과적으로는 알래스카의 매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제국주의 시대는 그래도 한국인에게 친숙한데, 러시아의 입장에서 아편전쟁의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청나라를 압박하는 과정과 공산주의 혁명으로 독립군과 관계를 맺게 된 체코 군단이나 소련 건국후 스탈린이 일본과의 내통을 걱정해서 연해주의 조선인들을 내륙으로 이주시키는 역사는 충분히 새롭게 느껴졌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모피로드의 '부활' 가능성을 논하면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한반도의 철도와 연결시키는 것과 북극항로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나 지구온난화가 북극해의 교통에 그다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설득력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전술한 대로 개설서로서는 충분히 좋은 책이지만, 단점이 없지는 않다. 가장 아쉬운 것은 지도가 부족하다는 것인데, 생소한 시베리아를 다룬다는 특징을 생각하면 적절한 지도가 적절한 곳에 충분히 삽입되어야 이해가 쉬웠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컸다. 그렇게 거슬리는 것은 아니지만, 비문이 제법 있다는 것도 역시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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