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라는 단어만큼 사람을 설레이게 하는 단어가 있을까?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관광이 아닌 여행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여행에 관한 책도 좋아한다. 그런 책들을 읽고 있으면 내가 마치 여행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대리만족이라고 할까... 아무튼 나는 지금 내가 떠나지 못하는 것 때문에, 붙잡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여행책을 읽으며 떠나고 싶은것에 대한 갈증을 어느정도 해소시키는 편이다.
저자는 정말 멋진 여행을 구성했다. 엄마와의 여행이었다. 어릴때는 엄마라는 존재는 어린아이의 모든 세상이자 나의 보호자였는데, 저자는 60세가 된 어머니의 보호자로 나서서 여행을 떠난 것이다. 정말로 부러웠다. 우리는 도대체 뭐 때문에 엄마랑 여행도 안하고 이 현실을 부여잡고 데롱데롱 살고 있는지... 내인생에서 정말 의미 있는 일이 될 텐데도 말이다. 사실 엄마랑 여행을 300일 동안이나 갈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엄청난 용기를 가져야 할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액에 실려 있는 사진들과 문구들을 읽으며 설레었다. 저자의 엄마는 정말 복이 많이 사람인 것 같았다. 아들과 이렇게 여행할 수 있는 엄마는 드물테니 말이다. 여행을 떠남으로써 엄마는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을 되찾으신 듯 보였다. 우리 엄마도 어쩌면 이렇게 여행을 하면 나를 걱정해주고 챙겨주고 그런 엄마가 아니라 순수하고 유쾌하고 가냘픈 여자로 돌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여행의 힘이니까...
-사람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다. 그저 나의 마음을 먼저 전하면 될 뿐.
책 내용중에 엄마의 여행노트 #10. 에 적힌 내용이다. 이 문구가 가슴을 울려 종이 귀퉁이를 살짝 접어 두었다. 그냥 단순하고 편안하게 살면 될 것을 우리는 왜 그렇게 힘들게 계산하고 재고 사는지...
이렇게 세계 한바퀴를 돌며 신나게 놀 수는 없지만 나는 매일매일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내일은 또 어떤일이 일어날지, 어떤사람을 만날지 모르므로 그냥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