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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이야기 - 내 영혼을 위로하는
김현 지음, 조민지 그림 / 오션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내 영혼을 위로하는 밥상이야기
음식은 사람을 따뜻하게 한다. 우리는 저마다 따뜻한 음식에 대한 추억이 몇 개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음식에 대한 추억에 관한 따뜻한 책이다.
나는 음식을 좋아한다. 그런 음식에 대한 추억들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가족들을 생각나게 하고, 어려운일이 있을 때 풀어가는 열쇠가 될 수 있다.
내가 이런 어린시절 먹어오던 음식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깨달았을 때는 임신을 했을 때다. 여자들은 임신을 하면 입덧을 하는데, 입덧을 할 때 아무것도 잘 먹지 못하고 친정엄마가 차려준 집밥만 먹을 수 있는 임산부들이 간혹 있다. 나는 입덧이라고는 표나게 하지도 않고 잘 먹기만한 임산부였지만 나름 입덧에 대한 고충이 있었다. 하루종일 울렁울렁이고 어지럽고 머리가 아픈 것이 꼭 임신 초기였던 5월만 되면, 날이 따뜻해 질 것 같으면 나는 꼭 임신도 하지 않았는데 입덧의 증세가 기억되곤한다.
평소에 먹고 싶은 것이 딱히 없을정도로 다 잘 먹는 나지만 입덧하는 동안 가장 먹고 싶었던 것은 엄마가 끓여주는... 뜨거여서 후후 불어가며, 국에 들어 있는 건더기들을 후루루 먹고, 하~하고 입김을 한번 불어 입안에 든 국들을 한번 식혀줘야 할 것 같은, 씹으면 고디(다슬기)와 정구지(부추), 들깨의 향이 어우러져서 구수한 맛을 내는 고디국(다슬기국)이 었다. 친정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살았던 나는 그 고디국을 먹기위해 한달을 기다렸고, 두시간 반을 달려가 고디국을 먹을 수 있었다. 왜 하필이면 고디국이 먹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누구에게나 엄마밥이라고 하면 딱 생각나는 음식 한두가지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평범한 엄마밥, 어릴 때 먹던 밥 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그런 음식에 대한 향수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읽었다.
단지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점이다. 너무 평범한 이야기들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나는 음식에 대한 평범하지만 특별함을 기대했는지 모른다. 그런 특별함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아무튼 쉬는 시간에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읽기 좋은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